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타임즈=경주, 울진 한반식 백두산기자] 11월 20일 설계수명이 끝나는 경북 경주의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고장으로 발전이 정지됐다.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는 “밤 9시 39분께 월성 1호기 정상 운전 중에 터빈 정지 신호에 의해 발전이 정지됐다”며 원자로 출력은 60%를 유지하고 있으며, 발전기와 터빈만 정지된 상태“라고 29일 밝혔다.
한수원 관계자는 “2차 계통인 터빈·발전기만 정지돼 현재 월성 1호기의 원자로는 안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상세한 원인을 파악중”이라고 전했다. 68만㎾ 규모의 월성 1호기는 1982년 상업운전을 시작했고, 올해 11월 설계수명 30년이 끝난다.
월성 원전 1호기는 이번 고장이 올해 들어서만 4번째로 이어졌고, 지난 1월에는 원자로 냉각재 펌프 고장, 7월에는 전압 조절 장치 오류로 발전이 정지됐고, 지난달 16일에도 정상운전 중 발전기의 여자변압기 고장으로 터빈과 발전기가 정지됐다
한국수력원자력 월성 1호기의 설계수명 종료를 앞두고 월성 1호기의 수명 연장에 대한 논란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10년 수명 연장을 추진하려는 한수원의 방침에 대해 환경단체와 지역주민들이 수명 연장을 반대하고 “가동 중단”을 강하게 요구해왔다.
다음은 경주환경운동연합의 55번째 사고논평전문이다.
수명마감 22일을 앞둔 월성원전 1호기 55번째 사고 논평
어제(29일) 오후 9시 39분경 월성1호기가 고장으로 발전을 중단했다. 월성원전 1호기 수명마감을 22일 앞둔 시점이었다. 이로써 월성원전 1호기는 전체 월성원전 사고의 54%(102건 중 55건)를 차지하는 위험한 기록을 이어갔다. 54번째 사고일로부터 43일밖에 지나지 않았고 7000억 원을 들여 대대적인 압력관 교체 후 환골탈태 했다고 큰소리 친 이후로 벌써 4번째 사고를 일으켰다. 이쯤 되면 수명연장을 포기하고 폐쇄 및 폐로계획을 적극적으로 수립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올바른 선택이다.
경주환경운동연합이 최근 10년간 월성원전의 사고기록을 분석한 결과 월성원전 1호기의 노후를 뚜렷이 확인할 수 있었다. 2002년 이후 총 28건의 사고 중 1호기가 10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특히 2차계통의 사고가 7건으로 집계되어 낡고 병들어 임종을 맞이하는 1호기의 위태로운 모습을 잘 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한수원은 1차계통인 원자로의 압력관만 교체하고 수명연장을 꾀하는 위험한 비행을 하고 있다.
이에 반해 월성원전 1호기와 같은 형태인 캐나다의 포인트레프루 원전은 압력관뿐 아니라 터빈과 발전기 등 2차 계통까지 모두 교체하고 수명연장을 추진 중이다. 또한 캐나다의 젠틀리 2호기는 안전성 확보를 위한 대대적인 시설교체에 경제적 부담을 느끼고 폐쇄를 결정했다. 효율성과 경제성만을 앞세우며 대충 대충하는 우리와는 큰 대조를 보이는 사례들이다.
월성원전 1호기는 올해 국감에서도 많은 지적을 받았다. 2대 있어야할 비상노심냉각설비가 1대 밖에 없고, 당연히 있어야할 수소감지기가 없고, 내진설계가 되지 않은 부분도 많았다. 국감에서 지적된 것 외에도 숱한 문제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원전의 안전시스템이 완비되지 않은 30년 전에 설계된 단종 된 모델인 탓에 자고 일어나면 문제점이 하나씩 밝혀지는 꼴이다.
원자력안전연구원(KINS)은 최신안전기술기준을 엄격히 적용하여 월성원전 1호기에 대한 안전성 평가를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그동안 보여준 핵산업계의 들러리를 끝내고 그 위상에 걸맞게 월성원전 1호기 폐쇄결정으로 국민에게 보답해야 한다. 경주시민은 11월 20일을 손꼽아 기다리며 오늘도 시청 앞에서 월성원전 1호기 폐쇄 1인 시위를 펼치고 있음을 알아두기 바란다.
2012. 10. 30
공동의장(김윤근, 김성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