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검찰은 홍사덕을 신속하게 수사하라

2012.09.19 10:45:05

정치적인 잣대를 일체 배제해야

험한 대선 길 대장정을 가다보면 아리랑 열 두 고개보다 더 험한 별의별 일들이 다 생길 것이다. 새누리당 행복캠프 선대위원장을 지낸 홍사덕 전 의원이 스스로 탈당했다. 주변에서는 말렸다고 하지만 본인이 강력하게 실행에 옮겼다고 전해졌다. 홍 전 의원이 탈당한 이유는 지난 4.11 총선 직전 금품수수 혐의가 있어 선관위가 검찰에 고발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사건이 표면화 되자 홍 전 의원은 “전혀 받은 사실이 없다. 유감이다”라는 말로 자신의 혐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홍사덕은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매너 좋고 깔끔한 신사라는 이미지를 받고 있는 정치인 중 한 사람이다. 이번에도 홍 전 의원에게 돈을 줬다는 사실을 고발한 당사자는 역시 돈을 주었다는 어느 기업체 사장의 운전기사였다.

 

홍사덕은 “저는 큰일을 앞둔 당과 후보에게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자진 탈당을 한다‘고 했고 ”검찰이 현재의 상황을 감안, 빠른 시일 내에 수사를 끝내 주실 것을 간절히 바란다“ 면서 검찰에도 수사의 신속한 착수를 요청하는 당부의 말도 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일부 언론에서는 악재를 만났다느니, 새누리당이 총체적 난국이라느니 하면서 부산을 떨고 있지만 이 사건의 실체는 수사가 끝나게 되면 무엇이 진실인지 밝혀지게 될 것이다. 문제는 이 사건이 불거진 시점이다. 4.11 총선이 끝난 지도 벌써 5개월이 지났다. 총선 후에 홍사덕에게 혐의가 있었다면 진즉 검찰에 고발할 일이지 왜 5개월이나 질질 끌고 있다가 하필이면 민주당의 후보자가 결정이 된, 바로 그 시점을 택해서 이 사실이 발표되었느냐에 고개가 절로 갸우뚱해 지는 국민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선거철이 돌아오면 항시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요즘 여의도 정가에는 피아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정치삐끼들이 뒤 섞인 채 득실거리고 있다고 한다. 대선 철을 맞이하여 저 마다 기회를 한 번 잡고자 확인 안 된 정보들을 여기저기 마구 흘리며 돌아다니는 정치모리배들도 숱하게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또한 상대 진영에 흠집을 내기 위해 정치적 공작을 도모하는 부류도 있을 것이고 그와는 반대로 역공작을 시도하는 부류도 있을 것이다.

 

선관위가 딴에는 형평성을 보여줄 심산이었는지 새누리당의 홍사덕과 민주당의 장향숙을 동시에 검찰에 고발했지만 정치적 무게로만 보면 장향숙은 뒷전이고 홍사덕의 이름만 크게 부상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선관위에서는 제보가 들어왔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구체적으로 확보한 증거를 검찰에 제출했다는 말도 했다. 지난번 현영희 의원의 공천불법헌금 사건 수사에서도 알 수가 있듯 선관위가 제출한 증거가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 증거인지는 수사를 해 보면 알 수가 있을 것이다.

 

평소에 홍사덕에게는 깨끗한 이미지가 있었던 터라 이 사건에 놀라는 사람도 있고 반신반의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홍사덕은 가장 홍사덕다운 방법으로 정공법을 택했다. 구질구질하지도 않았고 군더더기도 붙이지 않았다. 홍사덕은 클린하게 탈당했고 자진해서 당당하게 검찰 수사를 받겠다는 의사를 밝힌 점에서 저축은행으로부터 불법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수사 중에 있는 민주당의 누구와는 비교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이번 대선이 공정한 선거 정국이 되기 위해서라도 검찰은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하여 이 사건의 진위를 밝혀야 한다. 홍사덕이 새누리당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인해, 시중에는 이 사건이 혹시 정치적 공작이 가미된 사건이 아닐까 하는 여론도 있는 만큼 검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게 되었다. 검찰이 정당하게 수사를 한 결과 홍사덕의 위법 사실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나면 엄정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겠지만 만약, 이 사건 수사결과 사실이 아니라고 판명이 날 경우, 이 사건을 고발한 그 배후도 낱낱이 조사하여 가중 처벌을 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석 달도 채 남지 않은 대선 기간 중에 여,야를 막론하고 언제, 어디서, 어떤 사건들이 돌발적으로 발생할지 모르는 만큼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하여 진위를 가리는 일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검찰도 깊이 인식하고 정치적 고려 없이 즉각 수사에 임하기 바란다.

석우영 논설위원 기자 stone6200@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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