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브러더스 파산과 한국 금융

2008.09.18 06:31:29

94년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3위의 투자은행 메릴린치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500억 달러에 매각되면서 리먼 브러더스(LEHMAN BROTHERS/ 이하‘리먼’)의 매각이 실패되자 리먼은 ‘챕터11’ (Chapter) 이라는 파산을 신청했다 한다.

이 문제가 9월 위기설을 어렵게 넘긴 국내금융계에 어떤 영향이 나타날까에 아니라도 예민한 국민의 눈과 귀를 모으게 하고 있다.

리먼 브러더스는 국내 자금이 많이 투자된 곳이라 ‘챕터11’이 받아질 경우 ‘챕터7’으로 가지 못하면 원금 회수 시 매각대금 분배방식으로 인해 국내금융 손실액을 예단하기 어렵다. ‘챕터11’이란 우리로 말하면 법정관리 개념이며, ‘챕터7’이란 법정관리 해제로 소생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158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미국 금융(은행+증권)계의 4위를 자랑하는 리먼의 파산신청을 보며 우려한다. 이번 리먼 사태는 일개 예고편이 될지도 모른다고 하는 국제 금융시장의 구조문제와 한국의 금융에 미치는 영향의 변수가 무한대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금융사가 메릴린치와 리먼 브러더스에 투자한 금융은 14억 달러(1조4천억)라고 알려지고 있다. 1조4천억이라고 한다면 그중에 메릴린치에 투자금은 보존에 이상이 없으므로 별것도 아니라고 보기 쉬우나 그게 아니다. 158년 전통의 미 금융사가 제 몸을 가누지 못한다면 한국의 금융시장은 얼마나 불안정한가에 대한 단면이다. 실 투자금의 손실여부보다 중요한 것이 금융 불안 심리의 발동이라고 하는 문제다. 차제에 우리는 어쩔 수 없는 국내와 국제금융시장의 연결고리를 상고해 볼 이유가 있다. 금융정책의 기본은 가진 돈(소유자산)+번 돈= 저축(모아두기/투자하기) 개념이다.

적든 많든 가진 돈을 생각해 보자. 가진 돈이란 땀 흘려 번 돈으로 월급에서, 또는 수익에서 지출을 빼고 남은 쌈짓돈이라거나 평생을 근무한 직장에서 퇴직하며 받은 퇴직금, 또는 소유 부동산을 판 목돈 등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이때 이 돈을 장롱에 현찰로 보관하는 사람은 없기에 장기저축을 든다거나 다른 부동산을 사들이거나, 증권에 투자를 하는 방식을 택하게 된다.

장롱 속에 둔다는 것은 생각해 볼 이유가 없고, 장기저축이나 부동산 매입, 증권 등의 투자와 같은 셋 중 하나를 택하게 된다. 문제는 장기저축을 했는데 은행이 부도가 나면 어쩌겠는가? 바로 이런 현상이 이번 리먼 사태다. 리먼은 은행과 증권사를 가진 금융사로 150년이 넘고 미국 금융순위가 4위다.

문제는 한국의 모든 금융사(은행+증권사)와 연결고리를 가진 것이 미국의 은행이며 세계 금융시장이라고 하는 것이다. 떼려야 뗄 수가 없는 것이 돈의 흐름은 세계가 함께 돌아가는 지구의 자전+공전과 동일하다는 이치가 문제다. 이 말은 내 호주머니나 내 집, 또는 우리나라 경제만 잘 챙기면 안 된다는 것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대출하고 내 호주머니가 무슨 상관이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은 참으로 피곤한 일이나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실상이다.

그러나 지구의 자전과 공전을 막지 못하듯, 돈으로 돈을 사고 산 돈이 돈을 버는 금융구조는 한국의 경우 변색 탈색현상이 두드러지다는 것은 생각해 볼일이다. 명동의 달러장사처럼 돈으로 돈을 사니 부동산 투자의 졸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모든 국민이 은행에 저축만 한다면(수신), 은행은 그 많은 돈의 이자를 못 줌으로 누군가에게 고리로 대출을 해 주고(여신) 이자차익을 수입금으로 잡아야 하는데, 이때의 ‘누군가’에 해당하는 대상은 곧 기업이며, 기업 가운데서 상장회사의 증권과 연결되게 마련이다.

이렇게 연결된 증권도 은행의 수신여신과 같은 구조여서 다시금 국내에서만의 흐름으로는 이윤을 보장해 주지 못하기 때문에 거대 국제 금융계로 재투자를 해야 한다는 원론이 성립된다. 그런데 세계 유수의 거대 금융사가 파산하고 부도가 나는 이치는 무엇일까. 바로 돈만 굴리고 돈만으로 이윤을 챙겨주어야 하는 거대한 원리의 모순이 여기에 있다. 그러므로 생산이 일어나는 이윤과 생산이 일어나지 않는 부동산의 이윤이나, 생산 부실한 금융의 거대구조 역시도 결론은 부도나기 십상이게 마련이다.

우리는 코스피나 코스닥의 종합주가가 하루 이틀 만에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경우를 많이 봐 왔다. 그래서 오를 때는 더 많은 매수가 일어나 즐거워 하다가 결국은 급락 폭이 갑절이 넘어서 엄청난 손실을 본 국내 증권 투자의 개미군단 몰락을 많이 보아왔다. 심지어는 일주일도 안 된 사이에 수십조 원이 증발한 경우도 당했는데, 원인은 조건 없이 해외 큰 손들의(주가 조작과 다른) 연속 매입에 따라 주가가 높아지면 일시에 매각하고 빠져나가는 돈의 힘에 무너진다는 것은 정석처럼 돼 있다.

일을 해서 돈을 번다는 생각이 아니라 이런 자전과 공전의 이치에 속하는 금융(증권)으로 돈을 번다는 것에 대한 개미떼 같은 우리네의 재물 관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더 큰 금융재앙이 오기 전에, 내 주머니와 나라의 주머니 관리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정부의 몫, 바로 기획재정부의 금융정책이나 통화정책은 이래서 국민의 밥상이요 곧 목숨처럼 소중하다.

그러나 누가 지혜가 있어 강만수 장관의 금융시스템의 하자를 발견하며, 누가 지혜가 있어 발견한 하자의 궤도를 수정하게 할 것인가. 한숨만 쉴 수도 없는 작금- 정부의 금융 비상대책회의가 열리고 있다는데, 모쪼록 슬기로운 대처를 기대한다. (더타임스,국망산)
뉴스 편집국 기자 soc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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