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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야권 원로회의가 긴급소집된 이유

야권 필패의 위기의식이 감지되기 시작

희망 2013, 승리2012”라는 슬로건은 범야권 원로라는 사람들이 모여 반탁인지, 원탁인지 무슨 회의를 하면서 벽에 내건 현수막이다. 슬로건을 가만히 보니 승리 2012’는 지난 4.11 총선에서 야권연대의 승리를 기원하는 캐치프레이즈였으나 이미 승리가 패배로 바뀌어 종을 쳐 버렸고, “희망 2013”은 연말 대선에서 승리하여 정권을 잡겠다는 희망을 말하는 상징 용어겠지만 어쩐지 희망 2013”절망 2013‘ 아니면 패배 2013“으로 바꿔 달아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소위 범야권 원로 원탁회의라는 모임에 참석한 몇몇 사람들의 면면을 보니 무슨 시위가 일어 났다하면 언제나 앞줄에 서서 윽박지르기 좋아하는 머리가 벗겨진 단골손님도 보이고, 마치 문어 같이 생긴 얼굴에 수염을 기른 단골 얼굴도 보인다. 이들은 각종 시위 현장에 자주 출현하는 시위전문 원로라고 하면 또 모르겠으나 범야권 진영에 얼마나 원로가 모자랐으면 이런 사람들도 원로 축에 끼는지 원로라는 단어가 무색하다는 느낌마저도 없지가 않다.

 

평소에는 엉뚱한 곳에 펀치를 곧 잘 날리는 조선일보도 가끔씩은 정타를 가격할 때도 있다. 조선 사설은 범야권 원로를 대표한다는 백낙청에게 야권의 뒷전에서 노닥거리지 말고 차라리 정치판 전면에 나서라고 모처럼 만에 정타를 날렸다. 조선의 사설을 트위터 식으로 요약하면, 나이 살 깨나 먹은 늙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한다는 짓거리라는 것이, 여리고 어리석고 순진한 척 하는 안철수를 겁박하거나 꼬드기지 말고 당신들이 직접 정치판에 나서라는 뜻을 밝힌 것이다.

 

범야권 원탁회의가 안철수의 등판을 촉구하는 성명을 낸 데에는 사안의 절박감도 작동했겠지만 지금보다 약간의 먼 미래에 밀려올 패배감과 절망감을 육감적으로 알아차렸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백낙청이 갑자기 범야권 원로 원탁회의를 소집하고 성명까지 나오게 된 주된 이유는 성명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그 정황들이 안테나에 잡히기 시작했다.

 

백난청도 밝혔지만, 안철수 측에서도 밝힌바와 같이 백낙청과 안철수, 두 사람이 최근 만나 회동을 한 것만은 사실로 밝혀졌다. 두 사람이 만난 자리에서 백낙청은 안철수에게 대선 등판을 강력하게 요구했을 것이고, 안철수는 즉답을 피한 채, 안철수 특유의 트레이드마크인 우물쭈물, 어영부영한 태도로 답변을 대신했을 것이다. 안철수의 확답을 받아내지 못한 백낙청의 돌아오는 발걸음은 천근, 만근과도 무거웠을 것이고 후들거리는 하체는 거동조차 더디게 만들었을 지도 모른다.

 

백낙청은 자신만의 혼자 힘으로는 안철수를 등판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을 것이고 그래서 백낙청은 다수의 힘을 빌리기로 작정하고 범야권 원로회의라는 큰 울타리의 힘을 빌려서라도 단체의 명의로 안철수를 압박하기로 작정했기 때문에 느닷없이  긴급 원로회의라는 것을 소집하지 않았을까, 하고 추측이 되기도 한다. 긴급원로회의가 급하게 소집된 이유가 바로 백낙청과 안철수 간에 오고갔던 회동 내용을 놓고 대책을 세우기 위한 회의였던 것이다.

 

이들이 발표한 성명의 내용을 잘 분석해 보면 이와 같은 추리는 얼마든지 가능해 진다. 안철수의 등판을 촉구하는 내용도 있었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 안철수의 역할에 대해서도 메지지를 보낸 것이 확실하다. 대통령이 안 되도 좋고, 마지막에 출마를 하지 않아도 좋다, 다만 등판만이라도 해달라는 통사정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와서 제발 박근혜 만 찍지 말고 문재인이든 누구든 간에 제발 야당 후보만 찍어 달라는 시늉이라도 해 주는 역할을 안철수가 좀 해달라는 협박이 실린 반강제적 성명이었던 것이다. 다시 말하면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안철수가 박원순에게 해 준 것처럼 만이라도 해달라는 간곡한 메시지가 성명서 곳곳에 스며있음을 간파 할 수가 있다.

 

민주당의 후보자 경선이 한창인 지금은 판이 제대로 짜여 진 프레임이 아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만 결정이 되었을 뿐, 나머지는 아무것도 결정이 난 것이 없다. 그래서 대결 구도가 형성조차 되지 않고 있다. 정상적인 흐름이라면 소위 범야권 원로라는 그룹은 한창 판이 무르익을 때 등장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고 시너지 효과도 내는 법이다. 그런데도 이들은 장이 서기도 전에 전을 펼쳤다. 그것은 바로 안철수의 상투를 비틀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이번 대선전에서 민주당 후보들이나 재야원로들 간에  누가, 누가 더 앵벌이 짓을 잘 하는가로 시합이 변질되면  범야권이 그토록 바라는  희망 2013”절망2013“이나 " 좌절 2013"으로  바뀌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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