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표는 차라리 탈당하라

  • 등록 2008.02.02 15: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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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전 대표
한마디로 작금에 펼쳐지고 있는 외줄타기 같은 한나라당의 내홍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안타깝다 못해 짜증이 나기까지 한다.

지지고 볶는 볼썽사나운 꼴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연민의 정 마저 느끼게 한다. 한나라당의 대선승리 결과가 고작 이전투구 식 그릇싸움과 섣부른 무소불위의 인수위 질주 행태가 계속된다면 다가오는 4월 총선은 불을 보듯 뻔하다. 아무리 옥동자를 낳는 산고의 과정이라 하지만 과반수 의석 확보는커녕 조각날 위기에 처해 있다.

분명히 말해두지만 4월 9일 얼마 남지 않았다. 한나라당으로서는 벌써부터 벌어 놓은 점수를 야금야금 까먹고 있다. 모두가 들뜬 마음에 물독에 구멍 난 줄도 모르고 있다.

인수위는 인수위대로 본연의 임무인 이명박 정권이 대통령직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그야말로 ‘정권인수’ 준비만 하면 됐지, 무슨 놈의 ‘월권’행사가 그리 많은지 벌써부터 영어교육이다, 부동산이다, 뭐다 만가지 정책을 쥐락펴락하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너무 앞서가고 있다.

예민한 정책부분은 총선이 끝나고 손질해도 늦지 않다. ‘과유불급’이라 했다. 지나침은 아니함만 못하듯이 돌다리를 두드리는 자세로 차근차근 단계를 오르며 호흡을 조절해야 할 때다.

뭐가 그리 급해서 난리들인지 모르겠다. 괜히 긁어 부스럼을 내 ‘돋보기’나 들이대 봐야 ‘득’보다 ‘실’이 크다. 개혁이니 실용정부니 만드는 것도 좋지만 너무 서두르다보면 부작용도 많이 생길 터다.

이번 대선에서 보여준 과반 수 지지가 한나라당이 잘해서 지지한 것도 이뻐서 지지한 것도 아니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오죽하면 노무현 대통령을 한나라당 선대본부장 이라 비유했겠는가. 한나라당으로서는 의욕이 너무 앞서 자칫 우를 범하는 일을 초래하지 말아야한다. 과거 천막당사의 초심으로 돌아가 불과 엊그제의 아픔들을 돌이켜 봐야 할 것이다.

더욱이 이번 공천문제로 불거진 김무성 의원과 이방호 의원은 어찌보면 이명박 당선인과 박근혜 전 대표간 대리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양 진영의 ‘밥통’ 문제로 ‘최고’라는 사람들이 만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이 모양인지 모르겠다. 설사 당규 ‘3조 2항’의 조항을 두루 뭉실하게 만들어 넘어간들 산 넘어 산이요, 물 건너 물인 듯 끝이 안보이는 형국이다.

이당선인 진영이나 박전대표 진영간의 이해관계는 대통령 임기 5년 동안 하루도 바람 잘 날 없이 세력다툼과 모략으로 이어질게 뻔하다. 이대로라면 시기가 문제이지 언젠가는 갈라 설 것으로 예측된다.
 
- 긴급회동을 갖고 있는 친박의원과 당원협의회장
그렇다면 이 기회에 박전대표가 용단을 내려 차라리 갈라서는 편이 낫다. 물론, 박전대표는 통한의 눈물을 흘릴 것이다. 자신이 재건축해 일궈낸 한나라당을, 과거 차떼기당의 오명과 탄핵역풍의 벼랑에서 잔 다르크에 비유되리 만큼 숭고한 역할을 해왔던 그로서는 회한도 많을 것이다.

문득 노자의 ‘대인은 때를 놓치지 않는다’는 말이 생각난다. 지금부터 양진영의 기 싸움은 더하면 더하지 덜 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이 당선인 측의 강성이라 분류되는 이재오 의원이나 이방호 의원이 있는 한, 이 두 사람의 기에 눌려 박 전대표 측 사람들이 편할 날이 있을까 염려된다.

어쩌면 이 당선인 측으로서는 이번 기회에 박전대표측이 제 발로 나가주기를 바라는지 모른다. 아니 언제 나가나 눈치를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늘은 ‘五’가 치면 ‘博’이 수습하고, 내일은 ‘鎬’가 건들면 ‘得’이 중재에 나서는 모습이야 보기 참 그렇다. 차라리 미련 남기지 말고 갈라서는 게 나을 터다. 불편한 동거 계속하면서 툭 하면 올망졸망 모여서 이당선인 말마따나 ‘수군대지’ 말고 박차고 나와 4월 총선에 다시금 붙어보는 게 나을 듯 싶다.

박전대표 측도 빌붙어 있는 모습처럼 보이는 것이 안타까와 보인다. 지금은 이당선인과 공동파트너라고 하지만 말이 그렇지 과연 공동 파트너란 표현이 적절할까 의문이다. 이미 2인자로 전락됐고 시간이 흐르면서 3인자, 4인자로 점점 위축 되어갈 것은 물론 5년이란 시간은 그냥 지나 갈 것이다.

그러니 차라리 조그만 ‘점방’이라도 뱃속 편하게 내 것을 차려 이명박 측과 다시한번 멋진 승부를 해라. 특히 이재오 의원과 김무성 의원은 자기 지역구에서 비겁하게 ‘밥통’ 걸지 말고 이해관계 없는 수도권, 서울 좋다. 그곳에서 비슷한 급으로 이방호, 김무성 하고 붙고 나머지도 비슷한 급으로 배정해 한판 붙어 봄직하다.

제역할하는 보수진영대표가 요원하지 않은가. 아직도 변함없는 ‘근혜 리더십’에 대한 향수가 식기 전에 다시한번 도전해서 입지를 구축하는 것이 좌불안석 5년보다 백번 나을테다.

또한 이번 기회에 양측이 갈라서면 이명박 당선인 측에서는 이 당선인측에 기여했던 인물중심으로 그야말로 입맛에 맞는 공천이 가능하게 될 것이고, 아울러 ‘이명박 지지율’의 여세를 몰아 폭넓은 인재발굴과 함께 공천카드가 실용화 될 것이다.
김홍범칼럼니스트 기자 ljn11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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