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의 타셈 싱, 무명배우 리 페이스, 그리고 연기 경력 하나 없는 아역배우 카틴카 언타루. 이들이 만나 만들어 낸 환상 <더폴>은 믿겨지지 않을 만큼 아름답고 화려하며, 한 순간도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영상들로 가득 차 있다. 제작진에 따르면, 타셈 싱 감독이 <더폴>을 제작하는데 걸린 시간은 약 23년이다. 그는 우연히 보게 된 불가리아 원작 영화 <요호호 YO HO HO>에 매료되어 판권을 구입하는데만 15년이 걸렸고, 총 28개국 로케이션을 위한 장소 섭외에 17년이 소요됐다. 이토록 관객들과 만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던 <더폴>은 스코틀랜드, 파리, 인도, 캄보디아, 볼리비아, 나미비아, 아르헨티나, 중국, 터키, 남아프리카, 이탈리아, 체코 등에서 촬영됐으며, 특히, 만리장성, 에펠탑, 이탈리아의 성당, 피지의 섬, 아프리카의 사막과 초원, 인도의 타지마할 등 현실에 실제로 존재하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대변하고 있는 위대한 작품들을 스크린에 담아 관객들의 시각을 사로잡았다. 이 영화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듣고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5살 꼬마 여자아이의 상상력이 담겨 있다. 초현실적이고 판타스틱한 색채를 통해 영화 평론가로부터 "캔버스를 욕망하는 스크린"이라는 평을 얻어낸 이 영화는 자신의 사재를 털어 만들어 냈다는 타셈 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베를린 국제영화제 크리스탈 곰 상 외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인간의 죄와 용서에 관해 스스로에게 묻는 영화-다시 살기 위해 이름을 버린 <보이 A> 영화 <보이 A>는 1993년 영국을 뒤흔들었던 실제사건 "제임스 버거 사건"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영국 리버풀의 쇼핑센터에서 사라진 2살 꼬마를 잔인하게 살해했던 십대 소년들. 이 사건으로 영국은 충격과 슬픔에 빠졌고, 곧 이어 소설가 조나단 트리겔은 사건을 바탕으로 쓰인 소설 "보이 A" 를 집필했다. <인터미션>으로 유럽영화제를 석권한 존 크로울리 감독은 이 책을 스크린으로 옮겨놓으며 한층 탄탄해진 연출력으로 <보이 A>를 만들어냈다. 이후 2008년 베를린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 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상을 수상,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보이 A>는 피해자들의 입장을 주로 다뤄온 기존의 영화들과는 달리 그 사건의 가해자였던 한 소년의 내면이 담겨 있다. 14년이라는 속죄의 시간을 거친 후 세상으로 돌아온 소년은 "잭"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 받고 사회로 돌아오게 되지만 그의 삶은 생각보다 녹록치않다. <보이 A>의 "잭"역을 맡은 앤드류 가필드는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하지만 벗어날 수 없는 과거에 발목 잡혀 좌절하는 흔들리는 눈빛을 가진 소년의 심리를 완벽하게 그려냈다. 이 영화를 통해 그는 BAFTA Award 남우주연상 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영화계를 이끌어 나갈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배우라는 사실을 입증시켰다. 이후 그는 끊임없는 할리우드의 러브콜을 받았고, 지난 2009년에는 테리 길리암 감독이 연출하고 조니 뎁, 주드 로가 출연한, 그리고 히스 레저의 유작으로 알려져 있는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에 출연했다. ■하늘이 선택한 천재 화가-세라핀 루이의 삶을 이야기하는 <세라핀> 파리의 북동쪽의 작은 마을 "상리스" 그리고 "상리스의 세라핀"이라고 불렸던 프랑스 천재화가 세라핀 루이의 애절한 삶을 다룬 영화 <세라핀>. 이 영화는 가난과 싸워가며 홀로 그림을 그린 외로웠던 그의 삶을 잔잔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앞서 감독 마르탱 프로보스트는 그의 삶을 설명하는 영화가 아닌 관객들이 영화 속에서 세라핀의 모습과 그의 그림을 보며 그의 삶을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영화로 만들어냈다고 밝힌 바 있다. 주인공 세라핀을 연기한 욜랭드 모로는 벨기에의 코미디언이자 영화감독이다. 성인광대로 연기하고 청소년에 대한 영화와 연극도 꾸준히 연구를 해왔던 그는 1980년대 "섹스와 범죄의 더러운 비즈니스"라는 1인 여자쇼로 전세계를 투어 하기도 했었다. 그는 <세라핀>에서 생에 첫 주연으로서 연기했다. 다른 여배우들처럼 화면에 아름답게 나오기를 포기했던 대신, 영화 출연을 계기로 세계 각국에 연기력을 인정 받았다. 바닥에 왁스를 칠하고, 빨래와 청소를 하며 가난하게 평생을 살아야 하는 세상과 자신의 위치에 두려움을 느낀 세라핀. 마을의 온갖 허드렛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자연에서 그림 그릴 도구를 구하며 자연과 하나되는 모습 등, 열정과 광기가 깃들인 화가로서 생명력 넘치는 자연의 모습들과 잘 어우러졌다는 평이다. 특히, 다른 배우가 감히 "세라핀" 역을 탐낼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연기를 보였다는 것이 영화계의 전반적 평론이다 천재로서 그가 가졌던 외로움과 고독함.. 욜랭드 모로는 이것들은 리얼하게 연기해 내며 이 영화를 통해 세자르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 밖에 각종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여우주연상 5관왕에 오르는 쾌거를 기록했다. 주옥같은 세 영화 <더폴>, <보이 A>, <세라핀>은 오는 2월 11일 시작되는 <마지막 스크린, 추억을 만나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장소는 서울 중앙시네마 극장이다. 더타임스 최인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