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외교 한다면서 ‘중동문화원’ 폐쇄하나?

  • 등록 2008.12.07 20:3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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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가 자진해서 만든 중동문화원을 1년 만에 전격 폐쇄하기로 해 아랍권 국가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자원외교 한다면서 국무총리부터 나서서 요란을 떨고 ‘한-아랍 소사이어티’ 결성을 지난 정권의 큰 성과로 꼽은 나라에서 뚜렷한 이유도 없이 중동문화원을 폐쇄하겠다니, 무슨 외교와 정책이 이렇게 뒤죽박죽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인천시는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 유치에 뛰어들면서 아랍권 국가들의 지지를 구하기 위해 2006년 10월 스스로 중동문화원을 제안해 설립했다. 국내는 물론이고 아시아 지역에 최초로 개설한 문화원인 만큼 아랍권 국가들의 관심과 자부심도 대단했다. 쉽게 접하기 어려운 이슬람 문화에 대한 보고로 자리 잡기 시작한 ‘중동문화원’을 이제는 필요 없다고 내팽개치려는 인천시의 이번 조치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게다가 개신교의 압력과 반발 때문이라는 이유에는 할 말이 없다. 아랍권 국가가 모욕을 당하고 뒤통수를 맞았다며 항의해도 변명할 여지가 전혀 없다.

문화교류는 문화 그 자체만으로 평가해야지, 그 문화 속에 녹아있는 종교적 색채를 갖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아니라면 중동문화원을 설립할 때는 중동국가의 종교가 무엇인지 몰랐단 말인가? 더구나 우리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명문으로 보장하고 있으며 종교 차별법까지 제정하려 하지 않는가?

세계의 관문으로 국제 물류도시를 지향한다는 인천시가 다른 문화나 다른 종교에 대한 포용력 없이 세계화된 물류 도시가 될 수는 없다. 더욱이 ‘실용외교’라는 차원에서도 중동국가 전체를 적으로 만드는 중동문화원 폐쇄는 국익에 반하는 일인 동시에 국가신뢰도에 치명타를 가하는 일이다. 단 1년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이 나라의 임기응변식 정책과 천박한 외교에 참으로 낯을 제대로 들 수가 없다.

자유선진당 대변인 박 선 영
소찬호 기자 기자 soc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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