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서울노인영화제 개막, ‘그대를 사랑합니다’외 상영

2011.10.01 08:53:14

 
- (사진제공=서울노인영화제 공식블로그)
ⓒ 더타임즈
[더타임즈 강민경기자] ‘제4회 서울노인영화제’가 9.30일부터 10월 2일까지 서대문구 미근동에 위치한 청춘극장에서 열린다.

이 영화제에는 지난 7월 공모를 통해 선정된 어르신감독이 제작한 자유주제의 작품 15편과 젊은 감독이 제작한 노인주제 작품 12편 등 27편이 초청작과 함께 상영된다.

노인영화제는 오후 2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축하공연과 초청작품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상영되며, 1일에는 특별상영작인 ‘욕망은 늙지 않는다’ 등 5개 섹션에서 본선 진출작을 상영한다.

또한, ‘관객과 감독과의 만남’ 행사도 가져 관객과 소통의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삭막한 콘크리트 옥상을 뇌졸중으로 쓰러진 남편의 건강을 지켜주는 사랑의 공간으로 재 탄생시키는 과정을 담은 조정희(여, 64)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내 작은 농장’.

휠체어를 타고 바보처럼 어눌하게 말하는 남편이 안쓰러워 먹거리부터 챙기기 시작했다. 옥상에 화분을 놓고 상추를 심었다. 시금치, 쑥갓, 아욱을 심고 배추와 파를 심어 김장을 했다.

비료와 농약은 전혀 쓰지 않고 동네 한의원에서 얻은 한약 찌꺼기와 깻묵을 발효시켜 거름으로 사용했다.

여름에는 지지대에 의지한 토마토와 호박 넝쿨이 하늘 바람에 살랑살랑 시원한 그늘을 만들 정도다. 이렇게 옥상 정원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먹을거리만은 아니다.

남편은 어렵게 걷기 시작하자마자 옥상 정원에 매일 오른다.

앵두처럼 빨갛게 익은 방울토마토를 따 보이며 어린아이처럼 환하게 웃는 남편의 모습을 켐코더에 담노라면 절로 행복한 미소가 흐른다.

젊은 감독 한재빈 씨(남, 35세)는 어느 날 당산역에서 할머니 한 분이 계단을 힘겹게 오르는 모습에서 모티브를 얻은 영화 ‘하루’ 를 통해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한 계단 오르고 쉬고.. 또 한 계단 오르고.. 쉬고.. 순간 할머니의 뒷모습을 보면서 잠시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아흔 정도 되어 보이는 할머니의 느린 발걸음에서 긴 세월동안 겪었을 삶의 무게가 영상처럼 지나갔다. 할머니의 발걸음을 이렇게 느리게 만든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할아버지는 할머니보다 다섯 살 아래인 85세.. 중풍으로 누워 있는 할아버지에게 귤을 사드리기 위해 나선 하루의 여정 속에서 할머니는 뜻밖에 자신을 닮은 여자들을 만나게 되고 이들을 지나쳐 과일가게에 도착한 할머니는 급기야 젊은 시절의 할아버지와 조우하게 된다.

고작 귤 하나 사는데 꼬박 하루가 걸린다. 감독은 단 하루의 시간 안에 90년의 긴 세월을 아로새겨 무겁지 않은, 밝고 즐거움이 넘치는 아름다운 판타지 영화를 만들었다.

열정과 팀워크의 진수를 보여준 영화 ‘시금치’를 제작한 이영길 감독(남, 63)은 “지난 4개월의 영화제작 여정을 돌아보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며, “영화동아리를 새로 꾸려 열정만 가지고 시작한 단편영화 제작은 끝도 없는 긴 터널을 지나는 것처럼 어렵고 고된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호연과 극적 반전, 단편다운 깔끔한 구성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금년 4월부터 10명의 어르신 영화 동아리에서 제작하여 치열한 경쟁을 뚫고 본선에 올랐다.

‘우리는 어디서 나서 어디로 가는가?’를 화두로 새로운 접근방식을 시도한 이현명(여, 69세) 감독의 다큐멘터리 ‘갈증’.

광활한 사막위로 나레이션이 흐른다. ‘오아시스는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감독은 시종일관 오아시스를 찾기 위해 사람들을 만나고 질문한다. 어린아이로부터 노인, 종교인, 문필가 등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이러한 질문에서 감독은 시종일관 이 물음에 대한 갈증에 목이 마른다.

시적 나레이션과 철학적 테마까지 어우러져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인 이현명 감독은 영화를 심리적이고 주관적 매체로 사용하며, 전지적 시점의 나레이터가 모든 사건과 감정을 풀어내는 한편의 영상소설 같은 작품들을 꾸준히 만들어오고 있다.

우리시대 진정한 신세대 노인 이현명 감독은 “나는 어르신이란 말이 정말 싫어, 아직 젊거든.. 앞으로는 선생님이라 불러줘”라고 말하며 웃음졌다.

이번 출품작에는 신지민(여, 29세) 감독의 ‘황보출, 그녀를 소개합니다’와 같이 일상의 소소한 면들을 이야기와 함께 스크린에 담아 신노인상의 정립과 세대통합이라는 관점을 잘 반영한 영화 등 27편이 본선에 포진돼 있다.

본선 진출작 27편은 영화제 기간 중에 5개 섹션에서 상영되며 이 가운데 9편을 선정해 폐막식 때 시상하게 된다.

시상은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을 부문별(노인세대/젊은세대)로 1명씩 총 8명에게 수여하며, 3일 동안 관객 호응도가 가장 높은 작품 1편이 관객상을 받게 된다.

서울시 이정관 복지건강본부장은 “해를 거듭할수록 서울노인영화제에 출품하는 작품들도 증가하고 있고, 작품의 내용들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서울노인영화제가 노인들의 문화창조의 장이자 세대교감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 하겠다.”고 말했다.
강민경 기자 기자 kangmingy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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