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안타깝게도 결론적으로 말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번 4.11 총선에서 최대 격전지가 될 수도권 출마를 하지 않는다면 그토록 고대해 왔던 ‘대권’은 그야말로 ‘아리송해’다. 지난 대선 이후 ‘나홀로’ 고공비행을 해 오며 대세론을 형성해 왔던 박근혜 위원장이 최근 몇몇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에 뒤지고 있고 안철수 서울대 교수와의 양자대결에서도 뒤진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다자구도에서는 박 위원장이 ‘안철수-문재인’에 다소 앞서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야권 지지층이 안철수-문재인으로 분산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심할 처지가 못된다. 필자는 1년 전 이 칼럼에서 박근혜 대항마로 문재인의 등장을 예고한바 있는데 문 이사장이 민주당과 시민사회 등 제세력이 망라한 범야권통합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통합에 성공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또 야권취약지인 부산지역에 본인이 총선 출마를 선언한데 이어 거물급 주자들을 부산경남지역으로 끌어들여 총선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킨 것도 문 이사장으로의 지지를 이끌게 된 셈이다. 문 이사장이 오는 4.11 총선에서 부산경남지역에서 자신을 포함해 몇 개 지역에서 의석을 확보해 사실상 야권승리를 견인하게 되면 그에게로 지지결집이 폭발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박근혜 위원장의 행보는 어떠한가, 최근 19대 총선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하며 눈물을 흘렸다는 박 위원장은 비례대표를 지정받아 전국선거를 지휘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 하다. 박 위원장의 불출마 결정은 ‘텃밭’을 내놓는 정치인으로서는 어려운 결단이자 선택이었겠지만 당 쇄신 차원에서 친박 중진들의 동반 불출마를 이끌어내지 못해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다. 또 야권은 그동안 손학규-유시민-한명숙에 이어 안철수-문재인으로 이어져온 대권주자들이 부침을 거듭하면서 누가 막판에 대선주자가 될까 하는 기대감에 국민들에게 흥미를 제공해 주고 있다. 하지만 여권은 지난 수년간 박근혜 위원장만이 유일하게 대선주자로 각인돼 왔고 이젠 ‘박근혜 피로증’마저 생겨 곳곳에서 누수되고 있어 더 이상 국민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다. 4.11 총선을 앞두고 박 위원장이 ‘비례대표’를 고민할게 아니라 국민시선을 끌고 국민감동을 연출하기 위해서는 마지막으로 취할 수 있는 첫 단계가 바로 ‘수도권 출마’다. 박 위원장이 비례대표 후순위로 배수진을 치겠다는 생각은 총선결과에 대해 직접적인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의미지만 수도권 지역 출마로 총선결과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렇게 박근혜 위원장이 ‘수도권 출마’를 통해 ‘홀홀단신’으로 상대와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미워도 다시한번 지지’를 호소할 경우 국민들이 눈물을 흘리며 박수칠 일이 생기지 않겠는가..... 누군가의 말처럼 "강력한 태풍이 몰아치고 격렬한 파도가 출렁이는 격랑을 헤쳐나가는 이무기가 비로소 거대한 용으로 빛나는 하늘을 향해 승천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