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三暮四와 한반도 대운하

  • 등록 2008.12.17 16: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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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은 사실은 한반도대운하’라고 당당하게 말하면 어떻겠는가?

 
- 낙동강 유역개발
웬만한 중학생이라면 조삼모사(朝三暮四)란 4자성어 정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굳이 여기서 재차 한번 설명해 보는 것은 눈앞에 보이는 차이만 알고 결국 결과가 같은 것을 모르는 우를 범하지 말자는 뜻에서 한번 되새겨 본다.

춘추전국시대에 저공(狙公)이란 사람이 원숭이를 기르고 있었는데 먹이가 부족하게 되자 저공은 원숭이들에게 말하기를 "앞으로 도토리를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를 주겠다"고 했다.

원숭이들은 화를 내며 아침에 3개를 먹고는 배가 고파 못견딘다고 했다. 그러자 저공은 "그렇다면 아침에 4개를 주고 저녁에 3개를 주겠다"고 하자 그들이 좋아했다는 일화다.

이명박정부나 여권에서는 그동안 언론에 회자되었던 ‘한반도대운하’를 놓고 그동안 말이 많았던만큼 이 타이틀을 걸고 전 국토를 대규모 토목공사화하는 사업은 진행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최근 정부는 ‘한반도 대운하’는 집어넣고 ‘4대 강 살리기’ 란 이름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켠에는 ‘한반도대운하’에 반대하는 국민여론을 버리고 4대강 개발을 원하는 지역민심을 얻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은 “4대강 정비사업은 한국판 뉴딜정책이다, 4대강 정비사업을 통해 각 지역이 균형, 발전할 수 있다"며 지역민심을 건드렸다.

이미 4대강을 끼고 있는 광역자치단체장들도 4대강 정비사업을 통한 지역경제활성화를 강력히 주문해 놓은 터라 이번 정부의 발표에 일제히 환영했다.

정치권이나 일반 국민들은 일단 4대강 개발과 한반도대운하사업은 별개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실제로 이 두 사업이 전혀 다른 것이냐 하는 문제는 두고두고 논쟁거리가 될 공산이 크다.

이 부분에 대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정부가 4대강이 대운하와 관계가 없다고 한 만큼 믿어야 한다"고 말해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만일 정부가 대운하 사업을 추진한다면 "국민을 속이는 일"이라며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분명히 못박았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4대강 정비사업은 대운하 예고편으로 경제위기에 고통받는 서민에 소화제, 진통제 주고 처방하는 환각요법”이라고 분명한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그런데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4대 강 수질 개선 사업을 다 해놓고 대다수 사람들이 운하를 연결하자고 하면 말자고 할 수는 없다, 지방에서는 4대 강 정비에 대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정비사업이면 어떻고 운하면 어떻냐"고 반문한 뒤, "그런 것에 휘둘리지 말고 예산이 잡혀 있다면 빨리 일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조기시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이 대통령은 "무슨 일을 할 때 비판이 있더라도 그것이 나라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추진해야 한다"며 "먼 훗날 몸을 던져 일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국가미래를 위해 꼭 해아겠다는 정책은 하겠다"며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이명박대통령의 말처럼 국민이 잘 살 수 있는 길이라면 대운하면 어떻고 4대강이면 어떻겠는가? 나라위해 큰일을 하는데 잠시 욕먹고 비판받으면 어떻겠는가?

어차피 나라를 위해, 미래를 위해 욕먹고 비판받을 일을 각오했다면 4대강이라고 우회적으로 돌리지 말고 ‘4대강은 사실은 한반도대운하’라고 당당하게 말하면 어떻겠는가?

대신 대통령은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아무도 듣지 못할 작은 소리로 "4대강 개발은 사실 한반도 대운하인데"라고 혼자 읊조리고 있는데 국민들도 정치권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듯하다.(이종납)
이종납칼럼니스트 기자 ljn11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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