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3억원과 32억8천만원의 차이

2012.08.29 11:55:22

검찰은 철저히 수사해야

새누리당에서 현영희 의원의 공천 헌금 문제가 처음 터져 나왔을 때, 민주당은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형 사건이 한 건 터져 나왔다고 쾌재를 불렀다. 민주당에서 한 칼 한다는 말 빨들은 저마다 하얀 이빨을 드러내고 박근혜를 공격했다. 공격 수단이 마땅한 게 없어 전전긍긍 하든 민주당에게 있어 현영희의 운전수가 고발한 공천헌금 사건은 최고의 무기였던 것이다.

 

이 사건에 등장하는 인물도 단순하고 배달 경위도 단순했으니 민주당이 보기에는 조만간 끝이 날 사건일 것으로 판단했다. 그리고 민주당은 유독 3억 원 이라는 돈의 액수에 악센트를 가했다. 금액이 무척 크게 보이기 위해 소리 지르는 샤우팅 이었던 것이다. 그래야만 이 사건을 두고두고 우려먹을 수가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간단하게 끝날 것만 같았던 이 사건 수사는 의외로 길어지고 있다. 첫째는 증거가 확보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피의자의 진술이 일관성이 없고 수시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는 돈의 액수가 정말로 3억 원인지, 아니면 천만 원인지, 그것도 아니면 현영희 의원 말대로 5백만 원인지 그것마저도 가려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민주당이 박근혜를 공격하기 위해 타킷으로 삼아 정조준 했던 현기환 전 의원의 혐의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무혐의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의 공천헌금 사건은 민주당의 기대만큼이나 박근혜 후보에게 전혀 타격을 입히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세상의 여론은 공천헌금이 점차 개인적인 사건으로 치부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하고 박근혜 후보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별개의 사건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었기에 박근혜의 지지율에는 조금도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사건이 배달사고의 성격이 짙게 노정됨에 따라 민주당의 기대와는 달리 그다지 탄력을 받지도 못하고 검찰의 손으로 넘어가고 말았던 것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엉뚱한 곳에서 전혀 예기치 않은 사건이 일어났다. 야당 진영에서는 제법 알려진 인물이었다고는 하나 일반국민들에게 있어서는 다소 생소한 이름인 친노 지지자인 양경숙이라는 이름이 등장한 것이다. 그것도 현영희 의원에게서 거론되었던 3억 원이 아니라 이번에는 그 열배 이상인 무려 30억 원을 상회하는 32억 8천만 원이라는 거액을 들고 민주당의 무대 위에 올라온 것이다.

 

한화갑 전의원의 보좌관을 지냈으며 민주당 유력인사들과도 제법 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보여 지는 양경숙의 입에서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의 이름이 나왔던 것이다. 또한 양경숙의 SNS에 등장하는 “박, 최, 김, 임, 유, 그리고 블라블라 들..“이라고 하는 이니셜은 어떤 이름을 가진 성씨인지 이들이 연루되었을 가능성도 매우 크게 보이기도 한다. 또한 양경숙의 스토리에 등장하는 인물은 최소한 자신을 포함하여 여섯 명 이상이나 되어 대형사고로 발전할 조짐도 보인다.

 

검찰에서 흘러나오는 중간 진척사항을 종합해 보면 민주당 친노 실세들에게 전달되었다는 정황 증거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고 한다. 박지원은 돈 받은 사실이 없다고 당연히 부인했지만 이들과 만났다는 사실은 확인이 되었다, 과거에 박지원이 돈을 받았다고 시인한 적이 단 한번이라도 있었어야 그 말을 믿지, 박지원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민주당과 양경숙은 투자자본이라고 하지만, 일개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이나 선거관련 홍보회사에 무엇이 투자할게 있다고 그렇게 큰 금액이 투자되었다고 하는지 해명치고는 참으로 유치하게 보인다. 일설에는 양경숙이 확보한 자금이 민주당내 계파별로 골고루 스며들어가 총선자금으로 썼다는 말도 들려오고 있다.

 

검찰의 수사결과가 밝혀지게 되면 모든 사실들이 백일하에 드러나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현영희 의원의 3억 원은 운전기사도 확인하지 못한 금액이라 실체가 불분명한 반면, 양경숙의 통장에서 발견된 32억 8천만 원은 그 실체가 분명하게 존재한 팩트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민주당 내에서 잠 못 이루는 밤을 맞이하고 있는 인사들도 꽤나 있을 것으로 추측이 된다. 그중에서 새누리당 현영희 사건과 관련하여 박근혜 공격에 앞장서서 공격수 역할을 맡았던 면면들은 과연 몇 명이나 속해 있을지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된다.

석우영 논설위원 기자 stone6200@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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