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좌,우 이념과는 아무런 상관 관계가 없는 조직이다. 그저 순수하게 국민들의 인권 신장에 기여하고 억울한 국민들의 인권을 되 찾아 주는 역할만 하면 된다. 그런데도 국가의 일개 기관이 마비하다시피 한 사태가 이 지경까지 왔지만 왠일인지 정치권은 적극적으로 나서질 않고 있다. 물론 국정감사는 하기는 했다. 이러는 사이 사태는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행정안전부가 규모와 조직을 축소 할 때부터 이러한 사태는 예견되어 있었다, 국가 인권을 주무하는 부서의 장은 누가 봐도 이념을 초월하여 인권과 직결된 삶을 살아온 경력의 소유자를 수장으로 임명해야 정치적인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인권 분야와 관계없는 친정부 인사인 교수 출신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위원장이란 사람의 경력을 살펴보면, 교수를 역임한 경력 외에는 그 어떤 인권 분야에서도 경험을 쌓은 적이 없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과연 인권위 위원장으로 적격한지 처음부터 의문이었다. 현 정권이 인권위를 귀중하게 여겼다면 상임위원 두 사람이 사퇴하고 비상임위원 한 명이 사퇴했을 때, 현 위원장을 교체해야 합당한 조치였을 것이다. 그런데 사퇴 하기를 마치 기다렸다는 듯, 사퇴한 상임위원 후임자로 또 다시 인권 분야와는 무관한 법조인 출신을 상임위원에 임명하여 불씨를 더 키우고 말았다. 사태의 본질은 위원장의 독선, 독주, 독단적인 인권위의 운영에 있었다. 국가 인권위원장은 장관급의 지위를 누린다. 정부의 여타 어느 부서보다 객관적이고 독립적이어야 할 국가 인권위가 인권위라고 불리우기에는 턱 없이 반 인권적이고 비 민주적으로 운영이 된다면 국민들의 인권은 안중에도 없다는 것과 하나도 다를것이 없다. 이러한 국가인권위원회의 말썽은 지난해 7월, 현병철 위원장이 임명될 때부터 시작되었다. 상임위원, 비상임위원, 전문위원, 자문위원, 상담위원까지 사퇴를 선언했고, 이미 621개 인권 , 사회 시민단체에서도 현병철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현병철 위원장은 불신임 탄핵을 받고 있다는 의미와 다를게 없다, 한 평생 교수로 살아온 사람이라 조직을 잘 몰라서 버티기 작전을 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이만하면 누구의 자, 잘못을 떠나 최소한 도의적이라도 돌을 던질때가 지났다는 것이다. 조직의 수장이 그 조직 구성원들로 부터 공개적으로 퇴진 압력을 받는 현실이라면 수명은 이미 다 했다는 것과 다를바가 없다. 그런데도 머리에 맞지도 않는 감투를 벗지 않을려고 발버둥 치다가는 결국에는 자신도 잃고 명예도 잃고 심지어는 개 망신을 당하기 십상이니 그만 물러나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보는 것이다. 공자가 길을 가다가 산 길에 접어들자 무덤가에 울고 있는 아낙네를 발견했다. 제자인 자로를 시켜 그 연유를 묻게 했다. 그 아낙네는 남편이 이곳에서 호랑이에게 잡아 먹혔다고 했다. 그리고 아들도 역시 호랑이에게 잡아 먹혔다고 했고 그 무덤은 남편의 무덤이라고 했다. 공자가 아낙네에게 말했다. 호랑이가 다시 나타날지 모르니 이 자리를 피해 마을로 돌아가야 하지 않겠느냐, 하고 말하자 아낙네는 마을에 가면 산 속의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호랑이가 아전을 지키고 있으니 차라리 산 속의 호랑이가 더 낫다, 라고 답했다. 마을의 호랑이는 바로 권력에 눈이 멀어 백성의 고충은 안중에도 없는 해바라기같은 권력의 불나방을 지칭하는 말이었던 것이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국가 인권위원회의 수장은 가장 보편적 인권의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맡는것이 정답일 것이다. 칼럼니스트 장자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