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타임즈 마태식 기자 ] 대구·경북 시·도민 180여 명이 25일 대통령과 국회를 향해 “선거제도 및 정치개혁 없는 행정통합은 재앙이 될 수 있다”며 대구·경북 행정통합안 추진 중단과 제도개혁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대구·경북 행정통합안이 국회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고,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에서 통합단체장을 선출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며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절차 없이 속도전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통합은 무조건 좋다는 식의 일종의 ‘판타지’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소문은 통합 이후 권력 집중 문제를 핵심 쟁점으로 제기했다. 이들은 “행정통합은 국가로부터 더 많은 권한과 자원을 이양받는 것”이라며 “그러나 지역의 현실은 ‘강력한 단체장–유명무실한 지방의회–허약한 시민사회’ 구조”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 상태에서 막대한 권한과 재정이 더해지면 ‘제왕적 단체장’의 탄생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부 정치권 발언을 거론하며 통합이 특정 정치 성향의 지역적 기반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경계했다. 이들은 “행정통합을 통해 대구·경북이 ‘자유 우파, 보수의 종주 지역’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까지 나오고 있다”며 “행정통합이 ‘보수 종가’의 철옹성을 만드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국회는 이러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행정통합의 취지가 지역 혁신 역량 강화라면, 그에 상응하는 민주적 권력구조 개편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통합단체장 권한을 통제할 수 있는 제도 마련 ▲지방의회 권한 강화 ▲지방선거제도 개혁을 제안했다.
선거제도 개편 방안으로는 ▲단체장 결선투표제 도입 ▲광역의회 비례대표 의원 비율 30% 이상 확대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시민 참여자치 확대와 풀뿌리 기초자치 강화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소문은 “20조 원 규모의 재정 지원과 각종 특례로 권한을 대폭 이양하면서 그것이 ‘지역 토호에게 바치는 꽃’이 되기를 원하느냐”고 반문하며 “진정으로 지역혁신 역량 제고를 원한다면 행정통합과 정치개혁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금과 같은 방식의 행정통합안에는 반대한다”며 “지방 선거제도와 정치제도 개혁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호소문에는 김민남 경북대 명예교수, 김윤상 경북대 석좌교수, 김태일 전국시국회의 공동대표, 노진철 대구환경운동연합 대표, 박승희 대구사회연구소 소장, 엄창옥 대구참여연대 공동대표, 오규섭 이웃교회 담임목사, 원유술 대구경북민주화운동원로회의 공동대표, 이상룡 대구경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이사장,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 최봉태 대구시민헌법학교 고문 등 지역 원로 및 시민사회 인사를 비롯해 총 180여 명이 이름을 올렸다.














