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타임즈 마태식 기자 ] 국제 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1트로이 온스당 3,000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의 금 보유액 증가폭이 외환보유 상위 10개국 중 두 번째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외환 구성의 다양성과 수익성 측면에서 금 보유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임광현 의원(기획재정위원회, 비례대표)이 한국은행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우리나라 금 보유액은 약 88억 달러로, 2015년 36억 달러에서 52억 달러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외환보유 상위 10개국 중 홍콩(1억 달러 증가)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증가폭이다.
반면 중국, 일본, 스위스, 인도, 러시아 등 상위 5개국은 금 보유액이 한국보다 10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중국은 1,311억 달러, 러시아는 1,269억 달러, 인도는 545억 달러 증가해 한국과 최대 25배에 달하는 격차를 보였다.
또한 외환보유액 기준 순위는 우리나라가 독일보다 앞선 9위(4,092억 달러)이지만, 금 보유액을 시가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독일(2,811억 달러)이 우리나라를 추월해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 구성(2025년 3월 기준)은 유가증권이 3,615.3억 달러(88.3%)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금은 47.9억 달러로 1.2%에 불과하다. 금 보유액은 매입 당시 가격으로 평가되나, 시가 기준으로 반영할 경우 외환 구성의 평가에 큰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금은 유동성이 낮고 가격 변동성이 높아, 외환보유액을 보다 유동성이 높은 자산 중심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임광현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이후 세계 경제의 블록화 및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다"며 "외환보유액의 절대적 규모뿐 아니라 자산 구성의 다양성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환 운용 원칙 하에 국제 금융시장과 금 투자 여건을 고려하여 적정한 금 보유 수준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