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자유신당이 드디어 10일 발기인대회를 열었다. 자유신당은 200여명의 참신한 인재들이 모여 전국 전당의 모습을 갖추고 4월 총선에서 제1야당의 위치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가득 차 있다. 실제로 9일 ‘자유신당’ 창당 실무를 맡고 있는 전원책 변호사에 따르면, 자유신당에 오겠다는 뜻을 밝힌 현역의원만 하더라도 40여명 정도 된다고 밝혔다. 전 변호사는 며칠 전 인터뷰에서도 자유신당의 의석 목표 수에 대하여 “최하 50석, 최대 100석도 넘을 것”이라면서 “한나라당이 과반을 점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는 통합신당과 한나라당 등에서 자유신당에 오겠다는 40여 명의 현역의원들을 포함, 자신에 찬 의지의 표현으로 가능성이 크다 할 것이다. 민주주의는 일당독재를 허용해서는 발전이 있을 수 없다. 민주주의는 대의정치(代議政治)로 입법,사법,행정부에 의한 세력균형(balance of power)이 기본이요, 견제와 균형의 원칙(principle of checks and balances)이 작용해야한다. 만일 일당이 과반을 넘어 200석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면 헌법의 개정은 물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기 쉽게 됨으로써 독재로 흐르기 쉽다. 그렇게 된다면 견제와 균형은 물론 여당과 야당 간의 세력균형도 어려워져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대운하는 물론 건강보험의 민영화도 쉽게 이루어지고 말 것이다. 물론 그 피해는 후손들과 당장 돈 없는 서민들이 제일 크게 받게 될 것이다. 때문에 독재를 막고 금수강산의 파괴와 환경오염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너무 강한 고삐 풀린 여당을 만들어서는 민주주의 자체가 위험해지는 것이다. 지나친 힘을 가진 여당을 견제하기 위해 거친 황소에게 코를 뚫어 코뚜레를 채우고 새끼줄을 달아 날뛰지 못하게 하는 것이 민주주의 하에서의 세력균형이요, 견제와 균형 역할을 부여하는 것과 같다. 야당에게 적절한 의석수를 맡게 하는 것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다. 그러기에 4월 총선이 민주주의 확립에 아주 중요하다. 한편 호사다마라고나 할까 9일 정인봉 변호사와 오제세 의원 등의 자유신당 입당 의사 발표가 있자 한나라당에서도 논평이 터져 나왔다. 한나라당은 9일 오전 이회창 전 총재가 보수신당의 당명을 ‘자유신당(가칭)’으로 정하고 본격적인 창당 작업을 하고 있는 데 대해 “개인 정당, 지역 정당 등 한국 정치의 패악(悖惡)일 뿐”이라고 맹렬히 비난했다. 자유신당의 희망찬 출발에 재를 뿌리는 격이다. 나경원 대변인은 같은 날 오전 현안브리핑을 통해 “당명을 자유신당으로 하든 다른 무엇으로 하든 이회창 전 총재 1명에게 의존하는 ‘이회창당’이라 하는 게 정확할 것”이라며 심하게 격하했다. 더욱이 “자유 신당은 4월 총선을 겨냥한 급조 정당으로 이 당, 저 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는 구정물이 고일 하수구가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특정 지역의 지역주의를 자극해 연명해 보겠다고 생각한다면 정치의 큰 패악으로 남을 것이요, 국민의 냉엄한 심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때 이회창 전 총재의 대변인을 지낸 분으로서 지나친 논평을 낸 것 같다. 자유신당의 출발에 맞춰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세력균형과 견제의 중요한 파트너로써 축하는 못해줄 망정 ‘이회창당’. ‘하수구’, ‘지역주의’로 혹평한 것은 지나치다할 것이다. 큰 정당이 되려면 더욱더 겸손해져야한다. 민심은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요, 갈대와 같다. 백성은 물이요, 물은 배를 띄워주기도 하나 참여정부의 예에서 보듯 지나치게 민초 위에 군림하거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신뢰를 잃으면 언제든 배마저 뒤집어 버린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더욱 더 큰 자세로 한나라당은 새롭게 출발하는 건전한 보수야당에 대하여 국정의 동반자로써 인식하고 상호 도움은 물론 적절한 견제와 균형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민주주의 하에서 너무 월권적인 타당 비하나 지나친 관심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민심은 오늘도 한나라당 인수위의 행적을 보고 요동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나라당이 비판하는 자유신당를 보고 ‘이회창당’. ‘하수구’, ‘지역주의’라 폄훼한 말이 언제 부메랑이 되어 한나라당을 향할지 두려워해야할 것이다. 참여정부 심판으로 민심은 상당히 보수화 되었고 자유신당은 거대 야당을 견제할 제1야당으로 우뚝 설 수밖에 없는 필요충분조건을 갖추고 있다. 영남에서의 한나라당 몰표와 서울 강남 등 기득권층의 묻 지마 투표에서 불안을 느끼는 많은 국민들이 있는 상황에서 자유신당의 창당 및 제1 야당으로의 도약은 민주정치를 위해 매우 바림직한 현상이다. 아울러 패도정치(覇道政治)에 식상한 국민들은 보다 세련되고 민주적인 한국정치를 보고 싶다. 부디 큰 당이 되려거든 국민 앞에 겸손하고 막말 정치하지 않았으면 한다. 개인적으로 보아도 나 대변인이 도저히 이회창 전 총재에게 그리 심한 말을 할 수 있는지, 보는 국민들은 도덕성과 예의(禮儀) 대한 한계를 심하게 깨닫게 되는 요즈음이다. 천석 부자가 처음 추수하는 한 섬지기 가난한 이웃집 쌀까지 빼앗아가기를 원함은 곧 독재로 비칠 뿐이요, 요동치는 민심에 의해 배가 뒤집힐 징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