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강사,일할곳은 많지만 일할 기회는 적다

  • 등록 2007.12.26 11:49:14
크게보기

순천향대 한국어 강사 이은주씨

 
▲ 이은주씨 
ⓒ 더타임스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늘기 시작한 것은 2002년 월드컵과 최근 몇 년간 한류 붐이 한국어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 이후 각 대학마다 앞을 다투어 한국어학당을 설립하고 중국인들을 비롯한 미국인, 베트남, 몽골인등 유학생들을 상대로 외국어로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과정이 많이 생겨났고 유능한 한국어강사를 초빙하는 경우가 많다.

흔히 "한국어 강사" 라고 하면 그저 한국말을 가르쳐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더 정확한 표현은‘한국문화를 전달하는 사람’이다.

순천향대학에서 3년째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강사 이은주씨(38세)는 “한국어과정을 통해 외국인들에게 한국말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한국문화를 전달하고, 한국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문화코디이자 문화대사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각 대학에서도 한국어과정을 개설해 놓고 있지만 정규 과정을 거친 한국어교수도 없이 국문학과 출신 석사나 박사들이 이 과정을 담당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실제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은 국문학교수보다 한국어교수나 강사한테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한다”고 말한다.

이은주씨는“한국말만 할 줄 알면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큰 오산”이라며 “우리가 대학에서 영어를 배울 때 TESOL 등 정규 교육 과정을 거치지 않은 미국인한테 영어를 배울 한국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국어도 마찬가지다”하고 충고 했다.

한국말을 전혀 모르는 사람한테 한국말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많은 교수법과 노하우가 필요하고 강의도 한국 말을 배우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한국문화에 대한 현장학습과 체험학습으로 이뤄지는 만큼 한국어강의에 나름대로 노하우가 필요하다.

지금 각 대학별로 120시간 교육코스로 한국어교육 지도자 연수생을 모집해 한국어강사를 대량으로 양성하고 있는데 이 과정을 이수한 후 마땅히 취업할 곳도 없다. 운좋게 중국이나 해외에 나가서 6개월이나 1년 정도 한국어강사로 일할 기회가 있지만 한국말을 전혀 모르는외국인들을 상대로 한국어를 제대로 가르치기도 힘들고 또 그만큼 대우받기도 힘들다고 말한다.
 
▲ 외국인유학생과 함께 바닷가를 찾았다 
ⓒ 더타임스
또 이런 경로를 통해 해외 강의경험을 쌓고 한국에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대학에서 강의를 맡을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한다.

이은주씨의 경우도 Y대학을 졸업한지 한참 후에 S대학에서 6개월간 양성과정을 이수하고 3급 한국어교원 자격증을 취득했다. 혹시 도움이 될까해서 YMCA에서 2년간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자원봉사를 하기도 했다. 후에 그 경력으로 모 대학 강사를 지원했지만 강사자리를 맡을 수가 없었다.

몇 차례나 시도했지만 마땅한 강사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결국 S대학원에서 한국어 석사과정을 이수한 후에야 모 대학 강사자리를 맡을 수가 있었다.

그래서 지금은 한국어강사로 일하려면 각 대학에서 운영하고 있는 한국어강사 양성과정을 이수하고 다시 대학원에서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과정 석사나 박사과정을 반드시 이수해야 대학권에서 강사로 일할 수가 있다.
 
▲ 현장체험에 나선 외국인 유학생 
ⓒ 더타임스
이은주씨는“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과정을 이수하고 한국어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도 귀하고 정식 대학교수로 일하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다”며 아직도 이 분야에 진출여지가 많음을 시사했다.

또 현재는 각 대학에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수강생들이 대부분 중국인들이지만 점차 베트남이나 몽골등 동남아지역 유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한국으로 몰려오고 있어 아직까지는 전망이 밝다고 귀뜸한다.

이은주씨는 그간 중국인,몽골인,미얀마인들을 가르치면서 그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점차 한국문화에 눈떠 가는 것을 보면서 가슴 뿌듯함을 느끼고 특히 그들이 고국으로 돌아가 한국문화의 홍보대사 역할을 한다고 생각할때면 가르친 보람을 느낀다고..
이종납 기자 기자 ljn1124@hanmail.net
Copyright @2012 더타임즈 Corp. All rights reserved.Copyright ⓒ

PC버전으로 보기

서울특별시 은평구 응암로 328 010-4667-9908 서울아00313
Copyright ⓒ All Rights Reserved.보도자료soc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