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을 이끌고 있는 우리나라의 반기문 사무총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내한한 둘째날 일정 중 국회의장 면담이 있었으나 국회의장이 공석인 관계로 내정자인 김형오 내정자와 의장실이 아닌 의원회관 특별행사장에서 조우하는 어이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식물국회가 되어버린 18대 국회는 아직도 개원을 못한 채, 길거리를 헤매고 있으며, 한나라당의 적극적 구애에도 불구하고 야당인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은 촛불시위와 잘못된 한미관계를 이유로 등원을 거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엔의 수장을 맞이하는 행사가 자칫 국가적 망신을 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서 뜻밖에 유엔산하 빈곤퇴치 전문기구인 UNWTO(세계관광기구) ST-EP 재단(이사장 도영심)이 마련한 “반기문 UN 사무총장 ‘기후변화’ 연설”로 긴장한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였다. 스텝에서 마련한 행사는 에디오피아 어린이 합창단이 시작과 끝을 장식하였으며, 연회 형식의 연설회로 이어져 참석한 이들로 하여금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하였다. 또한 국내 아카펠라 보이쳐의 공연과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의 합창이 행사를 더욱 빛내는 역할을 담당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영접한 김형오 국회의장 내정자는 “한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지도자 반 총장을 모시고 기후변화와 새천년개발목표라는 주제로 연설회를 갖게 됐다. 특히 반 총장님은 18대 국회 첫 세계적 귀빈이라는 점에서 감회가 특별하다.”며 환영의 뜻을 전했고 특별한 자리를 마련해 준 스텝의 도영심 이사장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또한 “반 총장의 리더십은 국제사회의 중재자, 조정자로서 유엔개혁의 지휘자로서 그 빛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지금 세계는 반기문 리더십을 주목하고 있다. 반 총장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정신의 소중함을 세계적으로 일깨워주고 있다. 기후변화 식량위기 새천년 목표는 인류와 공동체에 대한 깊은 사랑”이라고 격찬 했으며 “반 총장은 한국인이 세계적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꿈과 용기를 보여줬다. 유엔과 함께 성장해온 우리 한국은 유엔의 역할과 위상 변화에 발맞춰 회원국으로서 의무 역할을 적극 확대해 나가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다시 서울에 오게 돼서 얼마나 감개무량한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유엔사무총장으로서는 처음으로 한국에 방문하게 됐다. 그래서 더욱더 의미가 깊다.”며 한국인으로서가 아닌 유엔의 대표로서 방문했음을 밝혔다. 이어 반 총장은 “전쟁의 상처에서 벗어나려는 많은 국가들 보면서 대한민국이 얼마나 성장해왔는지 한국인들이 얼마나 많은 잠재력과 인내력을 보여줬는지 전쟁에서 성장한 걸 봤을 때 많이 느낀다.”며 “유엔이 세계 곳곳에 빈곤퇴치를 도우면서 저는 더욱더 한국인들이 수십 년 동안 보여준 인내심과 노력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우리나라의 인내와 발전을 칭찬했다. 반 총장은 자신의 생각이 아닌 국제사회의 메시지라며 “한국인은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성취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만 그들의 결론은 한국은 더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평화와 안정성 공동의 번영을 위해서 말이다.”라며 한국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더욱 노력해야함을 시사했다. 또한 “세계는 더욱 상호 연계되고 있고 공동이해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끊고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 또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현재 우리가 도전하고 있는 직면과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보여줘야 한다. 그런 상황들을 자신이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그럴 수 있다고 자신한다. 한국인은 그럴 책임이 있다.”며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닌 해외로 시야를 넓혀야 함을 강조했다. 반 총장은 계속된 연설에서 한국군의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세계 곳곳에서 평화의 대행자로서 역할을 더욱 더 열심히 그리고 많이 해 줄 것을 요구했으며, 날로 악화되어가는 세계기후변화에 한국이 중추적 역할과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해 줄 것을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정상적인 국회가 아닌 관계로 국회에 정식 초청되어 의원들에게 유엔의 대표로서 호소할 기회를 잃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구자억 기자/ksatan68@par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