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현영희 의원이 결단을 내려야

2012.08.13 11:33:43

조직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사실도 중요하지 않다. 대마가 축에 걸리면 돌을 던지는 법이다. 현영희는 욕망이 너무 과했다고 보여 진다. 그리고 소문을 접해보면 발바닥도 너무나 넓었다. 이제는 현영희 자신이 판세를 훑어봐야 한다. 사실로 확인 되든, 거짓으로 결론이 나오든, 현영희에게 따라다니는 소문이 너무나 많다. 소문 그 자체만으로도 현영희는 결단을 해야 할 것만 같다. 시간은 그리 넉넉하지 않을 뿐 아니라 현영희 편에 서기를 망설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현영희는 자신이 기어코 살아야겠다는 희망을 던져야 한다. 또한 자신이 최종적으로 살아있다고 할 때라도 그때는 주위 사람은 이미 다 죽은 뒤가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현영희는 부산시 시의원을 두 번이나 지냈고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경력도 있다고 했다. 자신의 그릇 크기가 거기 까지였으면, 현영희는 그 길에서 멈춰야 했다. 원래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법이다. 소문이란 때로는 가공 생산되어 지기도 하고 억울하게 만들어 지기도 하지만, 전파되는 속도는 빛의 속도와 같이 빠르다. 그리고 소문이 거듭되면 추문으로 변한다. 설령 그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소문은 소문 그 자체로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 가는 독한 미물이다.

현영희의 동선에서 나오는 여러가지 소문을 보니 문득 홍만종이라는 사람이 생각난다. 조선 숙종 4년에 홍만종이라는 무명작가가 있었다. 지금으로 치면 이름은 없으나 실력은 꽤나 출중한 무명 인터넷 논객쯤에 해당되는 인물로 보면 될 것이다. 그가 책을 한권 썼다. 책 이름은 “순오지”였다. “순오지(旬五志)”에는 유,불,선, 삼교에 대한 해박한 논설 뿐 아니라 정철이 지은 관동별곡 같은 가사에 대한 평론도 있는 등, 온갖 잡설을 담고 있는 책이다. 심지어는 속담에 대한 해설도 나오는 잡설집인데 마침 그 순오지에 “난상지목물앙(難上之木勿卬)”이라는 말이 등장한다,

“난상지목물앙”이라는 말은 한자 풀이 그대로 하면 된다. “오르지 못할 나무는 아예 쳐다보지도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현영희가 그랬을 지도 모른다. . 현영희는 처음부터 국회의원 자리를 탐내는 것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저기를 팔품을 팔아 쫓아다녔든가 아니면 자신이 일부러 찾아다니며 얼굴을 내민 일련의 행동들이 지금은 추잡한 소문으로 나타나 현영희가 소속된 새누리당이나 소문에 거론되는 사람들에게 까지 그 여파가 얼마나 지대하게 미칠까를 평소에 한번이라도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는 그릇의 소유자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총선 기간 내내 외곽으로 유세하러 다닌 사실이 확실한 손수조 선거 사무실까지 제 발로 찾아가 아무도 지원을 요청한 사실이 없는데도, 비록 금액은 미비하다고 하지만 스스로 자원봉사자들에게 간식꺼리를 제공하여 인생사 경험이 짧을 수밖에 없는 딸아이 같은 손수조를 곤경에 처하게 만든 행위만 보더라도 현영희가 얼마나 분주하게 다녔는지 짐작이 간다. 그랬으니 소문이 많이 났을 것이다. 설령 그것이 선의에 의한 행동이라고 해도 사람들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는 것을 일찍이 터득하고 있어야 했다. 심모원려가 부족한 것도 다 자신이 가진 덕목 부재의 탓으로 기인하는 법이다.

현영희와 관련되어 보도되는 모든 의혹들이 모두가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소문이 났다는 것 그 자체 하나 만으로도 이미 현영희의 존재감은 빛을 잃었다고 본다, 국민들은 진실보다는 소문에 더 민감하고. 진실보다는 소문을 더 그럴듯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현영희는 정당에 소속된 조직인이다. 조직인은 개인의 생명보다는 조직의 생명을 우선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은 대선 시즌 초입에 막 들어선 매우 예민한 시기다. 이런 문제로 날 밤을 지새운다는 것 자체가 시간에 대한 낭비일 뿐이다.

마침 오늘은 새누리당에서 윤리위원회를 열어 제명 여부를 결정하는 날이다. 비록 연기되기는 했지만 윤리위원회에 상정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윤리위원회에 상정된다는 것 자체 하나만으로도 부끄러운 일인 줄 알아야한다. 따라서 이제는 현영희의 선택에 달렸다. 현영희의 목표가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일이었다면 그토록 소망했던 국회의원 뺏지도 이미 달아 보았다.

국회의원은 단 하루만 재직해도 영원히 국회의원이라는 기록을 남게 된다. 현영희는 3개월 남짓 국회의원 직을 유지해 왔다. 그렇다면 현영희의 이름은 대한민국 국회사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현영희는 그것으로 자신의 정치적 뒤안길을 살펴보기 바란다. 그렇다면 이제는 현영희가 스스로 자신의 거취를 결단해야 하는 절차만 남았다고 보여 지며 그 결단은 빠르면 빠를수록 조직에 끼치는 민폐가 그만큼 더 작아진다는 것도 깨달았으면 한다. 현영희가 새누리당의 더 큰 목표가 이루어지기를 진정으로 바란다면 정치적 결단을 잠시라도 망설이거나 주저할 하등의 까닭은 없다고 본다.
석우영 논설위원 기자 stone6200@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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