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우 신앙에세이

  • 등록 2009.05.05 23:20:13
크게보기

욕에 대하여

김지우 신앙에세이
담배 피우시는 하나님3


욕에 대하여

김지우

지나가는 한 여학생이 "에이 씨팔, 재수 더럽게 없네. 내가 뱉은 껌이 내 옷에 달라붙었어..니그미" 그런다. 그러자 같이 가던 친구 여학생이 "나도 어제 그랬어 씨팔, 기분*같더라."하고 거든다. 오호 통제라. 언제부터 우리 사회에 이런 욕이 횡행하게 되었던가. 개탄스럽다.
이 여학생들 뿐만 아니라 요즘은 남녀노소 가릴 것없이 욕하는 모습을 주변에서 너무 쉽게 그리고 자주 볼 수 있다. 심지어는 초등학생들까지도 거침없이 십원짜리 욕을 내뱉는다. 욕을 빼면 아예 말이 되지 않을 정도이다.
왜 이런 현상이 생겨났을까?
혹자는 군대문화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정말이지 군대 갔다 온 사람은 다 알 정도로 군대내에서의 욕설은 심한 것이 사실이다. 말이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나도 겪어봐서 자신있게 하는 말이다. 내가 군대에 복무하던 80년대 초중반, 입대하면서부터 욕하는 넘들(?) 때문에 평소 욕을 거의 하지 않는 나는 적잖게 당황스럽고
곤란했다. 나도 그들과 같이 욕을 써보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몇 번 시도해 보다 도저히 안 되어서 그냥 제대할 때까지 욕을 쓰지 않은 채 지냈다.
실제로 나는 지금도 욕을 거의 하지 않는다. 게다가 초등학생 이상의 상대에게는 대개 존대말을 쓴다. 그것이 남들 눈에는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 괜히 고상한 척한다는니 별종이니 하는 말을 들어 본 적은 없지만 내심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내가 잘못된걸까?
어쨌든 군대에서의 그런 생활에 익숙해지다보니 제대 후에도 욕을 많이 쓰게 된다고도 볼 수 있다.(예비군훈련장은 그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폭력적인 영화나 드라마 같은 매체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최신 TV드라마를 봐도 영화를 봐도 쌍욕이 예사로 튀어나오는데 듣기 민망할 정도로 수위가 높다.(그런 건 검열이 안 되나. 검열해서 잘라내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난리를 치겠지.) 그리고 그것은 자극적이고 감각적인 것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욕망과 잘 맞아 떨어져서 확대재생산된다.
물론 욕은 고대로부터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아담의 원죄 이후로 시작된 것이 욕인지도 모른다.
가벼운 욕은 애교로 보아 넘길 수도 있다. 그러나 욕은 분명 폭력이다. 언어폭력.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한 마디의 욕이 누군가에게 정신적으로 심각한 상처를 입힐 수도 있다. 그런 줄 아는지 모르는지 오늘도 욕, 욕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
하나님
이럴땐 어찌해야 합니까? 욕하는 분들(?)이 정말 밉고 싫은데 그냥 방관해야 합니까? 아니면 언어정화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여야 합니까? 제 말은 도무지 듣질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제발 욕하는 분들을 혼내주셔서 다시는 욕을 못 하도록 버릇을 단단히 고쳐주십시오. 욕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다.
김지우 논설위원 기자 liver148@hanmail.net
Copyright @2012 더타임즈 Corp. All rights reserved.Copyright ⓒ

PC버전으로 보기

서울특별시 은평구 응암로 328 010-4667-9908 서울아00313
Copyright ⓒ All Rights Reserved.보도자료soc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