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이 국회입법조사처에 의뢰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세보증금 가운데 1억원을 월세로 전환할 경우 세입자의 연간 부담은 99만9600원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입법조사처는 전세보증금 6억원인 아파트를 기준으로 보증금을 각각 5억원, 4억원, 3억원으로 낮추고 나머지 금액을 월세로 전환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전월세전환율은 4.5%, 반환받은 보증금을 정기예금에 예치할 경우 적용되는 금리는 연 3.5%로 설정했다.
분석 결과 보증금 1억원을 월세로 전환하면 세입자는 월평균 약 8만3300원, 연간 약 100만원을 추가로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억원을 월세로 전환하면 연간 약 194만원, 3억원을 전환하면 약 300만원의 부담이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세금을 돌려받아 금융기관에 예치해 얻는 이자보다 월세로 지급해야 하는 금액이 더 크기 때문에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금액이 커질수록 세입자의 실질적인 주거비 부담도 늘어나는 구조다.
입법조사처는 전세의 월세화가 확대되면 세입자가 매달 고정적으로 임대료를 지출해야 해 가처분소득 감소와 자산 형성 지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강 의원실에 제출한 전월세 거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국 전체 주택의 월세 거래 비중은 68.3%로 지난해 같은 기간 61.8%보다 6.5%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아파트 월세 비중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전국 아파트 전월세 거래 가운데 월세 비중은 지난해 1~7월 46.4%에서 올해 같은 기간 52.4%로 6.1%포인트 상승했다.
수도권 아파트 월세 비중도 같은 기간 44.9%에서 51.9%로 7.0%포인트 높아졌다. 서울은 43.9%에서 52.0%로 8.1%포인트 상승해 증가 폭이 수도권과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비아파트 시장의 월세 쏠림 현상은 더욱 뚜렷하다. 올해 1~7월 전국 비아파트 전월세 거래 가운데 월세 비중은 80.4%에 달했다. 수도권은 77.3%, 서울은 78.0%였으며 지방은 87.5%로 집계됐다.
국토교통부는 월세 비중 증가 배경으로 1인 가구 증가와 전세사기 여파 등에 따른 임대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들었다. 수도권 1인 가구 비율은 2015년 25.9%에서 지난해 35.4%까지 높아졌다.
월세 거래 비중이 커지는 가운데 월세 가격 자체도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8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주택의 평균 월세는 131만3000원으로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130만원을 넘어섰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이보다 높은 164만1000원으로 나타났다.
임대차 시장의 월세화가 빨라지는 상황에서도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25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지난 4월부터 6개월 연속 기준치인 100을 웃돌고 있다.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1년 뒤 주택 가격이 현재보다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소비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박용민 한국은행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주택가격전망지수는 2013~2025년 장기 평균치인 107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라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대식 의원은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 비중이 불과 1년 만에 8.1%포인트 증가했다”며 “정부는 실거주 중심의 각종 규제가 전세 매물 감소와 월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세가 빠르게 월세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서민과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전세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와 규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