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교육은 물러가라.....

  • 등록 2009.02.11 11:4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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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연하 ] ‘나쁜 교육’은 가라!

맹자의 어머니는 아이의 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하면서 맹자를 훌륭한 현인으로 길러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어머니들은 아이의 교육을 위해서 남의 집 일을 하고, 직장을 포기하고, 기러기 생활을 감행한다. 모든 부담은 오직 아이의 부모가 짊어질 뿐 국가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아니 국가의 교육 정책은 오히려 아이 걱정에 목을 매는 엄마들을 점점 더 사교육의 늪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을 뿐이다. 이리 저리 춤을 추는 교육 정책 속에서 엄마들은 점점 중심을 잃고 우왕좌왕하면서 시간과 돈과 에너지와 자신의 인생의 황금기를 모두 소진해 버린다.

아이들 팔아, 먹고사는 대한민국

미국은 무기사업이 나라 경제를 움직인다는데, 대한민국은 사교육 사업으로 먹고사는 형국이다. 극성엄마가 되어 무슨 일이라도 해서 돈을 벌지 않으면 남들 다 하는 정도의 기본적인 사교육조차 시킬 수가 없는 지경이다.
수험생을 둔 한 워킹맘이 입시철이 다가오자 새로 생겼다는 입시컨설팅 회사를 방문했더니, “원장님과 직접 상담하면 백만 원이고, 팀장님과 상담하시면 오십만 원입니다.” 하더란다. 그 워킹맘은 아이들 팔아 먹고사는 사교육의 현장을 피부로 실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
유아를 둔 한 엄마는 아이 유치원비로 남편 월급의 반을 매달 쏟아 붓고 있다고 한다. 수준 있는 유치원을 보내기 위해서 줄을 서서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경쟁만을 중시하는 교육 정책이 엄마들은 더욱 사교육 현장으로 내몰고 있다. 일본 등 선진국은 국가가 많은 부분을 부담해 주지만 우리나라는 모든 것을 사비로 부담해야 한다. 특히나 워킹맘들은 소위 말하는 학원 뺑뺑이를 돌리느라 엄청난 비용을 부담하고 있지만 육아나 교육에 대해서 국가가 부담하는 것은 없다. 아이의 교육 뒷바라지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아이 본인의 체력, 엄마의 정보력, 그리고 할아버지의 경제력이 필요하단다. 아빠의 경제력 가지고는 수준 있는 사교육비를 충당할 수 없다는 말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이제 겁나서 아이를 못 낳겠다고들 말한다. 그런데 국가에서는 인구가 줄어서 걱정이라면서 육아나 교육에 대한 정책 개선은 아직도 없다.

그렇게 쏟아 붓고도 질만 떨어뜨리는 나쁜 교육

맹모가 세 번 이사한 것이 빛을 발하는 것은 맹자를 훌륭한 현인으로 길러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좋은 교육이 좋은 결과를 낳은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떠한가. 전 사회가 모두 아이들 교육에 목을 매고 난리법석인데도 불구하고 성과는 미미하다. 사교육비로 인한 가계의 경제적 어려움은 차치하고서라도 사회에 무서운 아이들만 늘어간다. 모든 것을 쏟아 붓고도 요즘 학생들이 과거에 비해 학습능력이 떨어진다는 게 대학가에서는 이미 공공연한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모두가 일등, 일류대학만을 외치며 한 목표를 서로 차지하겠다고 덤비는 동안 아이들의 가슴에 멍만 들어가고, 경쟁에서 밀린 아이들은 다른 숨겨진 재능의 가치를 발견하기도 전에 패배자로 스스로를 낙인찍어 버린다. 아이들 팔아 먹고사는 물질만능주의는 아이들에게도 그대로 유전되어 가치관을 왜곡시켜 버렸다. 나쁜 교육이 나쁜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나쁜 교육의 결과는 교육 한 부문으로 끝나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질을 떨어뜨리고 미래를 막아 버린다. 아이들의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극성엄마를 욕할 게 아니라 잘못된 교육 정책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철학과 미래에 대한 통찰이 실종된 임기응변식의 교육 정책의 악순환의 고리가 끊겨야 흔들리던 중심이 바로 설 수 있다. 또 왜곡된 교육 정책이 널을 뛸 때마다 중심을 잃고 우왕좌왕하지 말고 자기 중심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우리 아이들을 살리고 가계를 살리는 길이다.
식견 있는 자라면 모두 교육의 개선에 관심을 기울이자. 우리 사회 모든 식자들의 기본적인 책임이리라. 교육이 흔들리는 것은 대한민국 호의 밑바닥이 썩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몇 년 후에 침몰할 것이 뻔히 보이는 배에 함께 타고 있다면 함께 살길을 모색할 일이다. 우리 다음 세대에 무엇인가 바람직한 유산을 남겨주기 위한 우리 모두의 숙제이다
박연하 논설위원 기자 jenna5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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