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과 그의 억울한 죽음

  • 등록 2009.04.15 21:5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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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라도 수사의 正道 걸어야

 
▲ 고(故) 장자연씨 
[더타임즈]=세상을 온통 떠들썩하게 만든 신인 여배우 "장자연 사건"이 아무런 성과 없이 막을 내릴 조짐이 보인다.

경찰이 "장자연 문건" 수사에 착수한 지 오늘로서 한 달이 됐지만, 이렇다 할 수사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이 사건의 핵심인물인 장씨의 소속사 대표 김모씨의 신병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수사대상자들에 대한 "참고인 중지"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혀 사실상 수사 종결 수순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일고 있다.

그동안 경찰은 수사 인력 41명을 투입해 장씨와 주변 인물들을 토대로 수사를 했다. 장씨의 소속사와 전 매니저 사무실 주변의 폐쇄회로(CC)TV, 술 접대 업소 9곳과 관계자들의 카드 사용 내역도 샅샅이 뒤졌다. 경찰은 최근 혐의를 받고 있는 9명 가운데 6명에 대한 조사를 마쳤고, 나머지 3명은 이른 시일 내 조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 3명이 누구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장씨 문건에 언급된 언론사 대표 2명과 술자리에서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으로 전해진 모 인터넷 언론사 대표를 포함해 9명에 대해 1차 방문 조사를 마쳤다. 경찰이 한 달 수사 끝에 겨우 입건한 사람은 장자연 문건 작성에 개입한 전 매니저 유장호 뿐이다. 그에게 적용된 혐의는 김씨가 고소한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이다.

이처럼 부실 수사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자 수사본부는 "피해자가 고인이 됐고 핵심인물이 일본에 있는 등 정말 하기 어려운 수사"라고 토로했을 정도다. 또한 일본에 체류중인 장씨의 소속사 대표 김모씨의 신병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로 김씨의 신병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일부 수사대상자에 대해 참고인 중지에 들어간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김씨의 신병이 확보될 때까지 수사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경찰 안팎에서는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김씨를 강제송환하기까지 3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만일 김씨가 도피할 경우 수사 자체를 기약할 수 없기때문이다.

장자연 사건을 이대로 끝내서는 안된다. 아무리 장자연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지만, 그가 남긴 문건에서 나타나 있듯이 이 여배우의 지살 배후에는 뭔가 석연찮은 동기가 있다. 또한 누군가의 힘없는 여배우를 이득을 취하기 위해 이용했다면 경찰은 이 고인의 억울함을 풀어줘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러므로 장자연 사건을 맡은 경찰은 장자연 문건에 오르내린 모 언론사 대표와 모 은행장, IT업체 대표, 모 인터넷 언론사 대표, 기획사 대표들을 보다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다. 그들의 잘못을 가려 나약한 장씨에게 고통을 준 사람이 있다면 처벌하여야 하고, 반면 정말 억울하게 여론 재판에 오른 사람이 있다면 명예를 되 찾아주어야 한다.

경찰은 지금부터라도 수사의 정도(正道)를 걸어야 한다. 힘 없고 나약한 신인배우 장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까지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고(故) 장자연씨의 마지막 심경 고백이 담긴 문건을 진정으로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더타임스 김응일
김응일 기자 기자 skssk1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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