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통령의 회견을 듣고 지방에 사는 국민들은 이 정부에게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점을 마지막으로 확인했다. 국가의 미래, 지방의 생존,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생각이 너무 다르다. 당장의 장사논리만 있을 뿐, 죽어가는 지방을 어떻게 살릴 것이냐는 지도자의 철학과 고민은 없다. 수도권과 지방이 골고루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것은 지도자의 책무 아닌가? 동남권 신공항을 영남의 지역이기주의로 매도하고, 국가재정에 부담만 주는 또 하나의 실패한 공항 정도로 인식하는 데 대해 분노를 느낀다. 그런 잣대라면 4대강 사업, 호남 KTX, 새만금 사업은 당장 중단하는 게 맞다. “낙후된 호남지역의 문제를 뒤로 미뤄선 맞지 않다” “공항이 있어야 산다는 생각은 맞지 않다”는 두가지 말씀 중 무엇이 지도자의 진심인가? KTX는 시골사람이 서울역에 빨리 가는 수단이다. 동남권 신공항은 글로벌 시대에 우리 지방도 세계와 경쟁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서울 가려고 동남권 신공항을 만들겠다는 게 아니다. KTX를 강조하는 대통령을 보면서 “아, 저 분은 여태까지 우리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말하는지 전혀 모르고 계셨구나”라는 서글픔밖에 없다. 박근혜 전대표의 발언에 대해 “지역구인 고향에 내려가서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입장을 이해한다”고 말씀하신 것은 독선이다. 내 생각이 존중받으려면 남의 생각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이 말씀이 정치적 의도를 드러낸 대통령의 진심이 아니길 바란다. 이제 동남권 신공항을 추진하는 유일한 길은 확실한 의지를 가진 정권을 창출하는 것 뿐이다. 영남 5개 시도는 밀양이냐, 가덕도냐를 두고 다툴 게 아니라 동남권 신공항이 왜 반드시 필요한지를 온 국민에게 설득하는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2011년 4월 1일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 유승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