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덕엽 칼럼니스트 ] 2026 대구치맥페스티벌이 막을 내렸다. 폐막 직후 대구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보다 더 많은 방문객이 찾았을 것으로 예상되며, 해외 관광객은 약 3배 증가했고 맥주 매출도 2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보도자료를 읽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무엇을 위한 성과 홍보인가"였다.
축제는 개막 첫날부터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공연 중 행사용 불꽃이 관객석 앞 잔디밭으로 떨어졌고, 관람객 2명이 화상을 입었다. 자칫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결국 주최 측은 남은 행사 기간 해당 불꽃 연출을 전면 중단했다. 이는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라 축제 안전관리 체계를 근본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경고였다.
그럼에도 대구시가 6일 배포한 폐막 보도자료에서는 이러한 안전사고와 후속 안전조치에 대한 언급을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지난해보다 더 많은 방문객", "맥주 매출 20% 증가 예상" 등 축제의 성과만이 전면에 배치됐다.
더욱 의문스러운 점은 이 같은 성과가 아직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보도자료에서도 정확한 방문객 수는 오는 9월 통신사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맥주 매출 역시 예상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마치 축제의 성공이 이미 입증된 것처럼 홍보에 나선 것은 성급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공공기관의 보도자료는 홍보물이 아니라 시민에게 사실을 전달하는 공식 문서다. 객관적인 통계가 나오기도 전에 성공을 선언하는 듯한 메시지를 내놓는 것이 과연 시민의 신뢰를 얻는 행정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성과는 정확한 데이터와 검증을 거친 뒤 발표해도 늦지 않다. 무엇보다 안전사고가 발생한 축제라면 성과를 자랑하기에 앞서 사고에 대한 설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먼저 제시하는 것이 순서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장애인 접근성이다. 글로벌 축제를 표방하는 행사라면 누구나 차별 없이 참여하고 취재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올해 치맥축제 프레스센터는 계단을 통해서만 접근 가능한 2층에 설치돼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기자는 사실상 이용이 불가능했다. 해마다 축제를 취재해 온 장애인 기자조차 프레스센터를 이용하지 못한 현실은 '글로벌 축제'라는 수식어를 무색하게 한다.
국제적인 축제는 화려한 공연이나 외국인 관광객 숫자로만 평가되지 않는다. 장애인도 동등하게 행사에 참여하고 언론도 차별 없이 취재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질 때 비로소 진정한 글로벌 축제라고 할 수 있다. 접근성조차 보장하지 못한 채 글로벌만 외치는 것은 국제도시를 지향하는 대구의 위상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안전은 축제의 선택사항이 아니라 기본이다. 접근성 또한 배려가 아니라 권리다. 그럼에도 올해 치맥축제는 개막 첫날 안전사고가 발생했고, 장애인 기자는 프레스센터조차 이용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폐막 직후 나온 보도자료는 이러한 문제를 되돌아보기보다 축제의 성공을 강조하는 데 집중했다.
대구치맥페스티벌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름축제다. 그렇기에 더욱 높은 기준이 요구된다. 글로벌은 해외 관광객 숫자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차별 없이 참여할 수 있으며, 객관적인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행정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세계가 인정하는 축제가 된다.
축제는 화려하게 끝났을지 모른다. 그러나 진정한 축제의 평가는 무대 위에서 끝나지 않는다. 안전을 어떻게 지켰는지, 시민을 어떻게 배려했는지, 그리고 행정이 얼마나 책임 있게 성과를 설명했는지가 결국 그 축제의 품격을 결정한다. 올해 대구치맥페스티벌은 '글로벌'이라는 구호보다 먼저 돌아봐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를 스스로 보여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