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부터 진행된 국회 사무처와의 국회 점거농성 해제에 대한 첨예한 대립을 펼치던 민주당이 돌연 4일 자정을 기해 로텐더홀 점거 해제를 선언하며 국회의장의 뜻을 존중하는 대화의 장으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일촉즉발의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국회의장을 압박하던 한나라당으로서는 당혹스러운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5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박희태 대표최고 위원은 “국회의장이 야당의 폭력불법점거에 대해서 질서유지권을 발동하겠다고 했었고, 저희들은 국회가 이제 평온을 되찾는 법과 정의가 살아 숨 쉬는 곳이 되리라고 생각을 했었지만 결국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며 “본회의를 로텐더홀에서 하게 되어있나. 그곳은 들어가는 복도에 불과하다. 그것을 비워놓고 , 큰 양보나 한 듯 한 생색을 쓰는 것은 민심에 대한 호도책에 불과하다고 생각을 한다.”라고 국회의장이 조금 더 강한 질서유지권을 행사하지 못한 점과 민주당의 전략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의회폭력을 민주화투쟁으로 위장하여 몰고 가는 것은 옳지 않다. 민주화투쟁은 15년 전에 이 땅에서 이미 끝이 났다. 야당은 의회폭력을 민주화투쟁의 모습으로 위장하면서 국회를 난장판으로 몰고 가고 있는 것은 옳지 않다.”며 민주당의 불법점거에 대한 불만과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거부에 강한 유감과 혼란스러움을 표현했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지금 야당이 그동안에 한나라당의 협상제의라든가 이런 것을 거부하고, 대화도 계속 거부해가면서 국회의사당을 점거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잘못하고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한나라당이 국가발전을 위하고 또 국민을 위한다고 하면서 내놓은 이 법안들이 지금 국민에게 오히려 실망과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는 점도 굉장히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며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단독상정 강행에 제동을 걸었다. 또한 “제가 당대표하던 시절에 그때 다수당이었고 또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이 4대 악법을 내걸고 다수당이라는 이유로 밀어붙이고 강행처리하려고 했었다. 당대표로서 그때 그런 점들이 가장 안타까운 일들로 기억이 된다.”며 “법안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국민통합을 위해서 다수당인 우리 한나라당이 한걸음 더 나가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다.”라며 강행처리에 대한 반대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이로 인하여 한나라당 내의 반대여론이 박 전 대표의 발언과 동조를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당 지도부는 공황의 상태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다. 친박연대는 전지명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만약 집권여당이 아직도 숫자로 밀어 붙일 수 있다는 다수의 힘을 맹신하고 있다면 이는 참으로 잘못된 발상으로 국론을 분열시키는 불행을 자초할 것”이라며 박 전 대표의 발언에 무게를 더해 주고 있다. 특히 “국민이 민심가 야당의 의견을 무시하고 다수결 원리의 정당성도 갖추지 않은 채 무조건 다수의 힘을 앞세워 밀어 붙이라고 거대 여당을 만들어준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코 깨달아야 한다”며 한나라당의 자중과 국민을 향한 진심어린 마음을 주문했다. 한편, 민주당이 물러난 국회 로텐더홀에서는 아직도 민주노동당 의원 5명이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어 향후 정국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교섭단체 원내대표 3인의 회동에 집중되고 있다. 이제 국회의장을 대신해 고민의 정 중앙에 서게 된 한나라당의 결단이 어느 방향으로 선정될지 또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구자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