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여기자 석방, 외교력에 찬사

  • 등록 2009.08.05 10:20:18
크게보기

김 국방위원장 미국 여기자 2명 특사

 
▲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중인 한국계 유나 리와 중국계 로라 링 등 미국인 두 여기자와 만났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미 정부 소식통을 인용, 클린턴이 북한에서 두 여기자와 면담할 기회를 가졌다며 "매우 감동적인 순간이었다"고 했다. 특히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미국 여기자 2명에 대해 "특사"를 실시해 석방토록 지시했다.

왜 이다지도 부러울까. 나라와 인종도 다르지만 이런 소식이 이처럼 부러울 정도로 들리는 이유는 우리 정부의 무능함과 비교가 되기에 그럴 것이다. 자국민이 북한군인의 총격으로 죽어도, 개성공단 직원이 장기간 억류되어 있어도, 우리 어선이 나포되었어도 별다른 대책도 세우지 못하고 갈팡질팡되는 정부와 비교해 볼때 그렇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을 극비리에 방문했다. 김정일도 만나고 2명의 여기자도 만났다. 극빈 대우를 받았다고 한다. 클린턴의 방북은 북에 억류된 여기자의 석방을 해결하는 것이 일차 목표지만,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북한과 대치해온 북-미-일 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 구축 등 모든 사안을 타결하려함이다.

이처럼 미국은 본격적인 대화의 문을 열었다. 물론 이번 클린턴의 방북은 우리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클린턴 방북을 계기로 협상의 물꼬가 터진다면 핵 문제의 근본적 해결과 한반도·동북아의 새 안보틀이 만들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어쩌면 미국을 통해 북한과의 대화 체널이 재개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도 깔려 있다.

그동안 전 정권에서 각종 남북접촉과 7·4공동성명 발표, 91년 남북기본합의서 발효를 정점으로 하는 남북관계 진전이 있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출범부터 대북관계는 극도로 악화되었다. 강경론을 내세워 북한 정권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일관된 정책으로 인해 북한과의 대화 창구는 하나 둘씩 닫히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달랐다. 빌 클린턴이 비밀리에 북한을 방문했다. 우리 정치권은 클린턴의 방북에 대해 반응도 남달랐다. 한나라당은 억류된 개성공단 직원문제와 연안호 선원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 여기자 석방은 물론 억류되어 있는 유 씨와 연안호 문제를 노력하지 않고 미국의 도움을 바라보는 눈치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를 나무랐다. 우리도 특사 파견 등 정부가 대북 관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억류 중인 개성공단 근로자와 연안호의 조속한 귀환, 그리고 산적한 남북간 현안의 일괄타결을 위해 우리 정부는 고위급 특사파견 등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강조했다.

선진당도 수수방관하는 우리 정부가 무능력하다며 그동안 개성공단 근로자 유 씨 및 연안호 선원을 위해 정부는 어떤 노력을 했으며 위험에 빠진 국민을 ‘나 몰라라’하는 국가나 정부한테 어떠한 애국심도 신뢰도 생길 수 있겠는가라며 혹평을 했다. 또한 정부의 무능력을 넘어선 직무유기고 책임방기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이처럼 우리 정부는 그동안 별다른 노력이 보이지 않았다. 정말 답답한 정부가 아닐 수 없다. 겨우 미국과 일본에 의지하는 대북 정책을 펼치고 있으니 한심할 따름이다. 우리 정부는 현실적인 대북정책을 추구해야 한다. 아무리 적대국이라 해도 어차피 한 국가로 인정한다면 이에 상응한 외교력으로 관계 개선에 임해야 한다.

그러므로 남북관계 개선 방안을 다시 검토 할 때다. 이미 늦은 감은 있지만, 최대한 빨리 남북관계 전환을 통해 대북정책을 제 궤도에 올리고 악화일로를 걸어온 남북관계를 전환시켜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이명박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 이 대통령이 10·4정상선언과 6·15선언에 대한 존중과 이행 의지를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8·15 경축사에 대통령의 대북관계 개선과 관련 표명을 한다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대화를 만들어 갈 절호의 기회가 아닐까. 이를 통해서 남북의 신뢰가 재구축된다면 북에 억류된 개성공단 직원, 금강산 및 개성 관광 재개, 이산가족 상봉, 교류·협력 강화, 인도적 지원 등 하나 둘씩 풀릴 수 있다.

일본과 손잡고 미국의 대북 압박에 기대는 이제까지의 방식으론 남북관계 개선은 요원하다. 이제 이명박 정부는 대북관계 개선에 직접 나서길 바란다. 남북관계는 우리가 풀어 나가야 할 숙제다. 다른 국가를 등에 업고 남북관계를 개선하려 한다면 그 효과도 미비할 뿐 아니라 한반도 관련 현안에서 우리의 발언권이 약해진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빠르게 바뀔 때 우리의 목소리도 드높아야 한다. 이번 미국의 자국민 보호 대책과 외교력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며, 우리 정부나 정치인들도 미국 정치인들 처럼 "국민을 위해, 국민을 위한" 감동적인 정치를 보여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우리 국민은 그런 감동적인 지도력을 학수고대하는지도 모른다.
김응일 기자 기자 skssk119@naver.com
Copyright @2012 더타임즈 Corp. All rights reserved.Copyright ⓒ

PC버전으로 보기

서울특별시 은평구 응암로 328 010-4667-9908 서울아00313
Copyright ⓒ All Rights Reserved.보도자료soc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