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8일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저녁 8시 전주소리문화관 놀이마당에서 진행된 ‘천하맹인’은 총21회 공연 동안 관람인원 5,380명, 유료관객 4,390여 명을 불러 모았으며 초대로 진행한 개 · 폐막공연을 제외한 19회 공연을 전회 매진시키며 객석점유율 100%, 유료관객 점유율 90%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움에 따라 전주가 체류형 문화관광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매회 200석 내외로 진행할 예정이었던 ‘천하맹인’은 관람을 희망하는 관객들의 계속된 요구로 240여 석 까지 객석을 확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매회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많은 관람객들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특히, 애초 주요 타겟층으로 예상했던 40, 50대 뿐 아니라 20대와 30대가 각각 25.2%, 41.8%의 예매율을 보임에 따라(온라인 예매사이트 연령별 예매율 자료 적용) 마당창극이 중장년층의 향수에 기댄 올드한 콘텐츠가 아니라 한옥마을을 찾는 젊은 관광객들의 눈높이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매력적인 문화관광 콘텐츠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인정받았다고 보여진다.
온라인 활동에 적극적인 20, 30대 관객이 많아짐으로써 공연이 회차를 더해 갈수록 블로그나 까페, SNS 등을 통한 자발적인 관람후기 및 공연추천 등이 활발하게 올려졌으며, 단순한 공연관람의 리뷰를 벗어나 전주한옥마을 곳곳의 소개까지 더해진 ‘체류형 문화관광 여행지’로 소개되는 부가적 효과까지 얻게 됐다.
‘천하맹인’의 성공이 시사하는 몇 가지 요인을 살펴 보면, 첫 째는, 지역 예술인들의 발표 기회를 확대했다는 점이다. 국악, 연극, 영상, 미술, 문학 등 각 분야의 지역 예술인들이 참여한 수준 높은 창작 작품을 외지 관람객을 대상으로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지역 예술인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더불어 전주의 문화적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둘째는, 창작여건 개선을 통한 문화경쟁력 강화를 들 수 있다. 2012년 마당창극 ‘해 같은 마패를 달 같이 들어메고(이하 ‘해마달’)를 시작으로 ‘전주마당창극’ 5부작 사전기획을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확보했다는 점이다. 판소리의 본향이자 음식창의도시로서 판소리 다섯바탕 중 잔치대목이 들어가 있는 2012년에는 ‘춘향가’ 2013년도에는 ‘심청가’를 기본으로 전주마당 창극 잔치시리즈 5부작을 제작해 일회성 공연으로 끝내지 않고 작품의 레퍼토리화 및 공연시즌제 도입의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영상, 전통문화체험, 잔치음식, 판소리, 한옥 등 전주의 다양한 문화 자원을 결합해 ‘전주마당창극’이라는 전주만의 독특한 공연콘텐츠를 구축하고 새로운 브랜드로서 선점할 수 있게 됐다. 오디션을 통해 지역의 젊은 예술인을 발굴, 세대별 폭넓은 인력풀을 확보 한 점, 상설공연단 운영으로 안정적 제작기반을 마련한 점 역시 전주의 문화경쟁력을 높이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셋째는, 체류형 문화관광도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천하맹인’ 관객 설문조사에 따르면 관람객 중 약 80% 이상이 서울, 경기, 경상도 등 원거리 관광객이었으며 관람 유형 역시 단체관람 보다는 개별 관람이 약 4배 이상 많은 82%를 기록, 최근 전주한옥마을의 변화상이 공연 관람객 통계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과거의 전주한옥마을이 단체관광객의 반나절 여행지였다면, 앞으로의 전주한옥 마을은 다양한 문화적 체험이 가능한 ‘체류형 문화관광도시’로 새롭게 변화할 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보여진다.
첫 번째 작품은 2012년 첫 선을 보인 마당창극 ‘해 같은 마패를 달같이 들어메고(이하 ‘해마달’)’라는 작품으로 판소리「춘향가」중 ‘변사또 생일잔치’를 중심으로 제작했다. 이 작품 역시 객석점유율 96%, 유료관객 61% 라는, 첫 공연으로서는 고무적인 성과를 보였다.
2014년에는 판소리「수궁가」중 ‘용궁잔치’를 중심으로 한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다른 두 작품에 비해 캐릭터의 위트와 무대적 상상력이 특히 돋보이는 작품으로 무대전환을 할 수 없는 한옥의 특성 상 출연자들의 기량뿐 아니라 무대연출이나 영상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도「수궁가」는 공연의 완성도를 높여 한층 질 높은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며 하반기에는 서울, 부산 등 대도시 원정공연을 기획하여 전주를 대표하는 브랜드공연으로 ‘전주마당창극’의 전국화, 세계화를 추진 할 방침이다.
[더타임스 송은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