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성-엄신형, 완곡한 거부의 뉘앙스 풍겨

  • 등록 2008.07.26 07: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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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기독교계 지지 요청

 
25일 오후 2시부터 통합민주당 정세균 당대표는 김진표 의원과 조배숙 의원을 대동한 채, 종로 5가에 위치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기독교 총연합회를 차례로 방문하여 권오성 총무와 엄신형 대표회장 목사에게 기독교계가 야당에 힘을 실어 줄 것을 요청했다.

정세균 대표의 방문은 당초 21일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국회 내 사정으로 연기되었다가 25일 방문이 성사된 것으로 기독교계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민주당으로서는 당 대표가 직접 세일즈에 나서야 하는 절박함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거대여당의 출현으로 정치적 입지와 파워에서 밀리는 소수 야당으로 전락한 민주당의 입장으로서는 지지와 협조를 얻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를 막론하고 발품을 팔아야 하는 입장이다보니 기독교계는 물론 불교계와 여타 단체들에게도 손을 내밀고 있다.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 등 야당들의 절대적 협조가 있다고 하더라도 여당인 한나라당의 파워를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서 국민 여론마저도 민주당을 등진다면 회생불가의 단체로 전락 할 수도 있다는 절박한 현실이 민주당 대표가 세일즈를 나서야 하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과거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시절에는 국회와 당사에서 권 총무와 엄 회장을 맞이하던 양상에서 직접 찾아가 만나야 하는 반전의 상황이 연출된 이번 만남에서 정세균 당대표는 민주당은 소수 정예부대로서 막강한 화력을 갖추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기독교계의 절대적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대해 권오성 한국기독교협의회 총무는 “사회 양극화문제, 지난 15년간 진행되고 있는 과정으로 알고 있고 또 새로운 단계의 정책이 어떻게 작용 할 것인지 확신을 가지기 힘들고, 민주당에서 이 양극화 문제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문제를 기본 바탕에 놓고 정치도 하시고 당을 꾸려 나가셨으면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며 민주당의 향후 행보를 보아가며 결정할 것임을 암시했다.

또한 “민주당은 힘이 잘 모아 지고 있나?”라며 “어려운 가운데서 사실은 교두보를 확보해 놨으니 야당은 야당역할을 하고 여당은 여당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것이 지금 야당이 적은 수라고 분명하게 드러난 상태기 때문에 더욱 분발 하셔야겠다.”고 정치적 입지 부족을 우려했다.

특히, “저희로서는 종교적인 문제는 종교 편향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곤혹스러운 면이 있다. 예민하게 못 느낄 수 있는데 저희는 기독교니까. 정치와 종교와 관계를 생각하면,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연결되면 문제가 있다고 보고, 다만 기독교로 말하면 비판도 하고 국민통합과 같은 중요한 주제들을 다뤄야 하는데, 불교나 이런 쪽에서는 기독교가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해서 권력과 맞물려 있다는, 여당을 지적하는 것이겠지만 여당과의 관계역시 우리는 바람직하게 나가는 것이, 저희의 관계를 위해 정치적 부탁을 하는 것을 삼가고 있지만, 그런 면이 있지만 건강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 정세균 당대표의 지지요청을 완곡하게 거부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엄신형 대표회장 목사는 “앞으로는 교회가 원하는 것만 다해달라고 할 수는 없지만 좀 발을 맞춰서 해주셨으면 좋겠다. 저희는 기도하는 사람들인데 나라를 위해서 기도하고 정치권 위해서 기도하고 우리가 이제 모든 분들을 위해서 기도하고 그때는 사학법 고쳐달라고 기도했다.”라며 민주당이 여당시절 사학법으로 종교계를 힘들게 한 것에 대하여 불쾌함 심정을 여실히 표현했다.

또한 “여야가 정치를 잘하시면 바깥에서 데모가 없어지지 않을까 한다. 촛불이 됐건, 횃불이 됐건 그것은 낭비다. 위기감이 생기고. 정치권에서 고도의 정치를 하면 국민들은 제자리에서 죽자 살자 일하면 좋을 텐데 이게 바깥에서 볼 땐 잘 안 되는 것 같다. 정치 밖에서도 아우성치는데 앞으로는 대표가 됐으니 정치력을 발휘하셔서 그렇게 한번 하실 수 있지 않겠나.”라며 촛불집회에 동참한 민주당에 대한 거북함을 노골적으로 표현했다.

구자억 기자
구자억 기자 기자 ferrari-f50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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