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억지에 빛바랜 장준하

2012.08.17 12:48:27

이분법에 의한 선열 욕보이기, 종식되야한다!

며칠 전, 이종걸 민주통합당 의원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를 겨냥, 트의터에 올린 욕설은 본인에게는 물론, 야당의 대선 후보 경선을 바라보는 국민에게도 깊은 상처를 입혔다. 당사자인 박근혜 후보도 황당했겠지만 그 일로 상처를 입은 분들은 자식의 일이라 입도 열지 못하고 비난의 대상이 됐던 가족과 돌아가신지 80년이나 지나서 아름답지 못한 일로 국민들 입에 회자된 이회영 옹일 것이다. 그리고 어제 37주기 추도식을 치른 장준하 선생 역시 사인을 규명한다고 법석을 떠는 민주통합당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좌파의 선전도구로 이용되고만 점이 못내 안타깝다.

사실 좌파는 끊임없이 애국선열들을 이분법으로 갈라 정치적으로 이용해 왔다. 건국의 최고공로자 이승만 박사는 남한단독정부를 수립했다는 이유로 좌파에 의해 정통성을 부인 당해왔고 백범 김구 선생은 민족통합이라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북한을 한 번 다녀왔다는 이유로 좌파의 우상이 됐다. 이승만도 김구도 다 같이 일제 36년 동안 오직 조국광복에 헌신하신 분들이고 비록 서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활동했지만 목표는 단 하나 대한민국의 자주 독립이었다. 오늘날 좌파의 2분법에 의해 한 사람은 좌파의 우상이 되고 또 한 사람은 보수의 상징이 되어버린 오늘날의 현실을 결코 원치 않았을 것이다.

며칠 전 욕설의 당사자 이종걸 의원의 조부님들도 마찬가지다. 매우 역동적인 성품 때문에 남긴 족적도 크고 일화도 많은 것이 사실이나 그 분 때문에 나머지 형제분들의 족적이 묻혀버린 것은 애석한 일이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을 거치면서 독립 운동과 민주화 운동의 정통성은 많은 부분에서 훼손됐다. 그 결과 공산주의를 신봉한 독립 운동가들과 주사파 운동권이 열사로 부각된 것은 물론, 심지어는 경찰을 불 태워 죽인 대모주동자가 민주화 운동 열사로 보상을 받는 사태까지 이르렀었다. 이회영 옹의 형제분들도 마찬가지다. 직계손이 민주당에서 활동을 하면서 형제분들 중에 한 분만 띄우다 보니 나머지 형제분들은 함자마저 묻혀버렸다.

그 분의 집안 6형제는 가산을 모두 정리하여 만주로 망명한 후 신흥무관 학교를 세워 광복군의 지휘관을 양성, 일본군과의 전투에서 혁혁한 전과를 올렸다. 그러나 전과와는 반대로 자금은 떨어져 가고 양식마저 달려 더 이상 학교를 운영할 수 없게 됐다. 일본군과 경찰은 집요하게 자금 줄을 막고 입에 풀칠도 못하는 동포들은 도움이 되지 못했다. 더 이상 학교를 경영할 여력이 없어지면서 모두가 풍찬노숙으로 명맥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형제분들은 만리타향에서 병사, 아사를 당했다. 이회영 옹 또한 자금을 구하려 국내에 잠입하다 체포되어 한 많은 일생을 마치셨다. 오직 조국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6형제 모두가 광복의 공로자로 대접을 받아야 하는 게 도리지만 제대로 알려진 분은 이회영 옹 뿐이다.

어제 이장에 이어 추도식을 치른 장준하 선생, 그 분은 독립투사인 동시에 민주화 투사다. 유신 시절이던 75년에 등산 중 타계한 바람에 아직도 자살이냐 타살이냐 논쟁은 선거나 이념 논쟁이 있을 때마다 언론의 이슈로 떠오른 지 오래다. 그러나 그 분 역시 좌파의 선전물이 된지는 이미 오래다. 어제도 그분의 추도식을 맞아 민주통합당은 두개골에서 함몰된 부분을 발견한 것을 기화로 6.25 사변 이후 극구 반대 해 온 연좌제까지 동원해 가며 박근혜 대선 후보 사퇴까지 주장하는 억지를 부렸다. 타계한지 37년이나 지난 그 분의 사인과 과정을 밝힐 길이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박근혜 후보를 괴롭히자는 억지일 뿐이다. 그러나 대선이라는 미묘한 시점에 문제를 부풀려 논쟁을 가열시키는 일도 결코 바람직한 일도 못된다. 지금 젊은 층은 이름도 알지 못하는 장준하 선생인데다 고인의 시신을 이용해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을 떨어뜨려볼까 하는 얄팍한 수작도 너무 자주 써먹었기 때문이다.

선거 때마다 또 정권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 되는 장준하 선생의 사인 공방은 이제 끝을 내야 할 때다. 애국선열을 좌파의 2분법으로 영웅, 또는 역적으로 만들고 나아가 해방 전 후에 활동했던 애국지사들을 좌우 이념에 따라 분류하는 일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다. 타계하신지가 이미 오래된 애국지사들의 숭고한 신념과 공적 그 자체를 기리지 못하고 시신까지 정치적 이용물로 삼는 짓 또한 절대 삼가야 할 일이다. 엄숙해야 할 장준하 선생의 추도식이 애국심과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을 기리는 장이 되지 못하고 좌파의 선전 도구의 장으로 이용된 점은 대단히 가슴 아픈 일이다. 민주통합당은 더 이상 과거사를 이용한 비겁한 승부에 집착하지 말고 민생에 보탬이 될 정책 개발에 매진하는 것이 대선에 임하라!
이종택(논설위원) 기자 yijongtaek@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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