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정동영,미국행만이 능사인가?

  • 등록 2008.04.24 14:2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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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오의원과 정동영 전 장관
지난 4,9총선에서 의외의 일격을 맞고 낙선한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 거취를 놓고 고심하던 끝에 미국행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현재 미국 워싱턴에 있는 존스홉킨스대 국제문제 대학원 등에 지원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통합민주당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도 정치일선에서 물러나 미국행을 택할 것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이재오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낙선하지 않았다면 오는 7월 당권주자이자 차기 대선주자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을 것이다.
정동영 전 장관 역시 민주당내 가장 막강한 계보를 거느린 당권주자이자 역시 차기 대권을 향한 순조로운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재오의원은 한반도 대운하를 의제로 내세운 창조한국당의 문국현 대표에게 일격을 당해 낙선의 고배를 마셨고 정동영 전 장관 역시 호남 연고를 떠나 비교적 안전지대라 여겼던 동작갑에 선착했으나 한나라당 거물급 정몽준의원의 도전을 받고 낙선했다.
이들 두 거물이 낙선한 마당에 머리를 식힐겸 일정기간 정치를 떠나 미국으로 정치연수를 떠나겠다는데 굳이 딴지를 걸 생각은 없다.

다만 정치거물들이 낙선하자마자 정치방랑자가 되어 미국으로 떠나는 모습이 고운시선으로 바라보기에 안쓰럽게 여겨 한두마디 쓴소리를 하고자 한다.

예전에 김대중 전 대통령도 97년 대선에서 패하자 정계은퇴를 선언한 후 미국으로 떠났다가 다시 정국이 어수선한 틈을 타 컴백했고 결국 대통령의 꿈을 이뤘고 이명박대통령도 지난 98년 제15대 총선에서 불법 선거 혐의와 증인 김유찬씨를 해외로 도피시킨 혐의로 의원직을 박탈당하자 미국으로 가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다가 재기해 2002년 서울시장을 거쳐 마침내 대권을 거머쥐었다.

김 전 대통령이나 이명박 대통령과 같이 정치적인 시련기에 잠시 미국행을 통해 피신해 있다가 국내 정치적 상황의 변화에 따라 화려한 컴백을 한 이들의 정치궤적을 벤치마킹 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이같은 정치거물들의 미국행이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와도 같이 현 정국에 특별한 이슈도 없는 마당에 국내 머물러 있는 것 보다는 해외체류를 통해 정국을 구상하고 새로운 기회를 노려 돌아온 장고처럼 화려한 복귀를 꿈꿀 수도 있겠다.

이재오 의원은 정치재개 시기를 2010 지방선거나 대운하 본격 시작 시점에서 활동을 재개할 것 가능성이 높으며 정 전 장관 역시 2010년 지방선거를 전후해 컴백하리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미국행을 통한 대권 벤치마킹보다 더 중요한 점이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한국정치도 이제 더 이상 예측불가능한 정치도박이 아니며 더 이상 정치적인 이미지나 실속없는 명분에 휘둘릴만큼 허약하지 않다.

예전 민주화 지도자들이 독재정권에 맞서 싸우다 일시적으로 신변에 위협을 느껴 일시적인 피신처로 미국행을 했었던 때가 여러차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 독재정권하와 같이 신변위협을 할 세력도 없고 그런 시대도 아니다.

이들이 한동안 시달렸던 정치를 떠나 정국구상도 할 겸 일시적인 해외여행을 떠나 새로운 기분으로 돌아와 정치재개를 한다면 누가 뭐라 하겠는가? 국내문제가 난마처럼 얽혀있고 남북문제등 국제적인 이슈들이 풀리지 않는 실타래처럼 꼬여있고 경제는 물론 삶 자체가 팍팍해진 이 시점에 이런 문제를 알게 모르게 유발시키는데 일정한 역할을 해온 장본인들이 훌훌 가벼운 마음으로 기약없는 해외유람을 떠난다는 것은 책임있는 정치인의 모습은 아니듯 싶다.

진정으로 대한민국을 구할 정치지도자로 존경받고 나라를 위해 일신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가졌다면 한 며칠 훌쩍 바람쐬고 돌아와서 차라리 1000일 민심대장정을 떠나는 것이 어떨까?

전국을 순회하며 때로는 농촌에서 벼를 심고 때로는 탄광에서 석탄을 캐며 때로는 요양원에서 노인들의 등때를 밀며 팍팍해진 민심을 직접 체험해 보고 후일에 그들을 위한 좋은 정책으로 국민들에게 봉사한다면... 후일에 그들이 그러한 감동과 경험을 함께 나눈 국민들에게 표를 달라하면 표를 주지 않겠는가?

피와 땀으로 국민들을 지켜주지 않고 어려울때 함께 하지 않는 지도자가 국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겠는가? 멀리 떠나서 편히 쉬고 있다가 분위기가 잘 익으면 다시 돌아와 그 달고단 열매만 따 먹겠다는건지? 묻고싶다.

참 쉬운 길을 놔두고 어려운 길을 떠나는 것 같고 잠시 살기 위해 영원히 죽는 길을 선택하는듯 해서 안타까움에 몇마디 해 본다. (이종납칼럼니스트)
이종납칼럼니스트 기자 ljn11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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