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더타임즈 마태식 기자 ] 최근 5년간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감소한 반면 피해액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검찰과 금융감독원 등 공공기관을 사칭하는 범죄 피해가 급증하면서 한 번 범죄에 노출됐을 때 발생하는 경제적 피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병)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보이스피싱 발생 및 피해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5년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조2,578억원으로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많았다.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2021년 3만982건에서 2022년 2만1,832건, 2023년 1만8,902건으로 감소했다가 2024년 2만839건, 2025년 2만3,360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2021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발생 건수는 24.6% 감소한 수준이다.
그러나 피해액은 반대 흐름을 보였다. 2021년 7,744억원이던 피해액은 2022년 5,438억원, 2023년 4,472억원까지 감소했으나 2024년 8,545억원으로 급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조2,578억원까지 치솟았다.
2021년과 비교하면 62.4% 증가했고, 2024년과 비교해도 1년 만에 47.2% 늘어난 규모다. 발생 건수와 전체 피해액을 기준으로 단순 산출한 사건 1건당 피해액도 크게 증가했다. 2021년 약 2,500만원이던 건당 피해액은 2025년 약 5,384만원으로 2.2배 수준까지 늘었다.
발생 빈도는 5년 전보다 줄었지만 범죄 한 건이 초래하는 경제적 피해 규모는 오히려 대형화된 것이다. 범죄 유형별로 보면 검찰과 금융감독원 등 공공기관을 사칭하는 ‘기관사칭형’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은 2021년 7,017건에서 2025년 1만3,323건으로 89.9% 증가했다. 같은 기간 피해액은 1,741억원에서 9,884억원으로 약 5.7배 불어났다. 특히 지난해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액 1조2,578억원 가운데 기관사칭형 피해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78.6%에 달했다.
반면 대출사기형은 감소세를 보였다. 대출사기형 발생 건수는 2021년 2만3,965건에서 지난해 1만37건으로 감소했고, 피해액도 같은 기간 6,003억원에서 2,694억원으로 절반 이하 수준까지 줄었다.
과거 대출을 미끼로 접근하는 범죄가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면 최근에는 검찰·금감원 등 국가기관의 권위를 이용해 피해자에게 범죄 연루 가능성을 제기하고 불안감을 조성한 뒤 거액을 편취하는 기관사칭형 범죄의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에 거점을 둔 조직형 범죄의 피해 규모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이 제출한 주요 검거 사례에 따르면 캄보디아 프놈펜을 거점으로 검찰과 금감원을 사칭하며 피해자들에게 “통장이 범죄에 연루됐다”고 속여 382명으로부터 총 531억9,265만원을 편취한 조직원 47명이 검거됐다. 이 가운데 43명이 구속됐다.
또 미국과 캐나다에 거주하는 재외동포 15명을 상대로 영사·검찰·금감원 등을 사칭해 총 123억2,222만원을 가로챈 캄보디아 거점 조직원 10명도 검거돼 전원 구속됐다.
이 밖에도 중국을 거점으로 피해자 118명에게 약 102억원을 편취한 조직원 6명, 카자흐스탄을 거점으로 피해자 57명에게 약 30억원을 가로챈 조직원 19명, 태국을 거점으로 피해자 68명에게 67억7,000만원을 편취한 조직원 11명이 각각 검거됐다.
경찰청이 제출한 이들 주요 수사사례 5건의 피해자만 640명에 이르며 피해액은 모두 합쳐 약 855억원에 달한다.
권영진 의원은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과거보다 줄었지만 피해액은 오히려 크게 늘고 있고, 한 번 피해를 당하면 수천만원에서 평생 모은 재산까지 잃을 수 있는 범죄로 대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검찰과 금융감독원 등 국가기관을 사칭하는 범죄가 전체 피해액의 80% 가까이를 차지하는 만큼 국민의 신뢰를 악용하는 기관사칭형 범죄에 수사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추석을 앞두고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을 위한 각별한 주의도 당부했다.
그는 “가족과 지인 간 연락이나 금융거래가 많아지는 시기인 만큼 보이스피싱 범죄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며 “수사기관이나 금융기관을 사칭해 범죄 연루 등을 이유로 돈을 옮기라고 하거나 계좌이체를 요구한다면 즉시 전화를 끊고 해당 기관의 공식 연락처를 통해 사실관계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