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더타임즈 마태식 기자 ] 대구시가 정부의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과 관련해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의 기능 통합은 한국가스공사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하며, 통합공사 본사 역시 대구에 두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구시는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과 관련해 양 기관의 통합을 단순한 기관 결합이나 지역 간 유치 경쟁이 아닌 국가 에너지 공급망 안정과 자원안보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전략적 조직 재설계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6일 밝혔다.
정부는 가스공사와 석유공사의 주요 기능을 통합한 통합공사 설립 방침을 제시했지만 통합 방식과 본사 소재지, 세부 기능 재배치 방안 등은 아직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구시는 통합 이후 국가 에너지 수급과 공급망을 가장 안정적으로 총괄할 수 있는 조직을 중심으로 통합공사 체계를 설계해야 한다며 가스공사를 통합의 모체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5년 결산 경영공시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인원 4천305명, 자산 53조6천278억원, 매출액 35조7천273억원, 영업이익 2조1천11억원 규모다. 석유공사는 인원 1천456명, 자산 19조4천442억원, 매출액 3조1천365억원, 영업이익 1조50억원이다.
조직 규모는 가스공사가 석유공사의 약 3배에 달하고, 자산 규모는 2.8배, 매출액은 11.4배 수준이다. 당기순이익도 가스공사는 1천323억원을 기록한 반면 석유공사는 1조2천503억원의 적자를 냈다.
대구시는 조직과 재정 규모뿐 아니라 기능과 운영체계 측면에서도 가스공사가 통합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스공사는 전국 단위 천연가스 도입·비축·공급·운영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본사를 중심으로 전국 공급망 관리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석유와 가스로 나뉘어 있던 국가 에너지 기능을 하나의 전략 체계로 통합한다는 취지를 고려하면 기존 가스공사의 공급망 관리 및 전략 기능에 석유 기능을 결합하는 방식이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대구시는 통합공사 본사의 주요 역할도 생산시설이나 저장시설을 직접 운영하는 현장 기능보다 국가 에너지 수급 관리와 해외 자원개발·도입 전략, 공급망 위기 대응, 전국 에너지 인프라 통합 운영 등 전략·기획·통제 기능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기능개혁안에서 석유공사의 석유 비축과 일부 탐사·개발 기능은 통합공사로 이관하고, 석유 유통구조 개선 기능은 성남에 있는 석유관리원으로 조정하는 방안이 제시된 점도 가스공사의 기존 전략·운영 체계에 석유 기능을 접목하는 방향과 맞닿아 있다고 대구시는 설명했다.
특히 대구에는 전국 5천346㎞의 천연가스 주배관과 445개 공급관리소를 실시간으로 통제하는 가스공사 중앙통제소가 구축돼 있다.
대구시는 기존 국가 에너지 공급망 컨트롤타워에 석유 기능을 결합할 경우 새로운 통제체계를 구축하는 데 드는 비용을 줄이고 조직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의 에너지 산업 기반과 국제 네트워크도 통합공사 본사 유치의 강점으로 제시됐다.
대구시는 2004년 전국 지자체 최초로 ‘대구광역시 솔라시티 조례’를 제정해 신재생에너지 보급과 에너지 이용 합리화 정책을 추진했다.
2007년에는 달성군 방천리 위생매립장에서 발생하는 매립가스를 포집·정제해 지역 발전 연료로 공급하는 탄소배출권 사업을 추진했다. 이 사업은 전국 지자체 최초로 유엔기후변화협약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으로 등록됐다.
2013년에는 세계에너지총회를 개최하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 주요 산유국을 비롯해 아람코, 가스프롬, 엑손모빌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과 교류 기반을 마련했다.
2022년에는 가스공사와 함께 세계가스총회(WGC)를 개최했고, 2004년 이후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 등 에너지 분야 국제행사도 지속적으로 열고 있다.
대구시는 이러한 국제 네트워크가 향후 통합공사의 해외 자원개발과 글로벌 에너지 기업과의 협상, 국제 기술 교류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주 여건과 인력 확보 측면에서도 대구가 경쟁력이 있다는 게 대구시의 판단이다.
KTX와 SRT, 도시철도와 고속도로를 통한 광역 교통 접근성이 확보돼 있고 향후 TK신공항 건설도 예정돼 있다. 경북대와 DGIST를 비롯한 대구권 대학을 기반으로 전문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대구시는 통합공사의 연구개발(R&D)과 자원 트레이딩, 리스크 관리, 재정·기획 등 본사 핵심 기능을 대구에 집적할 경우 기존 가스공사 조직과 연계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이번 통합은 기관 명칭을 바꾸는 수준이 아니라 국가 에너지 공급망과 자원안보 체계를 다시 짜는 일”이라며 “조직 규모와 운영체계, 공급망 통제 역량, 정책 연속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통합의 중심은 가스공사가 돼야 하고 가스공사가 입지한 대구가 통합공사 본사 입지로 가장 적합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