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이 절절이 남는 땅, 獨島는 잘 있구나!

2008.06.26 11:16:48

 
- 씨플라워호가 독도 가까이 다가가자 독도는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독도최정상에 걸맞는 번듯한 이름이 없었다. 너무 경외스런 땅이라 감히 이름을 올릴 수 없었다는 얘기인가? 개인적으로는 독도최정상에 있는 봉우리이니 그냥 ‘독도봉(獨島峯)’이라 부르면 어떨가 혼자 뇌까려보기도 했다.


누군가의 말처럼 미치도록 가보고 싶어했던 땅, 노래가사처럼 울릉도 동남쪽으로 씨플라워호를 타고 3시간 가량 뱃길을 가르며 도착한 곳, 독도(獨島). 한반도의 시작이자 찬란한 햇살을 가장 먼저 품는 독도가 우리 땅임을 확인하기 위해 그날도 수많은 애국국민들이 독도를 향하고 있었다.
 
- 독도를 지키고 있는 괭이갈매기가 새끼를 보살피고 있다
독도를 사랑하는 420여명의 애국국민들은 6월11일 오후 3시간 이상 바닷길을 가르며 4시30분에 독도에 닿았다. 그러나 그들 모두 독도에 입도해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민족대표 33인을 상징해 각 조직의 대표자로 구성된 33인만이 사전에 예약되어 있었던 탓에 그들만이 독도 최정상에 오를 수 있었고 나머지는 접안지역에 머무르며 독도 땅을 밟은 것에 만족해야 했고 일부는 또 독도주변을 선회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독도에 입도하자마자 33인 대표자들은 지금 오르지 않으면 일본에 빼앗기기라도 하듯 태극기를 손에 쥐고 600여M의 가파른 계단을 하나둘 밟으면서 불과 30여분만에 독도정상을 향해 올랐다. 정상 바로 아래 일본땅을 향해 호령하듯 바라보고 있는 ‘한국령(韓國領)’에 시선이 집중되었다.

1953년 4월 33명의 독도수비대원들이 독도를 점령한 일본인들을 몰아내고 동도 암벽에 ‘한국령’이라는 표지를 새겼다. 정말 장한 일이다. 이 자랑스런 ‘한국령’에 서서 일본 땅을 주시하고 있는 33인 대표자들도 주체할 수 없는 비장한 애국심이 끓어오르는 듯 했다. 그것도 잠시...바람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 정상이 멀지 않은듯 했다. 30여M 남짓...독도최정상.
 
- 여기는 독도 최정상, 갈매기와 하늘과 땅이 조화를 이룬 곳,저들은 어디를 주시하고 있을까?
해발 98M의 독도최정상에 올랐다. 망망대해 위에 깎아지른 바위 봉우리로 이뤄진 독도의 풍광은 웅장하면서도 뭍에서 갓 돌출한 섬처럼 생경하게 보였다. 코키리를 닮은 독립문바위와 주변에 크고 작은 암봉, 거제바위와 탕건봉 등은 바다 한가운데 펼쳐진 기암 전시장처럼 보인다.

동도와 서도 두섬 사이 수면 아래로는 자갈과 모래가 환하게 들어올 정도로 너무 맑다. 바다와 하늘과 조화를 이룬 독도의 자연 경관은 어느 곳을 카메라에 담아도 한폭의 그림을 방불케 한다.

그러나 그들에게서는 정상을 오른 자의 웅혼미가 흐르기 보다는 수천 년 간직해온 우리 것을 지켜야 한다는 비장미가 느껴졌다. 한동안 말을 잊은채 푸른 바다를 둘러보고 나서야 웅성대기 시작했다. 일본 땅을 향해 큰 목소리로 ‘이 땅이 어떻게 니네 땅이냐’고 외치는가하면 ‘독도는 역시 우리땅이군’하며 점잖게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인천에서 온 분은 섹스폰으로 ‘독도는 우리땅’을 구성지게 연주해 독도정상의 분위기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 독도 최정상에서 내려다본 독도의 모습
그날 독도정상을 휘감아 부는 바람을 핥으면서 손을 내밀면 마치 하늘을 가슴에 담을 수 있을 듯 했다. 깎아지른 듯한 벼랑 마다 방금 목욕하고 나온 듯 윤기 반지르르하게 흐르는 새하얀 갈매기들과 제 새끼를 낳아 돌보느라 여념이 없는 어미 괭이갈매기의 다정한 눈길도 보았다.

