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포기할 때가 아닌가?

  • 등록 2012.07.31 12:2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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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방탄국회는 시대 역행이다

저축은행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와 검찰 간의 마찰이 극에 달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검찰이 청구한 박지원 원내대표 체포영장을 개인의 탄압이 아니라 야당전체에 대한 탄압으로 간주, 단호히 맞설 것을 천명했지만 명분은 점차 약해져 가고 국민의 관심도 멀어져 가고 있다.

대선 예비 후보 선출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벌어지고 있는 박지원 원내대표와 검찰의 마찰은 대선 예비후보 경선의 흥행마저도 희석시켜 가득이나 도토리 키 재기로 관심을 끌지 못하는 컷오프 경선의 흥미를 반감시켰다. 대다수 국민이 본인의 주장하는 대로 결백하다면 검찰의 소환에 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당 내부에서마저도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와 당 지도부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사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박 원내대표와 검찰의 공방전은 민주당이 흥행에 공을 들이는 대선 예비 후보 경선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당 자체를 점점 부정부패 관련 정치인 보호에만 열중하는 파렴치한 정당으로 몰아갈 위험성마저도 내포하고 있다. 거기다 54명에 달하는 초선 의원들을 대할 명분도 점점 약해져 간다.

전 정권의 부정부패를 심판하겠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총선에 임해 여당과 버금가는 의석을 차지한 민주통합당이 막상 자기 당의 원내대표가 저지른 부정부패에 대해서는 감싸기로 일관하고 무리하게 방탄 국회를 연장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국민의 눈에는 물론, 자당의 양식 있는 의원 당원의 눈에도 자칫 비열하게 비칠 수도 있다.

박 원내대표의 검찰 조사는 더 이상 시간 끌 일이 아니다. 본인을 설득해서 검찰에 자진 출석하게 만들든가 새누리당이 요구하는 대로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심의에 참가하든가 둘 중의 하나를 택해야 한다. 특히나 산적한 민생문제는 제쳐놓고 허송세월로 일관한 터에 또 다시 민주통합당이 박지원 원내대표 문제에 매달려 국회를 연장하고 또 연장된 국회에서 합법을 가장한 필리버스터 등의 수법을 악용하겠다는 선언까지 하는 모습은 진정 국민이 바라는 야당의 모습이 아니다.

아무리 야당이 뭉쳐서 표적수사로 국회를 식물국회로 전락시킨다느니 야당 의원의 입에 재갈을 물려 정권을 연장하려 한다느니 하며 정부와 검찰을 비난해도 야당의 저항은 거세면 거셀수록 국민의 의심은 깊어만 갈 것이고 그에 따라 민주통합당의 위상도 추락할 수밖에 없다. 민주통합당이 범법자 보호에나 열성인 당으로 낙인찍힐 경우, 앞으로의 정치 일정은 험난해질 수밖에 없고 야심만만하게 대선에 나선 후보들의 입지도 좁아질 수밖에 없다.

죄가 없다면 떳떳이 검찰에 출석 조사를 받고 결백을 입증하면 될 일을 공연히 일을 크게 벌려 국회를 식물로 만들고 대선 판까지 혼탁하게 만들고 있는 민주당은 결국 지탄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이제 더 이상의 방탄 국회를 열 생각은 포기해야 한다. 8월에는 각 당 공히 대선 예비 후보 경선에 돌입, 향후 5년 간 이 나라를 이끌 지도자를 선출해야 한다. 야당의 원내대표 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여야가 쓸데없이 국회에 모여 비생산적인 입씨름이나 벌이며 세월을 보내야 한단 말인가?
이종택(논설위원) 기자 yijongtaek@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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