이 환우회는 백혈병 환자와 그 가족들로 구성된 우리나라 최대 수혈단체이면서 환자단체이다. 최근 5~6년 동안 잦은 혈액사고와 문진 강화 등으로 헌혈자가 급감하면서 급기야 간병해야할 백혈병 환자 가족들이 헌혈자를 직접 구하러 찾아다니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알려진대로 백혈병은 이제 더 이상 영화 ‘러브스토리’의 주인공 제니처럼 죽음으로 몰고 가는 불치병이 아니다. 치료비가 많이 들고 투병과정이 다른 암에 비해 많이 힘든 것이 사실이지만 현대의학의 발달로 이제는 백혈병도 항암치료와 골수(조혈모세포)이식수술을 통해 완치될 수 있는 병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백혈병환자들이 약 2,000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백혈병 환자가 골수이식수술을 받게 되면 혈소판 수치가 급격히 떨어져서 긴급히 혈소판 수혈을 받아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한적십자사 혈액원에서는 혈소판을 충분히 공급해 주지 못하고 있어서 환자나 환자가족이 군부대, 전경부대, 종교단체, 대학교 등에서 헌혈자를 직접 구해야만 하기 때문에 혈소판을 공급하지 못해 생명이 촌각을 다퉈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환자들은 말하고 있다. 혈소판 공급 늦어 백혈병환자 생명 촌각 다퉈 이러한 이유로 이들 환우회가 앞장서서 2005년에 헌혈봉사자와 헌혈홍보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붉은천사단”이라는 新헌혈운동그룹을 창단했다. ‘붉은 천사단’은 헌혈에 관심 있는 다회헌혈자 또는 자원봉사자를 모집하여 헌혈홍보 전문교육을 시킨 뒤 실제 대학교, 길거리 등 헌혈현장에서 캠페인을 전개하는 헌혈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첫인상, 첫경험이 중요하듯이 특히, 생애 처음으로 헌혈하는 사람들에게 첫 헌혈의 좋은 추억을 간직하고 평생 정기적인 헌혈을 하는 헌혈문화인으로 살아가도록 동기부여 하는 “생애 첫 헌혈자 발굴 캠페인”을 환우회 홍보대사인 CF모델 서단비씨와 함께 할 기회도 2개월마다 한번씩 주어진다. 대학생의 경우 수강신청에 따라 일정시간 이상의 사회봉사를 하면 학점을 인정해주는 사회봉사학점제를 운영하는 대학이나 일정시간 이상의 사회봉사시간을 졸업의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대학에서 헌혈을 1회 하면 사회봉사시간 3시간을 인정해주고 전체 8학기 동안 12시간까지만 인정해주는 “대학교 헌혈 사회봉사시간 인증제 도입 캠페인”도 전개하고 있다. 이번 ‘헌혈의 날’에 정부가 환우회에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유공 표창을 한 것은 수혈단체인 환우회가 단순히 단체헌혈에 참여하는 수준의 일반적 헌혈운동이 아니라 전문 헌혈홍보 자원봉사자를 양성하고 다양한 창조적 헌혈운동을 전개하여 우리나라에 헌혈문화를 심는데 큰 공로를 한 것에 대한 평가라고 입을 모은다. |
환우회는 지난 2006년 8월에 혈소판투쟁을 벌이기도 했으며 이어 12월에는 진료비부당청구에 대한 투쟁도 벌였고 앞으로는 골수기증 거부 감소운동을 전개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들은 가까운 장래에 백혈병 환자들이 직접 운영하는 ‘헌혈의집’을 오픈하고 싶은 꿈이 있다. 현재 ‘붉은 천사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진석 대외협력팀장(37)의 경우 컴퓨터관련업에 종사하다가 지난 2005년 백혈병 판정을 받고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 “처음엔 독감이려니 생각했는데 호흡곤란이 오면서 상태가 심각해졌습니다. 결국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았더니 백혈병이란 판정을 받았고 4차례에 걸쳐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 알 수 없는 누군가에 의해 제공된 피를 수혈 받았습니다. 그땐 워낙 힘들어 그 고마움을 되돌릴 길이 없었는데 나중에 환우회측에서 연락이 닿아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그는 다소 건강이 호전될 기미를 보이자 이전에 해 왔던 생업을 제쳐두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지금 환우회에서 백혈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과 상담을 하거나 헌혈자를 찾아 나서는 등 대외활동에 나서고 있다. 그 자신이 여분의 삶을 더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던 그 고마운 분들의 도움을 다른사람들에게 돌려 주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박팀장은 “지금도 백혈병 환자들이 골수(조혈모세포)기증을 받지 못해 죽음을 기다리는 많은 환자들이 전국에 있다”면서 “건강하신 분들은 조혈모세포를 이식한 후에 3주면 다시 재생이 되기 때문에 조혈모세포를 기다리는 백혈병환자들의 고통을 헤아려줬으면 좋겠다”고 “헌혈과 골수기증에 깊은 관심을 가져달라”는 간곡한 당부를 빠뜨리지 않았다. (이종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