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곡물시장이 출렁인다.

2012.08.16 11:51:25

정부는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세계 인구는 이미 70억 명을 상회했다. 사람은 하루에 세끼는 무엇이든 간에 먹어야 산다. 세계 70억 명이 하루에 먹는 곡물의 식량 량만 해도 천문학적인 숫자가 소비될 것이다. 그러므로 식량 증산은 전 세계인의 숙제가 되고 있다. 지금 지구는 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인한 가뭄과 홍수 등의 피해로 인해 경작지는 유실되고 재배 면적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식량 기근 현상은 기상이변이 심한 지역부터 점차 확대일로에 있다.

지난 2007년과 2008년도에는 전 세계에 몰아닥친 기상이변으로 인해 국제 곡물가 인상 파동 사례를 한차례 이미 경험 한 바가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 쌀 생산 최대 수출 국가인 베트남에서는 국내 쌀 가격의 폭등으로 인한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고 방글라데시에서는 폭동사태를 초래하기도 했다. 식량 자원의 확보는 이제 전 세계 국가가 전략적으로 중시하는 무기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자족율은 국민 인구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우리 국민의 주식의 주원료인 쌀의 자급율은 이미 100%를 넘어섰지만 쌀을 제외한 기타 곡물류의 자급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여타 곡물 중 콩 종류만 10% 수준에 근접해 있고 주요 가공식품의 주원료인 밀이나 옥수수의 자급율은 1%에도 못 미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제 곡물가가 조금이라도 상승하면 물가상승 압박 요인을 견뎌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올해는 유난히 폭염과 가뭄이 심해 식량 최대 생산국인 미국과 러시아의 곡물 작황이 최근 들어 최악의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국제 곡물가는 지난달 이미 17%나 올랐다. 국제 곡물 시장도 세계 투기자본가의 대상으로 전락되어 국제시장의 큰손으로부터 매점매석 당하기도 하고 입도선매를 당하기도 하며 선물 거래의 주요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기상이변으로 촉발된 올해 식량 생산 대국들의 작황 저조로 인해 올해 말에는 밀가루와 옥수수 가루의 가격이 올해 2 분기 보다 각각 27.5%와 13.9%로 급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곡물가격 상승은 곡물을 원료로 하는 가공식품 가격에도 영향을 크게 끼쳐 일반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 예상되어 ‘에그플레이션’ 현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쌀을 제외한 기타 대다수 곡물류의 수입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지만 중국 역시 기상이변의 영향을 크게 받은 탓에 잉여 농산물이 예년에 비해 그리 넉넉하지가 않은 상황이다. 세계 식량 위기의 근원이 기상이변에 있는 것이 틀림없는 사실이기는 하지만 우리 농산업계의 지지부진한 구조개혁에도 그 원인이 상당수 있다고 본다. 국내 농가에서는 주로 쌀 생산에만 주력한다.

대체 작물 재배에도 농지의 상당 부분을 할애하여 곡물의 다종화 생산을 시도해야 하지만 쌀을 제외한 대체 곡물은 재배하는 경작지에 비해 경제성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농민들이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정부 당국에서 대체 곡물의 생산을 증대시키기 위한 정책 대안도 부재한 편이다.

따라서 정부는 우리나라의 경작지의 문제와 농가 선호도에 따라 더 이상 쌀을 제외한 대체 곡물의 증산이 어렵다면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해외 식량 전진농업 기지를 마련하는데 투자를 해야 할 것이며 콩이나 밀, 옥수수를 주로 경작하는 농가를 위해서는 획기적인 유통구조의 개선과 정부의 실질적인 농가지원 정책들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올해만 하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4000만 톤의 곡물류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은 해가 거듭 될수록 기상이변이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부족한 곡물량은 더욱더 증가 할 것이다. 따라서 곡물류는 앞으로 세계 시장에서 희토류만큼이나 곡물 자원 확보 전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정부는 단기적, 장기적 대책을 시급히 서둘러야 할 것이다.
석우영 논설위원 기자 stone6200@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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