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진흥원, 탈시설 장애인 부부 결혼식 열어 ‘감동’ 선사

  • 등록 2023.05.21 21: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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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원서 탈시설한 중증 정신장애인 커플...24년 긴 연애 끝 결실 맺어

- “행복빌어요”...결혼식 소식에 지역사회 곳곳서 후원 등 도움손길 이어져

 


 

[ 더타임즈 마태식 기자 ] 대구시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이 19일 아름다운 행사를 준비했다 성희야 사랑해! 성희야 사랑한다! 성희야 정말 사랑한다!” 환갑이 넘은 늦깎이 신랑의 우렁찬 만세삼창에 하객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두 사람은 주름이 깊어진 두 손을 꼭 맞잡고 버진로드를 천천히 행진했다.

 

이 특별한 결혼식의 주인공은 중증 정신장애인인 신랑 이경남(62)씨와 신부 김성희(54)씨다.

 

대구광역시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원장 정 이하 행복진흥원)은 남구장애인자립주택에 살고 있는 이들 장애인 부부를 위해 지난 19일 결혼식을 열었다.

 

두 사람은 행복진흥원 소속시설인 희망원에서 동료 거주인으로 만나 무려 24년간 인연을 이어오다가 지난 20219월에 함께 탈시설하여 올해 2월 혼인신고와 세대합가를 마쳤다.

 

부부 모두 기초생활수급자로 결혼식은 상상만 할 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들의 소식을 접한 행복진흥원 정순천 원장이 두 팔을 걷어붙였다.

 

정 원장은 장애도 나이도 긴 세월도 모두 뛰어넘은 두 분의 사랑 이야기를 듣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두 분의 새로운 시작을 축복하기 위해서 지역의 기업들과 뜻을 모아 결혼식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신랑 신부의 새로운 출발을 위해서 오무선 뷰티컴퍼니에서는 화장과 머리손질을, ‘백현주 한복연구소에서는 한복드레스를 후원하는 등 지역사회 곳곳에서 결혼식을 성공적으로 치르도록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또한 이날 결혼식에는 두 사람이 자립하는 과정을 지켜본 희망원 식구들과 자립주택 동료 입주장애인들을 비롯해 대구시청과 남구청, 지역 유관기관, 행복진흥원 직원 등 100여명이 참석해 새로운 출발을 축하했다.


 


신랑 경남씨는 성희씨와 같이 살 수 있는 것도 꿈만 같은데 결혼식까지 하게 되다니 믿기지가 않습니다. 도움주신 분들께 보답하는 마음으로 남은 평생을 행복하게 살겠습니다라며 연신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행복진흥원은 그동안 두 사람의 탈시설과 지역사회 정착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해왔다. 희망원에서는 자립프로그램을 통해 음식만들기, 돈 계산하기, 전화걸기 등 기초적인 일상생활 영위를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였고, 남구장애인자립주택으로 입주한 후에는 독립된 주거환경에서 전담 코디네이터가 사례관리를 통해 일상생활 및 일자리, 사회참여 등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했다.

 

행복진흥원은 향후 두 사람이 자립주택에서 충분한 연습을 마치고 지역사회에 완전히 자립할 수 있도록 영구임대아파트로 주거이전을 돕고 복지관 등 지역자원과 연계를 통한 단계적인 연착륙도 지원할 계획이다.

 

행복진흥원 정순천 원장은 수십년간 시설에서 생활했던 장애인이 사회로 나와 보통의 가정을 꾸리며 지역주민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탈시설 모델이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시설 거주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마태식 기자 cartoonist-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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