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와 산토끼

2012.08.21 12:10:01

외연확대에 전력을 기울려야

박근혜는 오늘부터 공식적으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의 지위를 갖게 된다. 국무총리급의 예우를 받게 되고 경찰청의 공식 경호도 받게 된다. 새누리당의 모든 최고 의사결정은 박근혜 후보로 통하게 된다. 집권 여당의 최고 정점에 박근혜 후보가 방점을 찍은 것이다.

지난 4월, 4.11 총선을 앞두고 충청남도의 소도시인 보령시에 박근혜 후보가 지원 유세차 방문했다. 수많은 인파가 박근혜 후보의 얼굴을 보기 위해, 또한 육성 연설을 듣기 위해 몰려들었다. 보령시가 생긴 이래 최대 인파가 몰렸다고 언론들은 그 당시 모습을 전했다.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꾼 뒤라 한나라당에 익숙해 있었던 장년층에게 새누리당은 매우 어색한 이름이었고 생소하게 들리는 이름이었다.

“오늘 보령에 누가 온다고?, 무슨 당이라고?, 새누리당은 또 뭐냐.? 우리는 그런 것 모른다. 박근혜 당이냐 아니냐 , 우리는 그것만 알면 된다”, 지난 4.11 총선을 맞이한 충청도의 민심은 그렇게 변해 가고 있었고 박근혜당(?)은 결국 충청권에서 승리를 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대선을 앞둔 일차 접전지역에서 박근혜 후보가 중원을 차지했던 것이다.

어제 열린 새누리당 후보자 결정 전당대회에서 압도적인 지지율로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었다. 과거에 득세했던 소위 친이계는 잔존 세력만 겨우 명맥만 유지할 정도로 존재감이 소멸된 채 진정한 세력교체가 이루어진 전당대회였다.

이에 앞서, 박근혜의 승리를 예감한 EU의 맹주,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후보자 결정 전당대회를 하루 앞두고 승리를 기원하는 전문을 보내왔다. 과학을 전공했고, 아이가 없는 개인사를 지니고 있으며, 야당 당수시절 위험에 처한 당을 살려낸 일, 등등을 헤쳐 나온 메르켈 총리의 정치역정이 어쩌면 같은 여성인 박근혜 후보와 너무나 흡사하다고 봤기 때문이었을까, 메르켈 총리의 기원에 보답하듯 박근혜는 대한민국 건국이후 집권 여당의 첫 여성 대통령 후보라는 공식적인 타이틀을 획득함으로서 메르켈 총리에게 화답을 했다.

지난 2007년 8월, 그 날의 여름도 몹시 더웠다.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자 지명 전당대회에서 이명박 후보에게 간발의 차이로 아쉽게 석패한 박근혜는 “제가 졌죠?” 라는, 한마디 말을 던지고 홀연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역사에 남을 만한 감동의 승복 연설을 함으로서 박근혜를 지지했던 수많은 열혈 지지자들로 하여금 통한의 눈물을 흘리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박근혜 후보였다.

그리고 꼭 5년이 지났다. 2007년에는 아쉬움에 젖어, 억울함에 젖어, 분통에 젖어 흘렸던 지지자들의 눈물이 어제는 환희와 기쁨에 젖은 눈물로 변했을 것이다. 5년 전, 거의 반 강제적으로 강탈을 당하여 빼앗긴 것과 진배없었던 후보자의 자격을 5년 만에 찾아 온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에 감회가 새로운 지지자들의 눈물도 많았을 것이다.

하루가 지난 오늘 아침 라디오 방송은 온통 박근혜 후보의 선출소식과 전망으로 주파수가 분주하게 움직였다. 정치평론가들의 평가도 다양했다. 그러나 한 가지 공통된 점은 그동안 박근혜 후보가 보여준 리더십은 이미 검증 차원을 넘어섰다는데 이견이 없었다. 박근혜 후보에게는 어지간한 바람에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지지 세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지지층을 분석하면 보수층의 80% 정도는 결집을 이루어내 집토끼로 이미 만들어 놨다는 정치권 일각의 시각도 존재한다. 이와 더불어 상당수의 중도세력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박근혜 후보나 참모들이 해야 할 일은 산토끼를 잡으러 가는 일만 남아 있다고 볼 수가 있다. 즉, 외연확대라는 숙제를 풀어야 하는 일이다. 이것이 바로 산토끼다. 박근혜 후보는 어제 후보자 수락 연설에서 국민대통합, 강도 높은 정치개혁, 경제민주화, 부정부패의 척결, 국민 모두의 행복을 강조했다. 시대가 요구하는 어젠다를 밝힌 것이다. 특히 국민대통합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는 점에서 박근혜 후보의 원대한 국정운영에 대한 포부를 읽을 수가 있다.

정치권에서는 2030세대와 수도권의 열세를 박근혜 후보의 약점이라고 지적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건국 이래로 우리 사회에는 적당한 반칙과 적당한 위반, 그리고 적당한 탈법과 불법이 기득권을 방어하는 수단으로 자리매김해 온 것도 부인 할 수없는 사실이다. 박근혜 후보가 2030세대들로부터 지지율을 올리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회 정의를 칼날처럼 바로 세우는 청사진과 진면목을 보여 준다면 집을 나간 산토끼가 돌아오는 것은 한 순간에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박근혜 후보는 자신이 평소 가슴에 품었던 포부이자 염원인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 할 수 있는 마지막 꿈을 실현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그 어느 때 보다, 그 어느 누구 보다, 자신의 꿈을 실현시킬 기회는 가까이 다가와 있다. 지난 5년 동안, 박근혜 후보는 통한의 아픔을 가슴에 삼키며 도광양회의 길을 걸어왔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기나긴 어둠에 감추어 두었던 은빛 칼날을 칼집에서 꺼낼 시기가 드디어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만간 국정 운영의 청사진이 공개 될 것이다. 시대는 변화를 거슬러 이루어진 역사의 존재를 거부하는 법이다. 박근혜 후보가 진정으로 준비된 지도자라면, 변화의 물결에 자신의 전부를 던질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아도 될 것이다. 언제나 좋은 일에는 덕담이 따르는 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의 인심이다. 박근혜 후보의 장도에 담대한 웅비(雄飛)의 결실이 주렁주렁 열리기를 기원하는 덕담을 보내지 않을 수가 없다.
석우영 논설위원 기자 stone6200@yahoo.co.kr
Copyright @2012 더타임즈 Corp. All rights reserved.Copyright ⓒ

PC버전으로 보기

서울특별시 서초구 신반포로 15길 19 아크로리버파크 107동 1205호 010-4667-9908 서울아00313
Copyright ⓒ All Rights Reserved.보도자료soc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