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분위기 속에서 두 남매가 모두 장례지도사로 근무해 화제가 되고 있는 유주성, 유혜림씨를 7일 이대 목동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났다. 특히 장례지도사로 활동 중이라고 당차게 자신을 소개하는 유혜림(24.효원라이프상조)씨의 원래 전공은 의상 디자인. 전공과 전혀 무관하다 여겨질 법도 한 직업을 가졌지만 그녀의 대답은 다르다. “의상디자인과 장례지도 모두 섬세함과 배려심을 필요로 하는 일이라 일의 속성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라며 “여성이 남성 못지 않게 잘 할 수 있고 평생 직업으로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이 바로 장례지도사”라고 말했다. 처음 장례지도사로 발을 딛기 전 납골당 판매사업을 하는 이모에게서 납골당 일을 배우다가 장례지도사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장례지도사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가족은 물론 친구들도 젊은 여성이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말렸다고. “친오빠가 장례지도사를 먼저 하고 있어서 그런지 처음부터 거부감은 없었어요. 오빠도 20대 중반 젊은 나이에 시작했는데 일은 조금 힘들지만 보람도 있고 재미도 느낄 수 있다며 적극 권유해 하게 됐죠. 처음엔 무섭기도 했지만 지금은 고인 모시는 일부터 수의를 입히고 고인 메이크업하는 것까지 모두 거뜬히 할 수 있답니다.” 여성으로서 일을 하며 힘에 부칠 때도 있지만 고인이 여성이거나 남성 장례지도사가 하기 힘든 고인 메이크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 등은 여성 장례지도사만의 강점이기에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처음 고인을 염할 때 너무 열심히 하는 바람에 고인 눈꺼풀 한쪽이 올라가 눈이 떠진 줄 알고서 기겁을 했던 에피소드도 있었다고 전했다. 한 번 장례식장을 찾을 때마다 삼일장을 유족과 함께 치르기 때문에 유혜림씨는 쉬는 날도 없이 거의 매일 근무한다. 장의가 발생하면 회사에서 출동 지시를 받고 바로 운구와 장례식장 선정, 수시, 입관까지 고객 만족 컨설팅을 펼친다는 점에서 장례지도사의 역할은 다양하다.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슬퍼하는 유족들을 위해 많은 일들을 도와드리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희생과 봉사정신이 필수라고. “상주들이 고맙다고 손잡아 줄 때, 정말 친딸같이 생각하며 이런 저런 넋두리를 할 때 정말 이 일을 하길 잘 했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여성이지만 업계에서 인정받는 유능한 장례지도사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경기 불황 속에서 취업난이 계속되는 요즘, 장례지도사는 전문직이라는 강점에 나이가 들어도 경험을 살려 인정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더해져 그 인기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젊은 여성, 특히 전업주부들의 진출이 활발해지는 추세에 발맞춰 대학 뿐 아니라 지역 평생교육원, 복지관 등에서도 장례지도사 양성 과정을 개설한 곳이 늘어나고 있다.(더타임스,임희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