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에 인간에게는 자기변명이라고 하는 방어본능이 있다. 무엇인가 잘못을 저지르면 반드시 그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고자 한다. 그런 사람에게는 자기혁신이 있을 수 없으며, 따라서 향상이나 발전을 기대할 수가 없다.
반면에 어떤 과실을 저질렀을 경우 그 책임을 자신에게서 찾으려는 사람에게는 반성과 혁신이 따르며 그것이 곳 자기발전으로 이어진다. 이런 반성은 조직의 지도자일수록 더욱 철저해야 한다. 그래야만 그 사람 주위에 유능한 인재들이 모여들겠기 때문이라 했다.
박 후보의 경우를 보자. 시,분을 다투는 그 바쁜 일 정속에 불행히도 교통사고로 사상자가 생겼다. 박 후보는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병원을 찾고 눈시울을 적시며 고인의 명복을 비는 모습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교훈이라 할 수 있으며, 사람냄새가 물신풍기는 현명함이었다고 본다.
마치 친인척의 조문 때보다 더 오열하는 모습은 과연 대인다운 모습이었고 그 숫한 유세일정을 취소하고 유명을 달리한 이와 그 가족 앞에 고개 숙이는 지도자의 자세야 말로 후세에 길이 남을 만한 귀감이 될 일정이었다.
대통령도 사람이 하는 것이고 나무꾼도 사람이 하는 것이다. 인간의 가치관을 직위와 연계하지 않고 애통해 하는 박 후보의 도량은 과연 국정을 짊어지고 먼 길을 떠나보낼 수 있는 믿음직스러움이 보였고 불행히 유명을 달리한 고인의 명복도 함께 빈다.
[더타임스 김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