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쇄신파라고 주장하는 김용태 의원이 "문재인과 안철수 간에 단일화가 성사되면 박근혜후보가 대선에서 이기기 어렵다"며 대통령과 중앙정부의 권력분산을 골자로 하는 개헌을 고리로 안철수 후보와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김용태는 모 라디오 방송 대담프로에 출연해 "야권단일화, 즉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가 된다면 아마 그 어떤 경우에도 박근혜 후보가 이기기 어렵지 았겠나"며 "뭔가 판을 완전히 새로 짜는 이런 수가 나오지 않으면 (대선이) 진짜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태 자신은 쇄신파라고 하지만 누가 봐도 친이계 돌격대라는 것을 알 만한 사람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김용태의 발언을 보면 이번에도 누군가가 분권형 개헌론을 부추켰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김용태의 발언을 보면 특정한 의도가 있을것으로 보여짐에 따라 분권형 개헌을 주장하고 다니는 개헌전도사의 이름이 문득 떠오르기도 한다.
김용태의 발언을 보면 정치적인 감각이 있는 사람인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아시다시피 이미 안철수는 야권의 후보로 각인된 후보자며 캠프 진영의 면면만 봐도 새누리당과 융합이 전혀 이루어 질 수 없는 진보, 야권 인사들로만 채워져 있다. 캠프 진영의 구성원들도 한때는 야당에 몸담았던 인물들이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안철수가 특정 정당과 연대를 한다고 해도 그 연대의 대상은 민주당이지 새누리당은 아니라는 것쯤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안철수의 정책 구상이라는 것도 보면 어디선가 한번쯤 보아왔던 과거 노무현 진영에서 만지작거렸던 흔적이 있는 정책에다가 일부는 민주당의 정책을 복사한 것도 더러 있다. 현실이 이럴진데 분권형 개헌으로 연대가 과연 가능할 것인지 김용태는 깊이 있게 생각이나 해 봤는지 모르겠다. 안철수가 단일화를 한다면 그것은 민주당의 문재인과 하겠다는 것이지 결코 새누리당과는 연대를 할 수 없을 것이다. 안철수의 정체성이 그렇다는 것이다.
또한, 안철수는 이번 대선은 지난 5년간의 국정에 대한 심판적 성격도 있어야 한다고 발언했고, 민주당이 주장하고 있는 분권형 책임총리제에 대해 언급한 바도 있었다. 이런 점만 보면 안철수 진영의 구상은 야권 단일화에 지향점이 있으면 있었지 결코 새누리당과 함께 할 수가 없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김용태가 이런 주장을 하는 모습이 바로 자기당의 후보를 흔드는 일이며 패배주의를 전제로 하는 발언인 것이다. 설령 야권이 안철수건, 문재인 둘 중에서 누구로 단일화가 이루어진다고 해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이긴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야당이 단일화를 주장하는 것은 단일화가 되어야만 비로소 이길 가능성이 있는 선거를 해 볼 수 있다는 당위적인 조건일 뿐, 승리를 담보 받을 수 있는 필수조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자기가 속한 당의 후보의 여론이 상승추세 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시점에 자당의 후보가 선거도 해 보기 전에 질수도 있다는 전제를 다는 김용태의 발언은 분권형 개헌의 여론을 조성하고 이를 공약화시키기 위한 우회적 노림수로 보인다는 것이다. 국회의원이 방송에 나와 무슨 말인들 못하겠느냐만 정세를 세밀하게 판단하지 못하고 분권형 개헌론자의 대리 주장을 하는 것이 전면전을 앞둔 조직인이 해야 할 말인지 김용태 의원의 각성이 요구되기도 한다. 그리고 분권형 개헌은 국민 절대 다수가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