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안철수의 고민

  • 등록 2012.08.16 16: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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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의 이유는 나변에 있었다!

지지율 5% 짜리 박원순을 서울 시장에 앉힌 뒤 한 때는 여야를 아우르며 중도 층의 지지를 결집하고 있다고 기염을 토하던 안철수 원장, 일반의 상식을 깨고 여전히 잠행 중이고 총선이 끝난 후부터 시작됐다는 그의 고민과 간 보기는 아직도 끝이 없다. 그런 행보는 결국 안철수를 지지하지 않는 층에게는 물론, 지지하는 층에게까지 피로감을 주어 간철수 간 잽이라는 별명가지 붙게 되고 말았다. 그래도 계속 세간의 관심을 끌 필요성은 있었던지 책을 출간하고 다른 정치인은 출연신청을 해도 안 받아주던 연예 프로그램에 홀로 출연하는 특혜도 누렸지만 지지세가 오르기는커녕 더 큰 곤경에 처해있다.

정치판에 나서자마자 무르팍 도사에서 강호동을 뒤로 나자빠지게 만든 주식기증이 실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았고 전량 기부는 세상을 속인 것이었다는 사실이 들통 난 것을 필두로 위선과 인간적인 허점이 노출되기 시작했다. 한 동안 잠잠했었지만 책을 통해 자신을 알리려던 소기의 목적은 도리어 그 내용과는 상반되는 자신의 과거 행적이 말썽이 되어 겉 다르고 속 다른 인물임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연예프로그램에서 헤픈 웃음으로 쌓아올린 성인이미지는 위선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시정잡배로 곤두박질 쳤고 그 후 속속 드러나는 표리부동한 언행은 연일 뉴스의 톱을 장식한다.

여야 정당을 싸잡아 비난하며 이 시대의 고민을 해결할 유일한 해결사를 자처하던 안철수의 위상은 재벌 2세들과의 클럽을 만들고 합작회사 합작은행을 설립하려던 기도가 드러나 어느덧 사기꾼으로 격하가 됐다. 네이버를 비롯한 인터넷 매체에서 이명박 정권과의 관계를 모조리 삭제했을 때부터 수상한 낌새를 보이던 무성한 뒷소문은 하나하나 진실로 드러나 경제부문 관련, 위원회 감투 두 세 개가 전부인 줄 알았던 세상 사람들이 이제는 시골 의사 박경철까지 함께 누린 그 많은 혜택을 많이도 감추고 있었음을 다 알게 됐다. 그로써 청춘콘서트에서 청년들을 상대로 침을 튀기며 욕하던 기득권 세력과 재벌의 폐해가 실은 안철수 저 자신이 누리던 특권이었음이 여지없이 드러나고 말았다.

속속 드러나는 안철수의 위선과 기만을 접하면서, 앞으로도 또 얼마나 많은 안철수의 국민 기만 행각이 드러날지 상상도 안 간다. 역대의 교활한 정치인들을 무색하게 만드는 안철수의 기만적인 행각은 2007년의 이명박보다 더 하면 더했지 절대 뒤지 않는다는 결론에 다다르며 왜 안철수가 그토록 필사적으로 검증을 피하면서 고민에 고민을 해왔는지 그 이유를 다시 생각게 한다. 뒤로는 권력의 특혜를 받고 입으로는 서민을 외쳐온 안철수의 행각에서 그의 안중에는 이미 국가나 국민은 고사하고 그가 사랑한다는 젊은 층마저도 없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난다. 강력한 대선 후보에서 벼랑 끝에선 위태위태한 정치인으로 전락한 안철수의 모습에서 그의 고민이란 것이 국민을 위한 고민이 아니라 살아남으려는 몸부림이 아닐까 하는 가련함이 보인다.

부와 명예를 축적하는 과정과 성과에서 안철수는 일반인이 상상도 할 수 없는 특혜와 보호를 받았다. 김대중 정권에서 벤처기업가로 출발, 노무현 정권을 거쳐 이명박 정권에 이르기까지 그는 권력에서 멀어진 적 없이 지속적으로 부를 축적해 왔고 이명박 정권 말기에 들어서서는 벼락부자 반열에 들어선데 이어 갑자기 대통령 후보로 부각됐다. 그 뿐만 아니라 서울 대학에 부부동반으로 정교수에 임용되는 전무후무한 특혜도 누렸다. 그 어떤 것도 권력과 유착되기 전에는 이룰 수 없는 일이고 서울대학 총장의 권한이 아무리 세다한들 월급쟁이 총장이 단독으로 단계를 무시하고 그것도 부부동반으로 정교수에 임명하는 특혜를 줄 수는 없었을 것, 필시 누군가 막강한 영향력을 끼쳤음이 틀림없다.

불초는 얼마 전에 안철수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이 패하고 난 후부터 대선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는 말을 주목한다. 아줌마 같은 안철수가 신데렐라로 갑자기 정치판에 등장했던 당시는 한나라당이 망하기 직전이었고 야당에 똑똑한 대선 후보만 있으면 대권은 따 놓은 당상이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안철수가 있었다. 단 번에 서울시장을 야당 후보로 갈아치우고 대통령 깜으로 부각되는 일에는 성공했지만 뜻 밖에 한나라당이 박근혜 전 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면서 일은 꼬이기 시작했다. 박근혜를 밀어내겠다고 약속했던 친이는 되레 당권에서 멀어지고 총선은 새누리당의 승리로 끝났다. 그 때부터 안철수의 고민은 시작됐다.

자신을 대권후보로 부상시킨 배후가 이명박의 BBK와 위장전입 사실을 덮어주고 비호했듯이 과거전력을 덮기에 이어 박근혜 낙마를 철석같이 약속했지만 그 숱한 모략과 중상을 이겨내고 국민과 함께 꿋꿋이 버텨 온 박근혜를 낙마시키기에는 무리였다. 결국 디 도스 공격,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등 일련의 폭로가 터져도 박근혜는 끄떡없었고 야당의 온갖 모략에도 불구하고 총선이 새누리당의 승리로 끝났다. 몇 개 남지 않은 카드 중, 현기환 공천헌금 건을 터뜨렸지만 박근혜는 여전히 건재, 새누리당의 차기 대선 후보로 선출되는 것은 시간문제가 돼 버린 것과는 반대로 국민들이 자신의 과거전력을 용케도 알아내 연일 터뜨리는 바람에 하루하루가 불안하다.

대권에 등극하느냐 실패하느냐 혹은 국민이 정말 나 안철수를 원하고 있을까? 등등의 어제까지 고민은 행복한 고민이었다. 이제는 대선이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불안감이 엄습한다. 아무리 덮어주겠다고 굳게 약속한 터지만 권력과 돈에 얽힌 비리를 영원히 감출 수는 없는 법, 대선 후보가 되기도 전에 개망신이나 당하면 어떡하지? 그러다 피의자 신세가 되지나 않을까? 그러다 또 공연히 권력에 눌려 내 마누라까지 정교수에 임용시킨 서울대 총장까지 청문회에 서게 되고 그로 인해 평생 쌓아온 학자 명성에 똥칠을 하게 되지는 않을까? 아직 여름인데도 줄줄 흐르는 식은땀을 의식하며 새삼 깨닫는다. 내가 고민하는 이유가 대권에 있었던 게 아니라 엉뚱한 데 있었구나! 사기꾼들의 심정이 다 내 심정 같겠지!
이종택(논설위원) 기자 yijongtaek@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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