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더타임즈 마태식 기자 ]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검찰청 폐지가 확정된 가운데,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27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를 통해 심경을 밝혔다. 임 지검장은 “검찰이 감당하지도 못하는 권한을 움켜쥐고 사회 주도 세력인 체하던 시대는 저물어야 한다”고 적으며, 검찰 조직의 권한 남용과 역사적 퇴조를 언급했다.
임 지검장은 “넘치는 권한을 내려놓을 지혜가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검찰의 시대는 결국 저물 것이고, 우리 사회는 또다시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검찰 구성원으로서의 안타까움과 함께 “의연하게 일몰을 맞으며 내일을 준비하겠다”는 다짐을 내놓았다.
이어 그는 지난 2020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시절 대검찰청 근무 당시의 회상을 꺼냈다. 당시 자신의 SNS에 “윤 총장과 함께 검찰이 몰락할 것이라 예감했다”는 글을 남겼음을 언급하며,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이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선 모습과 이번 개정안 통과 소식을 겹쳐 보며 “20년 넘게 몸담은 검찰인으로서 격랑의 마음을 느꼈다”고 전했다.
임 지검장은 “피고인 윤석열이 여전한 것처럼, 그를 대통령으로 옹립하고 옹위했던 검찰 역시 반성과 변화를 찾기 어렵다”며 “그러나 결국 민심의 물결에 부서지고 쪼개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가 시대의 악역을 맡은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역사적 순리에 전율을 느낀다”며, 후배 검찰로서 안타까운 심정도 함께 토로했다.
그리고 “때가 이르러 해가 저물고 밤이 찾아왔지만, 다시 내일의 태양이 떠오를 것”이라며 “우리가 맞이할 내일이 오늘보다 나을 수 있도록 더욱 궁리하고 분투하겠다”고 글을 맺었다.
이번 임 지검장의 발언은 검찰 조직이 처한 구조적 변화를 내부자의 시선으로 드러낸 것으로, 검찰개혁과 권한 조정 문제를 둘러싼 향후 논의에도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