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에 골프대회를 열었다고?

2012.08.17 11:57:56

근무기강이 해이진 주중대사

올해는 중국과 수교를 한지도 벌써 20년째가 되는 해다. 1992년 수교 당시의 교역액은 64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2011년 말 기준으로 2409억 달러로 37배나 증가했다. 인적교류 역시 수교당시에는 13만 명에 불과했으나 2011년 말 기준으로 보면 641만 명으로 49배나 증가했다. 중국과 국교를 수립한지 20년 만에 양적 팽창은 괄목하다 하겠으나 질적 평가는 아직도 제자리걸음을 걷는 수준이다. 특히 올해는 한,중,일 등 극동 3국간에 신냉전 체제가 도래했다고 평할 만큼 첨예한 대립으로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이들 3국간에는 결코 양보할 수없는 영토 문제로 인한 신경전이 예민하게 전개되고 있는 중이다.

중국과 일본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문제로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을 정도로 첨예한 긴장감이 형성되고 있고, 한국과 일본 사이에도 독도 문제로 인해 연일 날선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 이처럼 영토문제를 둘러싼 극동 3국간의 팽팽한 긴장감은 앞으로도 더욱 심해 질것이다.

제주도 남방 이어도는 분명한 한국의 영토임에도 중국은 자국 관할권 내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은 틈만 나면 동북공정을 통해 옛 발해나 고구려의 역사도 중국의 역사로 편입시키는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심지어는 우리 민족 고유의 아리랑을 자국의 문화유산으로 귀속시키는 민족주의의 발호도 서슴치 않고 자행하고 있다.

올해 67주년 광복절은 동북 3국이 벌이는 첨예한 대립 속에서 맞이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차기 국가 지도부를 구성하는 제 18차 당 대회를 앞두고 하베이성 베이다이허에서는 중국최고 지도부들이 모여 회의를 열었다. 상무위원 수를 조정하고 보시라이 전 충칭시장의 재판 공개여부를 놓고 중국 지도부 간에 격한 논쟁이 있었다고도 전해졌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지금 중국에는 북한의 실질적인 권력 서열 2인자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그 일행들이 나선 경제지구 투자확대를 위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대내외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점에 주중 한국대사관 직원 80여명 가운데 50여명이 광복절을 맞아 직원 단합대회 겸 골프대회를 가졌다고 한다. 지난해 5월 이규형 대사가 부임한 이후 1년에 두 차례 3.1절과 광복절에 직원 골프대회를 열었다고 한다. 이규형 대사의 처신을 보면 작금의 정세가 골프 대회를 열 정도로 한,중 관계가 태평한 시절로 착각을 했거나 아니면 외교의 기본을 망각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도 달리 변명할 말이 없다고 본다.

지금 한 중간에는 첨예한 문제가 한 둘이 아니다. 서해상에 만연하는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 문제, 탈북자 문제, 그리고 북한 인권운동가 김영환 씨 고문 사건 등, 어느 하나도 제대로 해결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사건들이다. 주재국의 대사라면 이러한 국가적 난제를 두고서는 단 한순간도 긴장을 늦추어선 안 될 일들이다.

특히 지난 광복절 기념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전시 여성인권 문제로 규정하면서 일본 정부의 책임을 촉구하자 일본 우익단체들은 벌떼처럼 일어나 주일 대사관은 거센 항의와 시위로 인해 몸살을 앓았던 날이 바로 광복절 이었다. 그런데도 주중 한국 대사관 직원들은 골프대회를 열었던 것이다. 중국이 우리를 깔보는 이유도 공직자들의 이런 정신 상태를 일상적으로 보고 왔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소찬호 발행인 기자 stone6200@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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