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더타임즈 마태식 기자 ] 부동산 중개사무소가 등록증 대여를 이유로 등록취소 처분을 받은 직후 대표자만 변경한 채 같은 장소와 상호를 사용하고 기존 종사자까지 그대로 고용해 영업을 재개한 사례가 서울에서 확인됐다.
등록취소가 중대한 위법행위에 대한 사실상 시장 퇴출 성격의 처분임에도 장소와 간판, 종사자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소비자가 제재 사실을 인지하기 어려워 등록취소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서울시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부승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A중개사무소는 2024년 8월 30일 등록취소 처분을 받은 뒤 사흘 만인 같은 해 9월 2일 동일한 장소와 상호를 사용하고 기존 종사자를 유지한 채 신규 등록했다.
B중개사무소 역시 2024년 6월 3일 등록취소 처분을 받은 뒤 이틀 만인 6월 5일 같은 장소와 상호, 기존 종사자를 그대로 유지한 상태로 신규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중개사무소는 모두 공인중개사법 제38조 제1항 제6호에 따른 ‘중개사무소등록증 대여’를 이유로 등록취소 처분을 받았다. 현행 공인중개사법 제19조 제1항은 개업공인중개사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해 중개업무를 하게 하거나 중개사무소등록증을 양도·대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같은 법 제38조 제1항 제6호에 따라 중개사무소 개설등록이 취소된다. 또 제10조 제1항 제8호에 따라 해당 사유로 등록이 취소된 당사자는 3년 동안 중개사무소 개설등록을 할 수 없다.
문제는 등록취소된 기존 대표자가 아닌 다른 사람을 대표자로 내세워 동일 장소와 동일 상호를 사용하고 기존 종사자까지 승계하는 형태의 신규 등록에 대해서는 이를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제도적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공인중개사법 제40조는 폐업 이후 동일한 개업공인중개사나 법인 대표자가 다시 등록하는 경우 기존 행정제재의 효과를 승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대표자를 변경한 상태에서 기존 중개사무소의 장소와 상호, 종사자를 그대로 승계하는 경우까지 행정제재 효과를 이어받도록 하는 명확한 규정은 없어 사실상 제재를 회피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소비자 입장에서는 중개사무소의 간판과 영업 장소, 근무 인력이 이전과 동일할 경우 해당 업소가 등록증 대여 등 중대한 위법행위로 등록취소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기 어려운 구조다.
부승찬 의원은 “등록취소는 시장 퇴출에 가까운 중대 처분인데, 대표자만 바꾼 채 같은 장소에서 같은 간판을 달고 같은 직원들이 곧바로 영업한다면 소비자는 처분 사실조차 알기 어렵다”며 “등록취소의 실효성이 무력화되지 않도록 실질적 승계영업에 대한 등록심사와 사후관리 기준을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