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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생명을 해쳐도 다시 키울 수 있는 사회

동물학대 반복에도 재범은 막지 못하는 제도…‘사육금지명령’ 도입이 시급하다



[ 김덕엽 칼럼니스트 ] 최근 국내외에서 잇달아 발생한 동물학대 논란은 단순한 일탈 사건이 아니다. 중국에서는 살아있는 햄스터를 ‘인형 뽑기’ 기계에 넣어 오락의 대상으로 삼았고, 국내에서는 한 개인이 햄스터와 기니피그를 학대하는 장면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생중계하며 조롱까지 일삼았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사슴벌레와 가재를 낚싯대로 건져 올리는 체험이 ‘놀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었다. 이 모든 사건은 공통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과연 생명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문제의 본질은 단순한 ‘잔혹성’이 아니다. 생명이 오락이 되고, 콘텐츠가 되며, 나아가 통제의 도구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SNS를 통한 학대 생중계는 고통을 ‘조회수’와 ‘반응’으로 환산하는 구조를 만들어낸다. 학대는 더 이상 은밀한 행위가 아니라 공개적 퍼포먼스가 되었고, 일부 가해자는 이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과시한다. 이는 개인의 일탈을 넘어 사회적 구조의 문제로 확장된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행위를 제어하지 못하는 제도의 한계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학대 행위를 처벌할 수는 있지만, 학대자가 다시 동물을 사육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명확한 수단은 없다. 

실제로 학대 혐의로 수사를 받던 인물이 동물을 격리당한 직후 다시 다른 동물을 분양받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이는 국가가 범죄를 처벌하면서도 동시에 재범의 가능성을 방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법의 구조적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곤충이나 갑각류와 같은 비척추동물은 법적 보호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어, 오락 목적으로 이용되더라도 처벌이 어렵다. 결국 어떤 생명은 보호받고, 어떤 생명은 방치되는 ‘선택적 보호’ 구조가 형성된다. 이는 생명의 가치가 과학이 아니라 사회적 인식과 편의에 따라 결정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사육금지명령’ 제도의 도입이다. 동물학대 전력이 있는 사람에게 일정 기간 동물의 사육과 거래를 금지하는 이 제도는 이미 영국과 독일 등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재범 위험이 높은 경우 영구적인 사육 금지도 가능하다. 이는 단순한 처벌을 넘어,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는 예방적 장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물론 제도 도입에는 현실적인 과제도 존재한다. 사육금지 명령의 이행을 누가 관리할 것인지, 격리된 동물을 보호할 인프라는 충분한지, 비용 부담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등 세부 설계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은 제도 도입을 미룰 이유가 아니라, 오히려 신속한 입법과 함께 병행해 해결해야 할 과제다.

동물학대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도덕성에 맡길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이는 사회의 가치와 법의 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이다. 생명을 반복적으로 해치는 행위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이를 구조적으로 막지 못한다면, 그 사회는 이미 중요한 경계선을 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생명을 소비하는 사회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생명을 보호하는 사회로 나아갈 것인가. 법이 더 이상 뒤따르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최소한의 윤리를 선도하는 장치가 되어야 할 때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더타임즈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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