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타임즈 마태식 기자 ] 그림에서 글로, 그리고 다시 하나의 ‘이야기’를 향해 나아가는 사람이 있다. 웹툰 기획과 관리 경험을 거쳐 웹소설 작가의 길로 들어선 이설 작가(86년생, 남)는 "진짜 나만의 IP를 만들고 싶다"는 목표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엑스코에서 만난 이설 작가는 “원래는 바텐더로 14~15년 정도 일을 했어요.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욕망은 늘 있었지만 시기를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아서 웹툰 스튜디오에 취업했죠. 거기서 관리 업무와 콘티 구성 등을 배우며 인맥도 쌓았고요.”
그렇게 시작된 웹툰 경험은 일본 라쿠텐의 관심으로까지 이어졌다. “라쿠텐 측과 시놉시스를 주고받으며 초기 단계 제작 제안까지 받았지만, 당시에는 체계적인 준비가 부족해 성사되지는 않았어요. 그 아쉬움을 계기로 '제대로 된 IP'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죠.”
현재 그는 웹소설을 본격적으로 쓰고 있으며, 네이버 지상 최대 웹소설 공모전에 출품 중이다. “이번 공모전은 조회 수나 당선 여부보다, 내가 장편 소설을 끝까지 쓸 수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에요. 아직 필력이 부족하지만 성장을 위한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웹툰과 웹소설을 잇는 크리에이티브 팀도 꾸렸다. “고정적인 법인은 아니지만 협업을 통해 이후 웹툰 제작까지 가능하도록 팀을 구성 중입니다. 현재 4~5명의 작가님들과 함께 움직이고 있어요.”
이설 작가는 현재 국내 웹소설 시장의 흐름과 자신의 스타일 사이에 간극이 있다고도 말한다. “트렌드는 매우 자극적이고 빠른 전개를 선호하죠. 반면 저는 주인공이 성장해 나가는 서정적 이야기, 드라마적인 전개를 쓰고 있어요. 조회수는 저조하지만 나만의 색깔을 유지하고 싶습니다.”
그는 작품으로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는 것에도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 “단순히 독자의 인기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강풀 작가님의 <그대를 사랑합니다>처럼 사회적 울림을 주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유독(구범주) 교수, “학생들과 함께 게임 개발 도전, 진짜 실력을 세상에 보여주고 싶어”
- 대구대 게임학과 겸임교수, 포항·구미 강사로 후학 양성
한편 이날 인터뷰에 함께한 유독(필명, 본명 구범주) 작가(89년생)는 대구대학교 게임학과 겸임 교수이자 포항예고, 구미대 강사로서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교육 경력은 10년째입니다. 대학생 시절부터 입시학원, 디지털 그림 학원을 거쳐 지금은 학교에서 디지털 그림을 가르치고 있어요.”
그는 최근 학생들과 함께 텍스트 기반 스토리 게임(미연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학생들 실력이 매우 뛰어나요. 하지만 경력 부족으로 기회가 적어 직접 프로젝트를 해보자고 결심했죠. 수익이 나면 학생들과 퍼센트로 나누는 구조입니다.”
프로젝트는 현재 소규모로 진행 중이다. "크게 투자받기보다는 크라우드 펀딩이나 작은 자본으로도 충분히 시도해볼 수 있는 장르라서요. 무엇보다 실전 경험이 중요합니다.”
향후에는 일러스트 중심 에이전시 설립도 고려 중이다. “웹툰 에이전시는 많은데 게임 일러스트나 콘셉트 아트를 전문으로 하는 에이전시는 드물죠. 제자들의 실력을 외부에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그는 창작자로서도 "학생들을 격려하며 함께 성장하는 게 목표"라며, 개인 창작보다는 교육과 협업 중심의 창작 생태계 구축에 무게를 두고 있다.
‘많이 만나고, 많이 경험하라’
인터뷰를 마치며 두 사람은 한 가지 공통된 생각을 나눴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 속에서 상상의 재료를 얻어요. 슬럼프에 빠지지 않으려면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세계를 경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웹툰과 웹소설, 그리고 게임. 이설 작가와 유독 교수는 저마다의 길에서 아직 이름을 크게 알리진 않았지만, 꾸준히 자신의 세계를 넓혀가는 중이다. 그들의 다음 이야기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