최정상에 머물기를 겨우 30여분, 사방을 돌아보기에 연신 바빴지만 사실 독도 정상에서 사방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일본땅이라고 우길만한 근거는 하나도 찾을 수 없었다.

하다못해 꿱꿱거리며 날아다니는 저 수천마리의 갈매기조차 일본땅에서 건너온 갈매기는 한 마리도 없을 것이고 독도 주변에서 많이 잡히는 오징어나 명태조차 일본해류를 타고 이곳으로 흘러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 망망대해를 바라보면서
이곳이 정상인데 아쉬운 것이 하나 있었다. 아무리 지도를 찾아봐도 독도최정상에 걸맞는 번듯한 이름이 없었다. 누구에게 물어볼 수도 없었다. 다 알고 있는 이름을 나만 몰라 물어본다며 핀잔받을 것 같아서 말이다.

그런데 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이 단 한사람도 없었다. 혹자는 일출봉(日出峯)이 어떠냐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었지만...너무 경외스런 땅이라 감히 이름을 올릴 수 없었다는 얘기인가? 개인적으로는 독도최정상에 있는 봉우리이니 그냥 ‘독도봉(獨島峯)’이라고 부르면 어떨까? 혼자 뇌까려보기도 했다.

독도경비대원들이 생활하는 막사와 헬기장, 독도등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 시도했다가 몇차례나 제지당하고 더는 찍기를 포기했다.
 
- 독도정상에서 울려퍼진 "독도는 우리땅" 섹스폰 소리에 숙연한 분위기도 감돌고..
돌아가야 하는 뱃시간이 촉박해 바삐 하산해야만 했다. 하산길에 이곳저곳 독도만의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어느 곳 하나 빼 놓을 수 없는 ‘비경(秘景)’ 그 자체였다. 내려가다 돌아보고 내려가다 또 돌아보고..아쉬움만 남는 머무름이었던 탓이리라...

접안지역에서는 나홍주 전 독도조사학회 회장이 확성기를 통해 "독도문제의 고찰"이란 특강을 통해 독도를 우리 땅으로 지키고 가꾸어 나가야 한다고 외쳤다.
나회장은 “독도는 한,일간 법리상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의 독도에 대한 탐욕의 문제”라고 지적하며 “실효적인 지배와 주권수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아쉬움이 절절이 배어있는 이곳 독도정상에서 한컷 흔적으로 남겼다
동북아역사재단을 이끌고 있는 류재정 동아인제대 교수도 “독도를 굳게 지키기 위해 10-20호 이상 주민을 상주시키고 해양 소도시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주장해 관심을 모았다. 마침 이날 울릉도 내 초등학생들도 독도를 방문해 독도에 대해 글짓기 등 관심을 유도시키기 위한 활동도 활발히 전개됐다.

씨플라워호에 다시 몸을 실으면서 많은 국민들이 독도로 가는 길은 애국심의 발로였지만 내려오는 길은 아쉬움의 여정이었다. 독도에 대한 자세한 소개책자도 부족했고 포항이나 묵호에서 울릉도를 거쳐 독도로 가는 뱃삯이 엄청나고 하루 하번 운행되는 배편도 관광객들의 발길을 묶어 여정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이번 행사는 코리아독도녹색운동연합(상임대표 박순종, 공동대표 방길남)이 주최하고 동북아역사재단이 후원, 안용복장군 기념사업회, 광개토대제기념사업회, 한민족흰옷입기운동본부, 대한민국 독도사수대, 대한민국 독도사랑회, 인천장애인 문화인협회 등 수십 여 개의 단체들이 참가했다. (이종납)
이종납칼럼니스트 기자 ljn11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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