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이상하다. 학교에서 배운 도덕과 윤리가 사려졌다. 오로지 ‘경제만 살리면 된다.’는 단순 무식한 발언만이 전국을 뒤덮고 있다. 여기서 꿀꿀, 저기서 꿀꿀 도무지 사람 사회 같지 않다. 심한 논쟁 속에 대선을 겪으면서 도덕도 윤리도 사라지고 오로지 돼지처럼 ‘먹고사니즘’만 중심이 된 채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닐까한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배운 ‘거짓말 하지 말라!’는 아주 기초적인 도덕성 문제는 이미 폐기처분된 느낌이다. 우리 모두가 어려서부터 학교와 집에서 배웠던 도덕, 윤리는 필요 없고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지만 ‘능력’이라는 단 한마디에 어느덧 쌈 싸먹고 만 것 같다. 무조건 경쟁에서 이겨야한다는 정글법칙만이 삭막한 천민자본주의 시대의 대한민국을 후끈 달궈 놓은 것 같다. 이처럼 인간미 없고 살벌한 짐승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거짓말은 양념이요 상식이다. 남을 속이고 사기 치며 짓밟더라도 이기기만 하면 능력이 되는 무법천지를 우리는 꿈꾸고 이루려는 것 아닌가 심히 두려운 세태다. 어려서부터 학교와 가정에서 배운 ‘바른 사람’ 교육이 너무나 퇴색했다. 귀가 터지도록 선생들로부터 듣고 배우며, 친구들한테 거짓말 했다고 회초리 맞던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은 그저 한가로운 평화시절의 쓸모없는 엽전꾸러미 신세가 됐다. 바른 교육을 통해 살아온 사람들은 필히 혼란을 겪을만하다. 이들은 어쩌면 천민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실패한 인물일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남을 속이지 못하고 거짓말 하지 않으며 그렇게 강단에서 가르쳤던 필자조차도 왠지 초라해지는 이상한 시대가 됐다. 무능한 정치가 부패정치 시대로 넘어가는 길목이라는 점은 역사가 증명한다. 조선말 임금 할 사람이 없어 강화도에서 나무하던 사람을 찾아 철종으로 앉히고 난 후 나라와 백성의 운명은 점점 나락으로 굴러 떨어졌다. 그 후 우물 안 기득권층의 매관매직과 ‘나만 살자!’는 이기주의적 소인배 사상이 어우러져 사회는 더욱 부패해지는 가운데 외세라도 끌어들여 더욱 탐욕스러운 자신들의 세를 키우다 보니 정치는 친중, 친러, 친일파로 나뉘었다. 외세까지 등에 업은 그들은 또 다시 권력의 정점에 서기 위해 다투다보니, 결국 근대화를 성공시키고 침략을 꿈꾸어오던 일본한테 한 입에 먹히는 슬픈 연가를 자초하고 말았다. 90년대 중반 우리는 또 다시 쓰라린 경험을 당했다. 기업들의 불투명한 회계처리와 방만한 운영에도 정부는 ‘세계화’를 부르짖으며 성급한 겉멋에 젖어 OECD 가입을 추진하다보니, 나라가 IMF라는 초특급 쓰나미를 만나 좌초됐다. 이런 사태가 일어나기 전 언론들은 경제 전문가들의 금융위기 경고음에도 불구하고 하루가 멀다 하고 대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하는 모습과 조선, 반도체 분야에서의 급성장에 박수치며 곧 선진국에 진입하는 양 선전하는데 급급했다. 방만한 해외투자에 대한 찬가만이 울려 퍼질 때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감히 IMF니 국가 부도를 주장하면 미친놈 취급받거나 매국노 대우 받던 시절하다. 시절이 하 수상할 때는 현명하고 바른 사람보다는 원래 탐욕스럽고 미친 자들이 대우받게 되는 것이다. 당시 들 뜬 한국 사정과는 반대로 태국을 시발점으로 불기 시작한 IMF의 물밑 소용돌이는 결국 한국마저 집어삼키고 말았다. 그때 국민들의 가슴이 무너지고 일부는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스스로 차디찬 한강물에 뛰어드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나라가 망할 때는 반드시 민심이 흉흉하고 유언비어가 돌고 실제 큰 사건이 줄을 잇는 경향이 있다. 이를 알리기 위한 전조라도 되는지 IMF를 전후하여 삼풍백화점이 무너지고 멀쩡하던 성수대교가 부러지고, 위도로 관광 가던 수백 명이 유람선이 전복되어 죽고 구포를 지다던 기차가 갑자기 지하로 가라앉으면서 젊은 군인들이 수명 죽는 등 아비규환의 시대를 보냈던 경험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처럼 조선말의 나라 망함이나 김영삼 정부 시절의 IMF의 기본 프레임 속에는 바로 부정부패가 도사리고 있었다. 올바르지 못하고 거짓과 부패로 일궈놓은 사회나 나라는 결국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경종이었다. 그런데도 우리사회는 아직도 그 슬프고 억울한 시대로부터 아직 큰 교훈을 얻지 못하고 또다시 한국병이라 치부되는 부정부패의 고향 품으로 돌아가고 싶은가 보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대한민국 정직이 통하지 않고 가진 자들의 기득권 강화에만 탐욕을 부리는지, 소인배들처럼 내 땅, 내 아파트 가격 올라가기만 바라는 어리석음에 돌고 도는 다람쥐가 다 된 것 같다. 그사이 많은 분야에서 민영화가 이루어진다면, 건강보험료가 급등하고 전기세, 수도세, TV 시청료가 수배씩 올라 서민들은 그때서야 제 발등 찍었다고 손가락을 자르니 마니 울부짖어도 때는 늦다. 이미 한참 지나간 버스다. 모두가 행복하고 잘 살아야할 공동체인 사회와 나라는 도외시한 채 나 개인과 일가친척만의 배불림만을 원하는 돼지사회에 과연 철학이 필요하고 도덕, 윤리가 더 이상 소용 있겠는가? 오로지 경제만 살리면 된다고 여기 저기 아우성치는데, 거짓말 하는 도둑놈이건 사기꾼이건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것이다. 나를 지배하는 자가 설사 엉터리라도 나만 배불려주면 만사 끝나는 것이다. 그 결과는 굴종과 노예생활이라는 것이 찾아온다해도. 그러나 역사는 정확하다. 거짓말이 통하고 부정부패한 사회는 내부적으로 망하건 다른 나라에 먹히건 반드시 응징당하고 마는 것이다 때문에 필자는 정직하지 못한 부도덕하고 부패한 사회가 두려운 것이다. 왜냐하면 필경 부도덕하고 부패한 사회는 너도 망하고 나도 망하고 나라도 망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때는 부자와 가난한자는 모두 필요 없어지는 것이다. 오로지 타에 의한 굴종과 강요만이 지배하는 노예사회가 되어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호통재라! 이상한 나라 대한민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