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4월의 첫 날 밤은 통쾌하고 쿨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북한 팀을 1대 0으로 깨끗하게 누른 것이다. 후반부에 뒤늦게 선수교체로 들어간 김치우 선수가 게임 종료 불과 3분을 앞두고 왼발 슛으로 남아공 월드컵 본선진출을 성큼 앞당겼다. 김치우 선수는 조커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많았다. 전반적으로 우리 선수들은 골을 콘트롤하는 기량이 상당히 부족했고, 모처럼 성공한 골들은 모두 북한 골키퍼의 품안을 안락하게 파고들었다. 본선진출을 위해서는 기량을 좀 더 갈고 닦아야 한다. 북한 선수들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정대세 선수는 시종일관 위협적이었고, 골키퍼 리명국은 예리했다. 비록 북한 선수들이 배탈이 났다고는 하지만, 골을 다루는 솜씨는 아주 뛰어났다. 통일이 되어 우리가 한 팀을 꾸린다면 본선이 무슨 대수랴! 아무튼 오늘 경기는 북한이 연일 쏘아대고 있는 막말과 미사일 위협, 개성공단 출입통제와 군통신선 차단, 개성공단 직원에 대한 구금 등으로 얼룩진 우리 국민들의 긴장감을 한 방에 날려 보낸 통쾌한 경기였다. 또한 오늘의 승리로 한국 축구는 북한 앞에서는 기를 못 썼던 無勝 징크스, 지난 1993년 이후 16년 동안 이어왔던 5경기 연속 무승 행진에도 마침내 종지부를 찍었다. 첫 경기였던 칠레戰 패배 후 무려 20경기 연속 무패(10승10무) 행진을 이어간 허정무감독에게도 큰 박수를 보낸다. 자유선진당 대변인 박 선 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