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펜싱연맹의 특별상 필요없다.

  • 등록 2012.08.01 12: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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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람 선수에 대한 사과와 오심인정이 우선이다.

모든 스포츠는 맨탈 운동이다. 특히 0.001초 차이로 승패가 판가름 나는 운동경기에서의 멘탈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영, 팬싱, 육상 등이 그렇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출전한 우리나라 선수에게는 상대 선수뿐만 아니라 심판과도 싸워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400 미터 자유형 수영 종목에 출전한 박태환의 심판 판정 오류는 그날 저녁에 있었던 결승전까지 매우 지대한 멘탈의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어쩌면 박태환의 금메달은 자격 미달의 한 심판에 의해 저지된 것이라고 해도 다른 변명의 여지가 없다.

66 KG 이하 급 남자 유도 종목에 출전한 조준호 선수의 판정 번복 사태는 차라리 일종의 희극과도 같았다.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는 유난히도 한국 선수들에게만 오심 판정이 일어나고 있다. 비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한국의 취약 종목인 여자 펜싱 에페 개인전에 출전한 신아람 선수는 상대를 연전 연파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31일 열린 준결승 상대는 독일의 하이데만 선수였다. 신아람은 하이데만과 막상막하의 실력을 겨루다가 연장전 까지 갔다.

남은 시간은 1초였고 공격권을 가진 신아람이 이대로 경기가 끝난다면 결승 진출을 하게 되어 있었다. 1초라면 ‘똑 딱’한 번이면 지나가는 그야말로 찰나와도 같은 순간이다. 그런데 그날의 1초는 마치 1분처럼 더디게 갔다. 이 와중에 3차례나 경기가 멈췄다 재개되면서 마치 시간이 정지된 우주 공간과도 같은 현상이 발생됐다. 누가 봐도 움칠하는 순간이면 1초는 지나간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고 있다. 그날의 1초는 정지되어 있었다. 결국 신아람은 패했다. 하이데만 선수와 심판과 벌린 2 대 1로 싸운 경기에서 졌던 것이다.

신아람은 통한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고 우리나라 코치의 항의는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미 맨탈이 무너진 상태에서의 동메달 쟁탈전은 아무런 소용이 없었던 것이다. 신아람은 이렇게 심판의 오심 속에서 펜싱사의 얼룩진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말았다.

31일 박용성 대한체육회 회장은 런던올림픽 메인미디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펜싱연맹(FIE)이 신아람 선수의 스포츠맨 정신을 높아 평가해 특별상을 주겠다고 제안했고 이를 받아 들였다고 밝혔다. FIE는 특별상을 주는 배경에 대해 “ 오심논란은 여러 문제가 겹친 어쩔 수 없는 사건이었다, 신아람이 보여준 스포츠맨십은 높이 평가 한다”고 말했다.

26세의 신아람은 지난 4년 간, 모든 것을 제쳐두고 오직 런던올림픽만을 위해 피땀을 흘리며 훈련을 해 왔을 것이다. 그런 신아람에게 FIE의 특별상을 수여하겠다는 조치는 마치 뺨을 실컷 때려놓고 약 발라 주는 격과 같은 행위다. 그런다고 해서 신아람이 받은 정신적 상처는 영원히 치유가 되지 못할 것이다.FIE가 신아람에게 특별상을 주겠다고 나선 것은 오심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반증일 뿐이다.

그렇다면 FIE는 신아람에게 특별상을 줄 것이 아니라 1초를 1분으로 만든 오심의 당사자인 오스트리아 국적의 바바라 차르 심판을 영구 추방해야 하고 ,항의를 묵살한 심판 운영위원들에게 응분의 책임을 물은 뒤에 신아람 선수에게 공개 사과를 하는 것이 특별상을 수여하는 보다 훨씬 더 신아람의 상처를 달래는 길이 된다는 것이다. 대한체육회는 이런 점을 고려 했어야 마땅했다.

한편 FIE의 특별상 수상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분노를 삼키지 못하고 있다. 신아람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라도, 심판의 오심 판정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서라도 신아람은 특별상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국민 여론이 압도적이다. 따라서 대한체육회는 국민들의 정서를 감안하여 특별상 수여를 거부해야 해야 마땅하다, 펜싱 경기는 누가 먼저 상대를 찔렀는지 표시등이 들어오지 않으면 식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초 스피디한 게임이다. 이런 경기에서 1초가 1분으로 둔갑되었다면 특별상 아니라 금덩이를 준다고 해도 거절해야 마땅하다. 마침 신아람 선수 본인도 특별상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체육회는 국민들의 정서와 신아람 선수 본인의 의견을 존중하여 특별상 수상을 철회해야 한다.
석우영 논설위원 기자 stone6200@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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